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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혜진 시작, 박인비 마무리… '2016 리우올림픽'에 분 '여제 파워'

입력 : 2016-08-22 14:48:51 수정 : 2016-08-22 14:48: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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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우데자네이루=권영준 기자] 장혜진(29·LH)이 활시위를 당겼고, 박인비(28·KB금융그룹)는 티샷을 날렸다. ‘쌈바의 여인’처럼 리우데자네이루에서 정열을 불태운 태극낭자들은 17일간의 올림픽 열전을 마친 한국 선수단의 자존심을 세웠다.

한국 선수단은 22일(한국시간)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 마라카낭 경기장에서 열린 ‘2016 리우올림픽’ 폐회식을 끝으로 17일간의 열전을 마무리지었다. 이번 대회에 선수 204명, 임원 129명 등 총 333명의 선수단을 파견한 한국은 24개 종목에서 금메달 9개, 은메달 3개, 동메달 9개를 획득하며 종합 8위를 차지했다.

특히 ‘여제 파워’가 주목받았다. 9개의 금메달 중 여자 선수의 목에 걸린 것은 절반 이상인 5개였다. 신호탄은 장혜진이 쏘아올렸다. 여자 양궁 대표팀의 맏언니 장혜진은 생애 첫 출전한 올림픽에서 단체전과 개인전을 모두 휩쓰는 기염을 토하며 구본찬(남자 양궁)과 함께 한국 선수단의 ‘유이한’ 2관왕에 올랐다. 만년 4인자에 머물며 대표팀 선수 몰래 ‘도둑 훈련’을 해야했던 그는 이번 대회를 통해 명실상부한 양궁 여제로 발돋움했다. 특히 양궁에서 전종목 석권에 성공하며 위태로웠던 한국 선수단의 금메달 사냥에 힘을 불어넣었다.

장혜진 이후 금맥이 막혔던 ‘여성 파워’는 태권도에서 다시 불을 지폈다. 여자 49㎏급에 출전한 김소희(22·한국가스공사)가 극적인 승부를 펼치며 ‘분식집 딸의 기적’을 일궜다. 여기에 ‘2전3기’ 오혜리(28·춘천시청)가 여자 67㎏급에서 화려한 발차기를 선보이며, 실패의 설움을 씻고 정상에 올랐다.

대미는 여자골프의 박인비가 장식했다. 올 시즌 극도의 부진을 겪으며 컷 탈락과 기권의 나날을 보내야 했던 그는 올림픽을 앞두고 비장한 각오로 준비했다. 도망치고 싶은 순간이 수백 번이었지만, 그는 “할 수 있다. 나는 국가대표 선수”라고 외치며 힘든 과정을 극복했다. 덕분에 강자들이 즐비한 여자 골프에서 독보적인 성적을 거듭하며 여왕의 왕관을 썼다. 박인비의 활약이 아니었다면 한국 선수단의 종합 8위도 장담하기 힘든 상황이었다.

사실 남녀 선수의 메달 수를 구분하는 것은 무의미하다. 모두가 똑같은 땀을 흘렸고, 같은 고통을 견디어, 짜릿한 환희를 맛봤다. 노력으로 얻은 금메달이며, 그 가치도 분명 드높다. 메달을 획득하지 못한 선수들의 도전도 존중받아야 한다. 다만 이번 대회에서는 전통적으로 남자 선수들이 두각을 나타냈던 유도와 레슬링, 복싱이 모두 실패했고, 이를 통해 개혁을 진지하게 논의해야 할 시점이 왔음을 시사하고 있다. 메달 유망 종목에 집중하는 것보다 한국 스포츠 전체가 발전할 수 있는 길을 모색해야 하며, 이 가운데 여자 선수들의 활약은 곧 한국 스포츠의 다양성을 제시한다는 점을 잊지 말아야 한다. 막을 내린 리우올림픽에서 불어온 ‘여제 파워’가 한국 선수단에 의미있는 메시지를 전하고 있다. 

young0708@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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