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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입력 2016-09-19 19:32:05, 수정 2016-09-19 19:34:15

    [권영준의 사이공 레터] 선수 ‘부진’ 보다 더 뼈아픈 ‘시스템 부재’

    • [빈푹(베트남)=권영준 기자] 한국 여자 배구가 실력 부족을 여실히 드러내며 ‘2016 아시아 발리볼 컨페더레이션(AVC)컵’ 대회에서 혹독한 시련을 겪고 있습니다. 김철용 감독이 이끄는 한국 여자 배구대표팀은 19일 베트남 빈푹체육관에서 치른 대만과의 AVC컵 순위결정전에서 패했습니다. 이로써 대표팀은 조별리그 3경기와 8강전 포함해 총 5경기를 치러 모두 패했습니다.

      이번 대회에서 대표팀은 세계 배구의 현실을 온몸으로 느꼈습니다. 고등학생 선수를 중심으로 멤버를 구성한 대표팀은 리시브부터 공격까지 전체적으로 흔들리는 모습을 보였죠. 소집 훈련기간도 단 6일이었던 탓에 그나마 믿었던 조직력도 흔들렸습니다. 그 사이 중국 일본 태국 카자흐스탄 베트남 대만 등 아시아 경쟁 국가는 성장을 거듭하고 있어 격차가 더 크게 느껴졌습니다.

      여기서 짚고 넘어가야 할 것은 선수들이 ‘못했다’가 아니라 ‘왜 못했냐’를 살펴봐야 한다는 것입니다. 여기에 한국 여자 배구가 변혁해야하는 핵심 요소가 숨어있기 때문입니다. 현재 한국 여자배구의 가장 큰 문제는 국제대회 경쟁력을 갖출 수 있는 기본기가 실종된 상태입니다.

      초·중·고 유·청소년 배구는 성인 배구의 흐름을 탑니다. 프로리그에 선수를 보내는 것이 중요하기 때문이죠. 고등부 대회에 리베로 제도가 생기면서, 리베로 외에 레프트, 라이트 자원의 리시브 능력이 현저하게 떨어져 있습니다. 공격력이 좋으면 프로 구단의 선택을 받는 것이 쉽기 때문입니다. 2016∼2017시즌 KOVO 신인드래프트만 봐도 1순위 6명의 선수 중 5명이 레프트 또는 라이트 자원인데, 이번 대표팀에 합류한 유서연(선명여고→흥국생명)을 제외하고 대부분의 선수가 리시브가 약점입니다.

      변화가 필요합니다. 현재 베트남에서 고군분투하고 있는 선수단은 한국 여자배구의 미비한 시스템으로 이유없는 고통을 받고 있습니다. 경험을 명분으로 내세웠지만, 현실의 벽 앞에 힘겨운 시간을 보내고 있습니다. 분명 이들은 아직 능력이 부족합니다. 하지만 현재보다 미래를 봐라봐야 합니다.

      김 감독은 강조했습니다. 한 사람만의 힘으로 절대 바꿀 수 없다고. 협회, 연맹이 한마음으로 ‘으샤으샤’하지 않는 한 변화는 불가능합니다. 지도자도 노력해야 합니다. 선수도 현실에 안주하지 않고, 개개인 모두 노력하지 않으면 한국 여자 배구의 발전은 기대할 수 없습니다.

      young0708@sportsworldi.com

      한국 여자배구 대표팀의 주장 이고은(가운데)이 19일 베트남 빈푹체육관에서 치른 대만과의 AVC컵 순위결정전에서 넘어진 이영(맨오른쪽)을 일으켜 세우고 있다. / 사진 = 권영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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