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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연생] 한류의 중국 자본 유입 약일까, 독일까

입력 : 2016-03-03 11:08:12 수정 : 2016-03-03 11:08: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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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준호의 연예계생태보고서] 국내 대중문화계에 중국 자본 바람이 불고 있다.

업계 관계자들은 너도나도 중국 진출은 물론, 중국 자본 영입을 위해 발바닥에 땀이 나도록 뛰고 있다. 그런데 곳곳에서 잡음도 들린다. 특히 국내 한류의 대표 분야인 방송계에서 두드러진다. 중국에 진출한 예능 프로그램이 잘 방영되다가 제작이 중단되고 최고의 인기 드라마가 판권 헐값 수출 논란에 창작의 자유를 침해한 과도한 내용 수정까지 시끄럽다.

먼저, 중국 후난TV에서 방영 중이던 중국판 ‘아빠 어디 가’의 네 번째 시즌이 돌연 중단됐다. 중국 당국이 스타들의 미성년자 자녀들을 출연시키지 말라는 명령을 내리면서 벌어진 일이다. 중국 인터넷 TV를 통해 방송되면서 신드롬에 가까운 인기를 모았던 SBS ‘별에서 온 그대’도 마찬가지. ‘별에서 온 그대’는 지난 2월29일부터 안휘위성TV에서 전파를 타고 있다. 그런데 이 드라마의 국내 제작사인 HB엔터테인먼트가 고작 5∼6억원에 판권을 넘겨 헐값 논란이 일었다. 여기에 현지에서 외계인과 도깨비는 방송에서 나오지 못한다는 규정 때문에 내용이 대폭 수정됐다는 사실이 알려져 또 다른 논란으로 이어졌다.

요즘 지상파와 케이블을 막론하고 예능프로그램이나 드라마는 중국 수출을 염두에 두고 제작된다. 제작비 역시 중국 자본에서 대거 충당하고 있는 상황. 그렇기 때문에 중국의 눈치를 보지 않을 수 없다. 얼마 전 가요계 역시 중국 눈치 보기로 곤욕을 치렀다. JYP 소속 걸그룹 트와이스의 대만 국적 멤버인 쯔위가 MBC ‘마이리틀텔레비전’에 출연했을 때 대만 국기를 흔들었다는 것이 중국에 알려지면서다. 중국의 사업 파트너와의 관계 때문이었는지 JYP는 열여섯 살에 불과한 쯔위를 내세워 공개 사과에 나섰다가 국내에서 거센 역풍을 맞았다.

최근 한 프로그램은 중국 측을 의식한 방송사의 압력으로 제작에 차질을 빚기도 했다는 소식이 파다하게 퍼졌다. 중국 측을 자극할 수 있는 내용이 들어가 있었기 때문이다. 중국 측의 지적이 없었음에도 지레 자체 검열에 나선 방송사의 행태가 빚은 촌극이다. 대중문화 콘텐츠에 자본은 필수다. 광대한 중국 시장과 막강한 현지 자본을 이용할 때 한류에 약이 될 순 있다. 하지만 콘텐츠 제작에 필수적인 상상력을 제한하는 검열은 한류에 독이 될 수 있다.

<연예문화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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