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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동의 가을, 와인이 익어가는 계절

입력 : 2016-10-14 05:00:00 수정 : 2016-10-13 18:36: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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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동=전경우 기자] 국내에서 소비되는 와인은 프랑스, 칠레 등에서 제조된 수입산이 대부분이다. 하지만 최근 들어서는 우리나라 자체 브랜드인 ‘토종 와인’도 부쩍 관심받고 있다.

‘토종 와인’을 대표하는 생산지는 충북 영동이다. 국내 생식용 포도의 대표 품종인 ‘캠벨’(캠벨얼리) 재배를 가장 먼저 시작한 영동은 ‘어포도의 고장’으로 명성을 날려오다 2007∼2008년쯤 농가형 와이너리들이 급성장하며 ‘한국의 보르도’로 거듭났다.

영동에서는 매년 가을 ‘영동난계국악축제’와 함께 ‘대한민국 와인축제’를 개최한다. 올해는 13일 개막해 나흘간 개최된다. 와인축제는 시음과 할인판매, 공연 등 다양한 행사들이 준비되어 있다. 영동 와인을 제대로 맛보고 싶다면 와이너리를 직접 방문하는 것이 좋다.

영동 와인의 이름을 가장 먼저 알린 선구자는 영동지역 최대 규모를 자랑하는 기업형 와이너리 와인코리아다. 와인코리아는 마니산 관광농원을 경영하던 윤병태 회장이 1995년부터 와인제조를 시작해 1997년 주류생산면허를 취득하며 출범했다. 와인코리아가 만들어낸 ‘마니산 와인’ ‘샤또 마니’는 캠벨과 MBA 등 영동에서 재배된 포도로 만든다. 윤 회장은 20여년간 ‘샤또 마니’의 명성을 쌓아 올리는데 주력했지만 대규모 제조시설을 갖춘 스페인, 칠레 등에서 생산된 와인의 물량 공세가 본격화되면서 한계에 봉착하기도 했다. ‘샤또 마니’는 출구 전략으로 관광을 택했다. 윤 회장은 프랑스의 보르도, 미국 나파벨리 등 해외 와이너리 투어를 국내 실정에 맞게 최적화 시켰다. 2006년부터 운영 중인 ‘와인트레인’은 ‘한국형 와이너리 투어’의 결정판이다. 와인트레인은 와이너리에서 시음과 족욕, 테라피 등을 즐기고 난계국악체험촌 등 영동의 명소를 돌아보는 코스로 구성되어 있다. 윤태림 와인코리아 경영지원팀장은 "올해 가을시즌 완판을 기록한 와인트레인은 철도 파업이라는 복병을 만났지만 KTX를 이용하는 코스로 변경해 관광객들을 불러들이는데 지장없다"고 설명했다. 그는 창업 중인 윤 회장의 아들로 대학에서 국악을 전공했지만 가업을 이어가는 길을 선택했다. 

40여개의 농가형 와이너리는 영동 와인의 다양성을 뒷받침한다. 포도와 산머루를 응용한 다양한 고품질의 와인을 생산하는 주곡면 컨츄리 와인의 김덕현 대표는 할아버지가 일제 강점기 미크로네시아에 강제징용되어 포로수용소에 있을 당시 스페인 사람들과 교류를 통해 와인제조를 배웠다고 한다.

양강면에 위치한 여포농장은 '2016 광명동굴 대한민국 와인 페스티벌'에서 ‘꿈’ 화이트와인으로 최우수상인 ‘마루상’을 수상한 실력파 와이너리다. 이 와인은 청포도 계열의 머스캣 어브 알렉산드리아 등을 이용해 씨와 껍질을 없앤 후 저온(0~5℃)에서 숙성·발효시켜 연한 살구색을 띠는 와인으로 살구, 복숭아와 같은 풍성한 과일향과 솜사탕 같은 달콤한 맛을 자랑한다.

매곡면에 위치한 ‘도란원’ 역시 들러봐야 하는 와이너리다. ‘샤토미소’라는 브랜드로 신세계 백화점 입점에 성공한 안남락 대표는 캠벨 포도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한 노력의 극한을 보여준다. kwjun@sportsworldi.com

사진설명
1. 와인코리아 지하 저장고 오크통에서 숙성중인 와인
2. 포도 넝쿨 아래서 만찬을 즐길 수 있는 와인 코리아 내부 식당
3. 난계국악체험관 인근 영동와인체험관에 전시된 다양한 와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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