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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메모] “미안합니다”…김성근 감독은 고개를 숙였다

입력 : 2016-04-20 18:20:45 수정 : 2016-04-20 20:40: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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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월드=사직 권기범 기자] “미안할 뿐이야.”

김성근 한화 감독이 팬들은 물론 주변의 모든 사람들에 사과의 메시지를 전달했다. 팀의 수장으로서 성적을 내지 못한 부분에 대한 언급이다. 처음으로 꺼낸 노 감독의 말이다.

20일 사직 롯데전에 앞서 김성근 감독은 원정감독실에서 취재진을 만났다. 전날은 불펜투수의 구위를 지켜보느라 대화를 나누지 못했지만 이날은 만남이 있었다.

한화는 부진에 허덕이고 있다. 19일까지 2승12패 승률 0.143 최하위다. 선발부진과 이어진 퀵후크, 불펜투수들의 과부하, 투타 엇박자에 대타 대수비 투입의 실패 등 악재가 겹치며 1승이 쉽지 않다. 로저스, 이태양, 안영명 등 선발기대자원은 아직 부상에서 복귀하지 못했다.

성적이 추락하면서 잡음도 흘러나왔다. 고바야시 코치의 사임과 모 코치의 월권행위 등이 불거지면서 열정적인 팬심조차 돌아섰다. ‘야신’의 위기라는 평가가 야구계에 흐르고 있다.

선수들은 삭발까지 감행했다. 휴식일이던 18일 먼저 머리를 깎은 선수들이 있었고 이에 19일 부산으로 와 숙소에서 서로서로 머리를 깎아줬다. 하지만 삭발 효과도 없었다. 19일 경기서 연장 승부 끝에 역전패를 당했다. ‘김성근호’는 풍랑을 만나 출항 직후 표류 중인 것이다.

김성근 감독은 선수단의 삭발모습을 보곤 내심 놀랐다. 선수들에 물었더니 그냥 “더워서요”라는 답변이 돌아왔다고 한다. 김 감독도 모를 리 없다. 김 감독은 “어제 나와서 보니 단체로 머리를 다 깎았더라”며 “같이 깎지 너희만 깎았냐”고 했다. 실제 김 감독도 19일 이발했다.

이후 사과의 말을 전했다. 김 감독은 “(삭발모습을 보니) 미안할 뿐이다. 애들이 그렇게까지 생각해야하나”라며 “선수는 하려고 하는데, 모든 분야에서 결과를 못 내니 감독이 미안하다. 팬들과 선수 가족들에게도 미안하다”고 거듭 말했다.

냉철한 김 감독이지만 잇단 연패와 부진을 아무렇지도 않게 넘길 수는 없다. 승리만이 미안함을 당당함으로 바꿀 수 있다. 노 감독의 사과는 한화의 어려운 현 상황을 고스란히 보여주는 대목이다. polestar174@sportsworldi.com 사진 OS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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