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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입력 2016-07-22 05:50:00, 수정 2016-07-21 15:05:52

    [권영준의 독한 S다이어리] '중국 이적' 홍정호에 누가 돌을 던지랴

    • [스포츠월드=권영준 기자] #“여보∼ 주말에 중요한 경기가 있는데, 사람들이 내가 없으면 안 된다네…. 이번에만 갔다올게. 다녀와서 화장실 청소, 재활용 분리수거 다 해놓을게.” 주말 동호회 축구에 푹 빠진 남편이 아내에게 간절한 눈빛을 보낸다. “벌써 몇 번째야. 안돼! 이번 주말은 아이랑 좀 놀아줘.” 아내는 단호한 대답으로 눈을 흘긴다. 집념의 남편은 “우리 팀이 지면 사람들 얼굴 어떻게 봐∼. 다녀와서 아이랑 잘 놀게. 이번 한 번만.” 난고의 협상 끝에 난공불락 아내의 허락을 받아낸다.

      아내는 알고 있다. 남편이 운동을 하고 오면 지쳐 쓰러져 잠만 잔다는 것을. 그래도 남편 기 좀 살려주자는 생각에 못 이기는 척 눈 감아준다. 남편이 나간 사이 아내는 아이와 씨름을 해야하고, 밀린 집안 일에 주말 같지 않은 주말을 보낸다. 그래도 어찌하리. 남편이 저렇게 원하는데. 까짓 거 속는 셈 치고 한 번 더 믿어보자.

      믿음이 주는 영향력은 미세한 것처럼 보이지만, 결과물은 어마어마하다. 퇴물 소리를 들어야 했던 정조국(광주FC)은 남기일 감독의 믿음 속에 K리그 최고의 골잡이로 떠올랐다. 전북 현대 이적생 이종호는 ‘잘못된 선택을 했다’는 평가를 받았지만, 최강희 감독의 신뢰 속에 최고의 공격수로 우뚝 섰다. 반면 믿음이 깨지면 걷잡을 수 없는 결과를 초래한다. 최근 막을 내린 유로 2016 대회에서 4강 후보로 꼽힌 벨기에는 감독과 선수단의 불화설 속에 8강에서 탈락했다. 믿음은 유리잔과 같아서 한 번 깨지면 다시 붙이기가 어렵다.

      최근 홍정호가 독일 분데스리가 아우크스부르크를 떠나 중국 장쑤 쑤닝으로 이적했다. 아우크스부르크의 슈테판 로이터 단장은 “홍정호는 야망이 부족하다”며 “거액을 제시한 중국 구단으로 떠난다면 막을 수 없는 노릇”이라고 일침을 가했다. 홍정호가 돈 때문에 이적을 선택했다는 것에 못을 박는 발언이다.

      하지만 이전에 앞서 짚고 넘어가야 할 점이다. 홍정호는 최근 올림픽 출전에 대한 열망을 드러냈다. 병역과 관련해 자유로운 그는 신태용 올림픽 대표팀 감독을 직접 찾아가 의지를 전달했고, 구단 측과 수차례 상의했다. 대한축구협회와 신 감독, 여기에 선수까지 모두 나서 구단 측에 양해를 구했다. 신 감독은 한 달이 넘도록 구단의 답변을 기다렸다. 그러나 돌아온 대답은 ‘No’였다. 여기서 홍정호와 구단의 신뢰와 믿음은 깨졌다.

      돈이 이적에 영향을 미치지 않았다는 뜻은 아니다. 하지만 믿음이 깨진 구단과 선수가 과연 어떠한 하모니를 이룰 수 있을까. 홍정호가 분데스리가 소속 구단으로 이적했다면, 과연 아우크스부르크가 쉽게 수용을 했을까. 선수의 입장을 듣지도 않은 채 ‘돈을 택했다’고 비난하는 것은 나중에 지적해도 늦지 않다. 

      young0708@sportsworldi.com

      사진 = OS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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