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계 관계자들은 너도나도 중국 진출은 물론, 중국 자본 영입을 위해 발바닥에 땀이 나도록 뛰고 있다. 그런데 곳곳에서 잡음도 들린다. 특히 국내 한류의 대표 분야인 방송계에서 두드러진다. 중국에 진출한 예능 프로그램이 잘 방영되다가 제작이 중단되고 최고의 인기 드라마가 판권 헐값 수출 논란에 창작의 자유를 침해한 과도한 내용 수정까지 시끄럽다.
먼저, 중국 후난TV에서 방영 중이던 중국판 ‘아빠 어디 가’의 네 번째 시즌이 돌연 중단됐다. 중국 당국이 스타들의 미성년자 자녀들을 출연시키지 말라는 명령을 내리면서 벌어진 일이다. 중국 인터넷 TV를 통해 방송되면서 신드롬에 가까운 인기를 모았던 SBS ‘별에서 온 그대’도 마찬가지. ‘별에서 온 그대’는 지난 2월29일부터 안휘위성TV에서 전파를 타고 있다. 그런데 이 드라마의 국내 제작사인 HB엔터테인먼트가 고작 5∼6억원에 판권을 넘겨 헐값 논란이 일었다. 여기에 현지에서 외계인과 도깨비는 방송에서 나오지 못한다는 규정 때문에 내용이 대폭 수정됐다는 사실이 알려져 또 다른 논란으로 이어졌다.
최근 한 프로그램은 중국 측을 의식한 방송사의 압력으로 제작에 차질을 빚기도 했다는 소식이 파다하게 퍼졌다. 중국 측을 자극할 수 있는 내용이 들어가 있었기 때문이다. 중국 측의 지적이 없었음에도 지레 자체 검열에 나선 방송사의 행태가 빚은 촌극이다. 대중문화 콘텐츠에 자본은 필수다. 광대한 중국 시장과 막강한 현지 자본을 이용할 때 한류에 약이 될 순 있다. 하지만 콘텐츠 제작에 필수적인 상상력을 제한하는 검열은 한류에 독이 될 수 있다.
<연예문화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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