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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리뷰] ‘태풍이 지나가고’ 찌질한 아빠들이여 그래도 괜찮아~

입력 : 2016-07-26 07:00:00 수정 : 2016-07-25 18:30: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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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근원 기자] 장마가 흐지부지 끝났다. 올해는 태풍 소식도 감감하다. 이와 때를 맞춘 듯 27일 일본 영화 ‘태풍이 지나가고’가 국내 개봉한다. 일본 거장 감독 고레에다 히로카즈의 작품 중 최고라는 평이 기대를 모은다. 하지만 영화는 내내 잔잔하다. 일상을 아주 세밀하게 비추되 강제로 들이대지 않는다. 그저 처음부터 마지막까지 차분할 뿐이다.(같은 날 개봉할 ‘인천상륙작전’과 완전 대조된다.)

블록버스터 아니면 영화는 거들떠도 보지 않았던 시절이 있었다. ‘액션 없는 영화는 단팥 없는 찐빵’이었다.

그런데 변했다. 이런 영화가 재미 있다. 중년의 나이, 불안하지만 직장에서도 버텨내야 한다. 남자에게도 나이가 차면 심리적으로 폐경기가 온다던데 그런 중년에게 권하고 싶은 영화다. 

태풍이 곧 들이닥치겠지만 영화는 여전히 평온한 일상을 비춘다. 하지만 언제부터 꼬였는지 모르고 나이만 먹었지 철없는 주인공 료타(아베 히로시 분)와 서서히 공감하게 된다. 주인공 료타를 통해 들여다보게 되는 자신이 때론 부끄럽기도 하거니와 때론 적잖은 위로를 받는다.

감독은 이 세상의 어른들에게 ‘모두가 되고 싶었던 어른이 되는 것은 아니야’라며 그 무거운 어깨의 짐을 살짝 벗겨준다.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은 료타의 상사(릴리 프랭키 분)의 대사를 빌어 “누군가의 과거가 될 용기를 가져야 진정한 어른이 되는 거야”라며 못난 남자의 트레이드 마크인 집착마저 꼬집는다. 

이 영화는 들이대지 않는데 느껴지고 가르치려하지 않는데 깨닫게 된다.

그것이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의 힘일까. 이 영화는 현재가 얼마나 아름답고 소중한지를 폐부 깊숙이 스스로 깨닫게 해주는 ‘고주파 감성’를 마구 발산한다.

stara9@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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