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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리뷰] 진지해서 더 재밌다… 마성의 음치 소프라노 '플로렌스'

입력 : 2016-08-17 14:45:21 수정 : 2016-08-17 14:45: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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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월드=윤기백 기자] 웃프다. 신조어로 웃기면서 슬프다는 말이다. 겉으로 보면 굉장히 재밌는 코미디 영화지만, 그 속을 들여다보면 그 누구보다 진지하게 음악을 하는 한 여성의 드라마다. 진지해서 더 웃긴, 마성의 소프라노 플로렌스가 바로 그 주인공이다.

메릴 스트립, 휴 그랜트 주연의 '플로렌스'가 오는 24일 국내 극장가를 찾는다. 1%의 재능과 99%의 자신감으로 카네기홀에 섰다는 카피가 굉장히 인상적이다. 대충 보면 일요일 아침마다 방송되는 M본부의 '신비한TV 서프라이즈' 진실 혹은 거짓에 등장할 이야기인데, 알고 보면 실화를 바탕으로 한 영화다. 영화를 보고나서 한 번 더 깜짝 놀라게 만드는 힘을 갖고 있는 작품이다.

플로렌스는 동명의 주인공 플로렌스 포스터 젱킨스의 이야기로 시작된다. 막대한 부를 바탕으로 자신이 좋아하는 음악 활동에 매진하는 그녀. 턱없이 부족한 실력은 그녀의 치명적인 오점이지만, 주변에는 그녀가 자신있게 음악할 수 있도록 지원해주는 조력자 베이필드(휴 그랜트)가 있다. 또 함께 호흡을 맞추게 되는 피아노 연주자 코스메 맥문(사이몬 헬버그)가 등장하면서 플로렌스의 소프라노 도전기는 한층 탄력을 받는다.

그 과정에서 웃음이 끝도 없이 터진다. 플로렌스가 노래를 한 소절만 불렀다 하면 자동반사적으로 웃음이 터져 나오고, 그를 지켜보는 맥문의 반응 또한 눈여겨 볼 관전포인트다. 마치 관객의 시선에서 플로렌스를 지켜보는 맥문 역의 사이몬 헬버그는 놀라운 안면근육 연기로 큰 웃음을 선사한다. 그가 '빵'하고 웃음이 터질 땐 관객들도 웃음이 터진다. 관객들의 웃음을 리드하는 탁월한 재주를 가진 어마무시한 신스틸러다. 또 귀가 잘 안들리는 할머니들, 개념은 없지만 의리는 있는 쭉빵녀의 활약까지, 웃음 사냥꾼들이 대거 등장한다. 도무지 웃지 않고는 못 배길 만큼, 빵빵 터지는 유머가 홍수처럼 쏟아진다.

그렇게 음치 소프라노 플로렌스의 카네기홀 입성은 현실로 이뤄지고, 심지어 음반까지 내는 등 드라마틱한 스토리가 계속된다. 자칫하면 굉장히 엉성한 스토리가 될 수도 있지만, 플로렌스는 실화를 기반으로 한 촘촘한 구성으로 강한 몰입도를 선사한다. 실제 있었던 이야기이기에, 스토리와 캐릭터에 더욱 공감받을 수 있었던 것이다.

그 중심에는 메릴 스트립이 있었다. 과거 '맘마미아'에 출연해 출중한 노래 실력을 선보였던 그녀가 회생불가 음치 소프라노로 완벽하게 변신했다. 마치 지나가던 새도 추락시킬 만큼 고막을자극하는 과감한 고음, 세상을 다 얻은 듯한 넘치는 미친 자신감은 미워할래야 미워할 수 없는 플로렌스 캐릭터를 완성했다. 그 과정에서 베이필드에겐 소녀같은 모습을 보이고, 맥문에게는 남다른 애착과 집착까지 보이며 다채로운 케미까지 놓치지 않았다. 덕분에 실제로 플로렌스가 몇일 뒤 카네기홀에서 공연을 할 것처럼, 그녀의 생기넘치는 연기가 살아있는 플로렌스를 완성했다.

플로렌스를 서포트하는 휴 그랜트와 사이몬 헬버그의 열연도 눈길을 끈다. 한번만 봐도 자연스럽게 입덕하게 만드는 영국신사 휴 그랜트, 보자마자 웃음이 빵 터지는 사이몬 헬버그는 자신에게 딱 맞는 옷을 입은 것처럼 최고의, 최적의 캐릭터를 만났다. 또 과거 뉴욕을 재현한 모습과 의상 스타일 등도 또다른 재미 요소다.

또한 영화가 끝난 뒤 엔딩크레딧에 나오는 실존 인물들의 이야기도 빼놓을 수 없는 백미. 카네기홀 공연 이후 플로렌스의 삶은 어땠는지, 그의 조력자 베이필드와 맥문은 어떤 삶을 살게 됐는지 꼭 확인해보길 바란다. 8월 24일 개봉.

giback@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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