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월드

검색

[이슈스타] '500만 돌파' 엄태구 "'밀정' 오디션 긴장, 딸꾹질까지"

입력 : 2016-09-18 10:30:00 수정 : 2016-09-18 10:12:19

인쇄 글씨 크기 선택 가장 작은 크기 글자 한 단계 작은 크기 글자 기본 크기 글자 한 단계 큰 크기 글자 가장 큰 크기 글자

[최정아 기자] 이름은 낯설지만 얼굴은 익숙하다. 엄태구는 한 번 보면 쉽게 잊혀지지 않는 외모과 목소리를 가졌다. 영화 ‘베테랑’에서 조태오(유아인)의 경호인이자 격투 연습 상대로 분했던 배우가 바로 엄태구다.

2007년 영화 ‘기담’ 단역으로 데뷔, 수 많은 영화·드라마서 조연과 단역을 오가며 현장을 누비던 그가 덜컥 김지운 감독의 영화 ‘밀정’ 오디션에 합격했다. 그동안 쌓인 내공이 빛을 보게 된 것.

독립영화 ‘잉투기’ 주연으로 나섰던 그를 응원하는 팬들은 기대감을 내비쳤지만 엄태구에 대해 모르는 사람들은 고개를 갸웃거렸다. 과연 그가 송강호와 대립각을 세우며 영화의 긴장감을 끝까지 가져갈 수 있느냐는 것이다. 그에게 주어진 역할은 필사적으로 의열단을 쫓는 일본 경찰 하시모토. 어렸을 때 일찍이 일본으로 귀화, 신분 상승과 출세에 대한 강한 욕망을 가진 인물로 그 누구보다 의열단을 체포하는데 혈안이 되어 있는 악역이다.

결국 엄태구는 보란듯이 해냈다. 이제 우리는 엄태구라는 이름 석 자를 기억해야 할 때다.

-영화를 본 소감은?

“진짜 재밌게 봤다. 화면도 너무 아름답고 멋있더라. 배우들의 심리를 따라가는 것도 재밌었고. ‘여기서 감동받아’, ‘울어’ 이런 강요 없이 볼 수 있는 영화다. 스토리를 따라가다보면 자연스럽게 감동을 받게 된다. 딱 제 취향이었다.”

-그래서인지 일각에서는 불친절한 영화라는 말도 나온다.

“전 그 포인트가 정말 좋다. 감독님이 더 대단하게 느껴진다.”

-오디션으로 캐스팅 됐나?

“맞다. 감독님이랑 1:1 오디션을 본다는 말을 듣고 긴장해서 딸꾹질이 나더라.”

-많은 배우들이 탐을 낸 하시모토 역에 붙었다.

“저는 인지도가 낮은 사람이다. 김지운 감독님께서 저를 캐스팅 하셨다는 것 자체가 모험이셨을 거다. 배우로서 정말 감사하다. 저같은 배우들에게 기회의 문을 열어주신 것 아닌가.”

-오디션 합격 소식을 들었을 때 기분은?

“전화로 들었다. 기쁜 마음에 주먹을 쥐고 ‘으아’ 하고 소리를 질렀다. 그런데 5초 정도 지나니 두렵고 도망가고 싶더라. ‘작품에 폐를 끼치는게 아닌가’ 생각도 들고, ‘내가 어떻게 그 큰 역을 할까’ 싶었다.

-합격의 비법이 있었나?

“감독님께서 대본을 주시며 건네신 말이 있다. ‘다른 부분으로 더 좋은 배우들이 있었다’면서 ‘그런데 동물적으로 움직이는 모습이 마음에 들어서 계속 생각이 났다’고 하시더라. 정말 행복했다.”

-형사 역에 잘 어울린다는 반응이 압도적이다.

“이런 긍정적 반응이 신기하고 감사하다. 한편으로는 ‘악역인데, 얼굴까지 그렇게 악하게 만들 필요가 있냐’고 하신 분들도 계신다. 그런데 일부러 만든 얼굴은 아니다. 부담감으로 살이 빠져서 더 악하게 보인거 같다.”

-‘엄태구의 재발견’이란 말이 나오고 있다.

“관객분들이 그렇게 봐주시면 감사하다. 김지운 감독님, 송강호 선배님과 함께 한 것만으로도 벅찬 시간들이었다.”

-송강호와의 호흡은 어땠나?

“선배님과 첫 촬영을 하게 된 날, 한 숨도 못자고 나갔다. 제가 긴장을 많이 하는 편이다. 심지어 선배님과 리허설을 하기 위해 처음 얼굴을 뵙게 된 순간엔 정신을 놓을 뻔 했다. ‘이러다 기절하는거 아냐?’ 싶을 정도였다. 그런데 선배님이 정말 대단한 부분이 있다. 까마득한 후배가 편하게 연기를 할 수 있도록 도와주시고 그런 분위기를 스스로 만들어주신다는 점이다. 제가 얼어있으면 재밌게 웃겨주시고 긴장을 풀어주시려고 말을 걸어주신다. 촬영 내내 ‘배려, 존중’ 이 두 글자가 계속 떠오르더라. ‘은인’이라는 단어를 생각할 정도로 정말 감사한 분이다.

-하시모토로서 ‘밀정’서 가장 힘썼던 부분은?

“역시 긴장감이다. 송강호 선배님, 공유 선배님 사이에서 긴장감을 만들어내지 못하면 제가 영화에 잘못된 영향을 끼치는 것이다. 계속 집중하면서 연기에 임했다.”

-토론토, 베니스 영화제 등에 초청을 받았다.

“일단 토론토는 간다. 캬…(웃음) 꼭 가보고 싶었다. 영화제에 처음 간다. 마냥 좋다. 집에서도 부모님께서 ‘그래. 니가 언제 가보겠어’ 하며 좋아하시더라. 레드카펫도 밟고, 손도 흔들고 해야죠(웃음).”

cccjjjaaa@sportsworldi.com

사진=김용학 기자 yhkim@sportsworldi.com

[ⓒ 세계비즈앤스포츠월드 & sportsworldi.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많이 본 뉴스

연예 스포츠 라이프 포토

연예
스포츠
라이프
포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