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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LG 정상호 “부진 모두 내 탓, 팀에 어떻게든 도움 되고 싶어”

입력 : 2016-08-28 06:00:00 수정 : 2016-08-28 13:44: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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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월드 잠실=박인철 기자] “제가 무슨 핑계를 대겠습니까….”

정상호(34·LG)는 올 시즌이 유독 힘들다. FA로서 기대치에 부응하지 못한다는 죄책감 때문이다.

사실 정상호의 올 시즌은 개막 전만 해도 장밋빛이었다. 지난 시즌을 마친 후 프로 데뷔 15년 만에 FA 자격을 얻어 거액(32억원)의 몸값으로 LG에 합류했다. 풍부한 경험에 안정된 투수 리드, 여기에 ‘한 방’까지 갖춘 정상호의 합류는 LG에 든든한 힘이 될 거라 믿어 의심치 않았다.

그러나 시즌 종료까지 얼마 남지 않은 현재 성적만 놓고 보면 실망 그 자체다. 26일까지 59경기 타율 0.170 19안타 1홈런. 타점도 7개밖에 없다. 정상호가 한 시즌 50경기 넘게 뛰면서 타율이 2할을 넘지 못한 적은 올해가 처음이다. 또 부상으로 도중 2군에도 2차례 다녀오기도 했다. 여기에 유강남이 좋은 모습을 보여주면서 정상호의 위치는 백업이 됐다. 

27일 잠실 kt전을 앞두고 정상호를 만나 현재 심경과 각오를 들어봤다. 어떤 말을 해도 팬들에게 변명이 될까 조심스러운듯했다. 그는 “다 내가 부족해 나온 결과라 어떤 핑계도 댈 수 없다. 팬들께 정말 죄송하다. 올 시즌 안 아프고 1군에서 팀에 보탬이 되고 싶었는데 내가 모자란 부분이 많았다”고 자책했다.

-허리 통증으로 2군에 갔다오기도 했는데 최근 몸 상태는 어떤가.
“이제 괜찮다. 마음이 힘들뿐이다. 방망이가 너무 안 맞아서 힘들다.”

-경기에 많이 못 뛰어서 타격감이 떨어진 것인가.
“(단호하게) 절대 아니다. 어느 누구의 탓도 아닌 다 내 잘못이다. 핑계 대고 싶지 않다. 내가 못 치니까 감독님이 경기에 내보내시지 않는 거다. 내가 잘해야 한다.”

-프로 데뷔 후 방망이가 이렇게 안 맞은 적이 있었나.
“처음이다. 사실 SK 있을 때도 딱히 잘 친 적이 없었다. 돌이켜보면 부끄러울 뿐이다. 어떤 핑계도 대고 싶지 않다. 한편으론 야구 인생에서 올해가 터닝포인트가 될 것 같다는 느낌이 든다. 야구를 올해만 하고 관둘 것도 아니지 않나. 내가 그동안 평범한 선수였다면 올 시즌은 그마저도 못 하는 선수가 돼버렸는데, 방망이가 안 맞으면 다른 부분에서 어떻게든 팀에 도움이 될 수 있는 부분을 찾아 내 역할을 하고 싶다는 생각이 강하다. 공격에서 도움이 되지 못하는 부분이 너무 미안할 뿐이다.”

-처음으로 SK가 아닌 다른 팀에서 뛰는 시즌이라 더 부담이 생긴 건가.
“첫 시즌이라 더 잘하고 싶은 마음이 강했던 것은 사실이다. 그런데…(한참 고개를 떨어뜨리더니) 운이 안 따르는 건지 몸이 안 됐던 건지…. 긍정적으로 생각하려 한다. 여기서 더 부정적으로 생각해봤자 팀에 득 될 것이 없다.”

-큰 경기(포스트시즌) 경험이 풍부하다 보니 LG가 가을야구에 올라가면 역할이 클 것 같은데.
“사실 포스트시즌이라고 더 뭔가를 해보려 하면 오히려 독이 된다. 포스트시즌이라고 못 치던 선수가 갑자기 잘하거나 하진 않는다. 작전 수행이나 기본적인 것에 충실 하는 것이 중요하다. LG가 가을잔치에 나가게 되면 그런 점을 많이 알려주고 싶다.”

-투수들이 입을 모아 정상호의 리드를 공으로 돌린다. 안정된 투수 리드 비결이 무엇인가.
“투수들이 잘 던져주는 거지 결코 내 덕이 아니다. 결과가 좋게 나오다 보니 투수들이 잘 말해주는 것 같다. 한편으론 ‘포수가 이렇게 더 해줬으면 좋겠다’는 뼈있는 메시지를 내게 던지는 것 같다. 더 집중하려고 노력 중이다.”

-LG에 와보니 생각 이상으로 잘 던지는 투수가 있었나.
“애초부터 좋은 투수가 많은 팀이라고 생각했다. 김지용 같은 경우는 그 전에는 잘 몰랐는데 와서 보니 배짱이 대단한 투수다. 신체조건은 왜소한 편인데 깡이 있다고 해야 하나. 원래 잘했던 투수들처럼 던지는 모습이 인상적이다.”

-유강남에게도 도움을 많이 줄 것 같은데.
“내가 특별히 도움을 주는 것은 없는 것 같다. 투수리드도 정답이 있는 문제는 아니다. 그래도 옆에서 유강남을 지켜보면 지난 시즌에 봤던 모습보다 훨씬 발전됨을 느낄 수 있다. 항상 노력하고 연구하는 기특한 후배다. 향후 10년 이상은 충분히 LG를 이끌 수 있지 않을까. 지금이야 풀타임 2년차 선수이기 때문에 모든 부분에서 팬들을 만족시키지 못하더라도 차근차근 단계를 밟아가면 강민호(롯데)나 양의지(두산) 같은 포수가 될 것이라 확신한다.”

-풀타임을 치러보고 싶다는 말을 많이 했는데 좀 아쉬울 것 같다.
“앞에서도 말했듯 다 내가 모자랐고, 부족했다. 팬들에게 정말 죄송하다. 그래도 올해가 내 야구 인생 마지막이 아니지 않나. 정상호를 LG에 잘 데려왔다는 소리를 들을 수 있도록 계속 노력하고 정진하겠다.”

club1007@sportsworldi.com 사진=OS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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