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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반 리플레이] W와 Y의 만남, 그리고 W 스타일에 풍덩 빠지다

입력 : 2016-04-18 15:20:18 수정 : 2016-04-18 15:2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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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월드=한준호 기자] 밴드 하면 아날로그를 자연스럽게 떠올리는 이들이 많다. 하지만 밴드의 발전사는 아날로그와 거리가 멀다. 일렉트로닉 등 새로운 악기 사운드들이 끊임없이 추가되면서 발전에 발전을 거듭했다.

국내에서 일렉트로닉 하면 떠오르는 밴드가 있다. 남성 3인조 일렉트로닉 밴드 더블유(W·Where The Story Ends)다. 이들이 얼마 전 새 앨범 ‘디자이어(Desire)’를 발표했다. 그룹명에 하나의 이야기가 완결된다는 의미를 담고 있는 더블유는 1990년대 밴드 코나의 리더 배영준과 1999년 코나 5집 앨범 ‘플라워 댄스(Flower Dance)’에 객원멤버로 참여했던 한재원과 김상훈이 함께 만든 밴드다. 2000년 첫 앨범 ‘안내섬광’ 이후 평단의 호평을 얻었고 2008년 보컬 웨일(Whale)과 함께 프로젝트 그룹 더블유 앤 웨일(W&Whale)을 결성 후 발표한 ‘Hardboiled’ 앨범이 대중적 히트를 기록했다. 해외에서도 활발한 활동을 펼치고 난 후 2013년에는 또 다른 보컬 자스(JAS)와 더블유 앤 자스(W&JAS)라는 프로젝트 그룹을 결성했다. 이번에는 다시 온전히 더블유로 돌아온 셈이다.

이번 앨범에는 대중과 욕망을 주제로 기존에 함께 인연을 맺었던 보컬들이 다수 참여했다. 특히, 오디션을 통해 와이(Why)라는 새로운 보컬을 영입했다는 점이 눈길을 끈다. 와이가 이번 앨범에서 부른 곡 ‘미식가’가 공식 타이틀곡이다.

“노래도 일단 잘하고 외모도 사실은 어쩔 수 없이 중요한 부분이거든요. 프론트 맨이기 때문이죠. 그런 걸 떠나서 함께 있어 보니까 굉장히 즐겁고 편안해요. 함께 있을 때 주변 사람들이 편안하고 행복함을 느낄 수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거든요. 더블유로만 해서 발표한 앨범이 2005년까지 나왔어요. 그렇게 따지면, 11년만에 앨범 발표한 거죠. 그 전까지는 한 사람의 보컬리스트가 앨범 전체의 이야기를 책임졌다면, 이번에는 각 곡마다 객원 보컬별로 곡이 달라요. 원래 저희랑 작업을 한 번씩 해봤던 친구들을 섭외했어요. 그 친구들이 우리가 좋아하는 보컬리스트죠. 저희로서는 좋아하는 보컬리스트와 작업하고 싶다는 욕망이 실현된 앨범이죠. 건방지게 들리실 수도 있지만 이번 앨범은 전 곡이 타이틀곡이에요. 호란과 웨일이 부른 곡들도 먼저 공개가 됐는데 마찬가지죠. 실제 보컬리스트들에게 섭외하면서도 당신이 부르는 곡이 타이틀곡이라고 이야기했어요.”

실제 이번 앨범 수록곡들 모두 더블유만의 분위기가 물씬 풍기면서 대중성까지 함께 잡겠다는 이들의 의지가 강렬하게 드러난다. 안녕바다의 보컬 나무가 참여한 ‘미성년’, 웨일의 목소리를 들을 수 있는 ‘카우걸을 위한 자장가는 없다’, 망각화라는 밴드의 보컬 양주영이 부른 ‘히스테리아(Hysteria)’, 자스가 열창한 ‘모든 반짝이는 것들의 여왕’, 호란의 ‘아임 유어 디자이어(I‘m Your Desire)’까지 어느 한 곡 하나 빠지지 않는 웰메이드 작품들이다.

‘더블유답다’는 표현은 이들의 일렉트로닉한 사운드에 덧입혀지는 갖가지 음악적 장식품들이 빚어내는 깔끔함과 담백함을 뜻한다. 실제 더블유의 음악은 늘 그래왔다.

“저희의 시작부터가 그랬어요. 코나 5집 앨범을 같이 작업했던 멤버들이에요. 코나는 그당시 소속사 동아기획과 계약이 끝나면서 더 이상 활동할 수 없는 상황이 됐죠. 그래서 우리끼리 돈 덜 들이고 할 수 있는 음반이 뭐가 있을까 고민하다가 집에서 홈 레코딩으로 할 수 있는 게 일렉트로닉이더라고요. 일렉트로닉은 더블유의 DNA 같은 것이기 때문에 포기할 수 없어요. 일렉트로닉은 피자로 치면 도우 같은 것이에요. 그 위에 록, 블루스, 포크 등 토핑이 여러 가지로 바뀔 수 있거든요. 그게 저희 컬러니까요.”

이들이 처음 일렉트로닉 사운드를 선보였을 때만 해도 일렉트로닉이 대세는 아니었다. 현재는 아이돌까지 포함해서 일렉트로닉이 대세다. 그런데 더블유의 음반에는 늘 인간미가 느껴진다. 깔끔한 사운드에 훈훈하면서도 마음껏 내지르는 욕망까지 인간의 감성을 담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3월 마지막 주부터 1개월 째 홍대 클럽 투어 중인 더블유는 자신들만의 방식대로 활동에 나선 상태. 이후 록 페스티벌 등 공연 무대라면 이들을 빼놓을 수 없다.

“수없이 많은 공연이 있으니까요. 그러면서도 꾸준히 새로운 음악을 만들어야 해요요. 그런 것들이 다행히 재미가 있어서요. 이제 조금씩 팬들도 늘어나고. 그런 것들이 재미있더라고요. 그런 시간들을 즐겁게 보내고 있어요.”

이들의 음악 조합 역시 유기적이다. 배영준과 김상훈이 작곡, 한재원이 편곡을 맡는다. 또 배영준이 가사를 쓰고 김상훈이 악기 연주를 도맡고 다른 멤버들도 악기 연주가 가능하다. 더구나 이들은 자신들의 앨범뿐만 아니라 다른 뮤지션의 음반 프로듀싱도 참여하고 있다. 이제는 믹싱도 이들이 직접 한다. 그러면서 각자 좋아하는 음악들도 다르다. 서로 다른 개성이 결합해 독특한 개성으로 재탄생한 결과가 더블유의 음악세계인 셈이다.

디지털 밴드 더블유는 이처럼 자신들만의 방식대로 끊임없이 진화 발전하고 있다.

tongil77@sportsworldi.com

사진=김상훈, 와이, 배영준, 한재원(사진 왼쪽부터). 오피스에이트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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