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월드

검색

[프로스포츠 선진국으로 간다④] 선진 미국 프로스포츠 사례, 지역 커뮤니티와 호흡하라

입력 : 2016-06-10 06:55:00 수정 : 2016-06-11 11:15:21

인쇄 글씨 크기 선택 가장 작은 크기 글자 한 단계 작은 크기 글자 기본 크기 글자 한 단계 큰 크기 글자 가장 큰 크기 글자

미국 프로스포츠는 철저하게 비즈니스 마인드로 움직이는 기업적 성격이 강한 곳으로 알려져있다. 그러나, 실제 미국에서 직접 확인한 미국 프로구단은 지역 공동체로서 지역 사회에 뿌리 깊게 내려박혀 있었다. 미국 프로구단이 지역 사회와 호흡하는 모습을 미국 현지에서 기자가 직접 체험한 것과 해외 프로스포츠 연수를 경험한 국내 프로구단 관계자의 인터뷰를 통해 한국 프로스포츠가 지역과 함께 나가야 할 방향을 모색했다.

◆지역 사회와 호흡하는 미국 프로스포츠구단

지난 3월 세계피겨선수권대회를 취재하기 위해 미국 보스턴을 방문했을 때였다. 당시 대회가 열린 곳은 미국프로농구(NBA) 보스턴 셀틱스와 북미아이스하키리그(NHL) 보스턴 브루인스의 홈구장인 TD가든. 그런데 피겨선수권대회 진행과 관계없이 우르르 몰려다니는 한 그룹이 기자의 시선을 끌었다. 이들은 TD가든을 견학하기 위해 체육관을 찾은 지역 학생들이었다. 경기장을 찾은 이들의 인적 구성도 다양했다. 초등학생부터 고등학생까지 각급별 다양한 학생들이 참석했다. 이들은 경기장 관계자로부터 TD가든의 역사와 홈 구단의 발자취, 업적 등을 소상히 소개를 받았다.

궁금증이 생겨 경기장 보안 관계자를 찾았다. 이 관계자는 “잠재적인 고객인 학생들에게 지역 커뮤니티와 유대 강화를 위해 주기적으로 여는 행사다. 수십년 동안 이곳을 다녀간 학생들의 수는 엄청나다”라고 귀띔했다. 뿐만 아니라, TD가든을 홈으로 쓰고 있는 두 구단은 보스턴 지역 병원들과 연계해 환우들에게 무료 관람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 나이 지긋한 어르신이 경기장을 찾을 경우에는 일대일 맞춤 서비스로 편의를 제공한다고 했다. 이 관계자는 “이곳 두 구단뿐 아니라, 미국 내 프로스포츠 구단 대부분이 대부분 이런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지역사회와의 호흡은 구단의 자생력이다

미국 프로구단들은 왜 지역 사회에 많은 투자와 노력을 아끼지 않고 있을까. 잠시의 이익에 골몰하는 것으로는 큰 이익 얻을 수 없다는 ‘미래 비전’ 때문이다. 팬이 없는 프로구단은 존재 이유가 없다. 팬을 모으기 위해서는 지역 사회와 유기적인 관계 구축이 필요하다. 보스턴에서 볼티모어로 이동해 미국 메이저리그 취재를 하면서 여러 현지 기자들과 대화를 나눌 기회가 있었다. 그중 펜실베니아주 필라델피아에서 주로 활동하는 그렉 메이스 WHTM TV 기자의 말이 떠오른다. 그는 “미국 프로구단들은 지역 커뮤니티와의 호흡을 중요시하고 있다. 지역에서 구단의 호감도를 높이고 잠재적인 고객 확보라는 측면에서 모두가 적극적으로 움직이고 있다. 해당 구단이 지역에서 뿌리를 내릴 수 있다면 그것은 지역 커뮤니티와의 긍정적인 호흡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한국 프로야구 NC 다이노스의 마케팅팀 박중언 과장은 지난해 7~9월 애리조나 산하 마이너리그 싱글A 구단인 바이셀리아 로우 하이드 구단으로 연수를 다녀왔다. 박 과장에 따르면, 바이셀리아 구단은 지역 내 유소년 팀 뿐 아니라, 지역 인근 30개 유소년 팀을 후원하고 있다. 그런데 후원 방식은 약간 독특하다. 유니폼과 모자 등을 제공하는 데 이 유니폼과 모자에 바이셀리아 로고를 박는다.

박 과장은 “바이셀리아 구단 관계자는 ‘로고와 이름을 알리는 데 이보다 더 좋은 방법이 없다’고 했다. ‘모자와 유니폼을 전달 받은 어린이뿐 아니라, 부모들이 바이셀리아에 대한 인식이 달라진다’고 하더라. 결국 지역 외에서도 바이셀리아 경기를 보기 위해 방문하고, 이는 지역 내 호텔과 식당 등 지역 경제에 상당한 도움이 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결국, 유소년에 대한 지원이 지역 사회에 뿌리를 내리게 되면 단순한 야구팬들과 소통이 아닌 아이들과 함께하고 부모님들과의 교감이 시작되는 것에 주목한 것이다.

◆한국 프로스포츠도 지역 중심이 되어야 한다

스포츠는 공공재로서의 가치를 갖고 있다. 스포츠를 통해 사회화가 될 수 있고, 스포츠를 통해 모이고 대화하며 문화를 만들어간다. 이렇게 스포츠는 일반 대중들이 가장 거부감 없이 다가갈 수 있는 틀이다.

프로구단은 서비스업이 아니다. 자생력을 길러야 한다. 지역에 기반한 팬이 없다면 수익이 이뤄질 수 없다. 그래서 구단은 지속적으로 지역 사회와 교류를 통해 상생 관계를 만들어야 한다. 미국의 프로스포츠는 지역 밀착으로 한 지역의 문화가 됐다. 아직 우리는 이런 인식이 부족하다. 일부 구단을 중심으로 지역 밀착 프로젝트가 진행되고 있지만 지역의 스포츠 문화를 형성해야 할 것이다. 지역을 무시하거나 함께 하지 않으면 존재할 수 없다. 그게 바로 프로스포츠다.

정세영 기자 niners@sportsworldi.com

사진설명
미국프로야구 마이너리그 바이셀리아 구단의 어린이 이벤트 행사.
미국프로야구 마이너리그 바이셀리아 구단의 야구장.

[ⓒ 세계비즈앤스포츠월드 & sportsworldi.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많이 본 뉴스

연예 스포츠 라이프 포토

연예
스포츠
라이프
포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