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월드

검색

[엿보기] 장시환을 되살린 감독 면담, 서로 통한 진정성

입력 : 2016-07-22 07:00:00 수정 : 2016-07-21 18:42:54

인쇄 글씨 크기 선택 가장 작은 크기 글자 한 단계 작은 크기 글자 기본 크기 글자 한 단계 큰 크기 글자 가장 큰 크기 글자

[스포츠월드=대전 권기범 기자] 진지한 얘기를 나눴고, 제자는 이에 부응해줬다. 사령탑으로서 이보다 흐뭇한 일은 없을 터. 바로 조범현 kt 감독과 우완 장시환(29·kt)의 얘기다.

2014시즌 후 신생팀 특별지명을 통해 kt로 이적한 장시환은 지난 해 히트상품으로 우뚝 섰다. 47경기에서 7승5패 12세이브 평균자책점 3.98로 맹활약했다. 그야말로 전천후 마무리였다. 필요하면 3∼4이닝까지 소화하며 불펜에이스로 공을 뿌렸다. 9월 십자인대 파열 부상으로 이르게 시즌을 마감했지만 장시환 개인에 깨달음을 준 한 해였다.

그런데 올해는 힘겨웠다. 겨우내 구슬땀을 흘려 시즌초 돌아왔지만 다시 슬럼프에 빠졌다. 중반 이후 선발로 보직을 변경했는데 선발등판 7경기에서 1승6패 평균자책점 8.13으로 부진했다. 자신감을 완전히 잃었고, 고개를 숙였다.

그러다 19일 대전 kt전마저 부진했다. 구원등판해 아우카운트 한 개도 잡지 못하고 1피안타 2사사구로 흔들렸다. 직구구속은 150㎞로 충분했다. 분명 문제가 있다고 느낀 조 감독은 경기 후 장시환을 불러 면담을 가졌다.

첫 마디가 “무엇을 도와줄까?”라는 한 마디였다. 조 감독에 따르면 장시환은 생각이 많았다. 마운드에서 자신의 볼을 믿지못하고 불안해했다. ‘볼넷을 주면 어쩌지, 얻어맞으면 어쩌지’라는 생각이 맴돌았다.

듣고 있던 조 감독은 “단순하게 생각해라, 결과를 미리 생각하지 마라. 네 공은 좋다. 손을 떠난 공은 다시 오지 않는다”고 심리적으로 힘이 될만한 말을 전해줬다. 그러면서 “너 스스로가 지고 들어가는데 어떻게 상대를 이길 수가 있겠느냐”는 말까지 전달했다. 장시환은 고개를 끄덕였다.

이튿날 장시환은 기대에 부응했다. 20일 대전 한화전에선 1-1로 맞선 7회말 2사 1루에서 등판해 이닝을 틀어막았고, 8회말에는 사구 1개를 내줬지만 가뿐히 아웃카운트 3개를 솎아냈다. 경기 후 장시환은 “야구 이외에 감독님이 인생 선배로서 좋은 이야기를 많이 해 주셔서 나 자신을 되돌아보는 계기가 됐다”고 웃었다.

다시 날이 흘러 21일 대전 kt전, 조 감독은 그 어느 때보다 기분이 좋아보였다. 조 감독은 “시환이가 어제의 모습만 꾸준히 유지해주면 얼마나 좋으냐”며 “(면담을) 너무 자주 하면 안되겠지?”라고 환하게 웃었다. 

polestar174@sportsworldi.com 

사진 OSEN

[ⓒ 세계비즈앤스포츠월드 & sportsworldi.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많이 본 뉴스

연예 스포츠 라이프 포토

연예
스포츠
라이프
포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