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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메모] 삼성화재의 절박함…그로저도 이해한 혹사논란

입력 : 2016-02-04 07:00:00 수정 : 2016-02-03 22:42: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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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월드=대전 권기범 기자] “못 뛰겠다는 선수를 내보낼 수는 없어요.”

임도헌 삼성화재 감독이 외부의 시선에 아쉬움을 표현했다. 바로 외국인 주포 괴르기 그로저(32)의 혹사논란에 대한 솔직한 상황설명이다.

최근 그로저는 무릎 건염으로 정상적인 경기 출전이 어렵다. 지난달 26일 OK저축은행전 이후 통증이 발생했고 검진결과 오른 무릎 건염이라는 소견을 받아 사흘을 쉬었다. 그러다 지난 1일 한국전력전에 앞서 그로저는 “충분히 출전할 수 있다”는 의견을 전달해와 임도헌 감독은 출전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그런데 당시도 정상적으로 플레이를 하지 못했고, 임 감독은 그로저를 경기도중 불러들였다. 구단 측은 계속된 통증에 불안감이 들었고, 한국전력전 후에는 MRI 정밀검진까지 실시했지만 다행히도 더 이상의 추가질환은 없었다.

3일 대전 홈 대한항공전에 앞서 임도헌 감독은 이런 일련의 상황을 설명하며 “외국인 선수가 아파서 못 뛰겠다는데 어떻게 내보내느냐, 본인이 뛸 수 있다고 해야 뛰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로저는 피로누적으로 인한 근육 염증과 함께 석회가 발생해 무릎을 굽힐 때마다 통증이 발생하고 있다고 한다. 휴식이 필요하고 치료도 어렵지 않지만 자칫 만성화의 위험성이 있다. 단기간이 아닌 장기적으로 누적된 부하로 인해 발생한다. 있는 힘껏 점프해 스파이크를 날리는 공격수에겐 언제 어느 때든 찾아올 수 있는 부상인 셈이다. 통증 정도는 개인차가 크다.

임 감독도 난감하다. 외국인 주포 의존도가 높은 삼성화재로서는 그로저 없이 잔여 경기를 치른다면 승리확률이 낮을 수밖에 없다. 하지만 성적보다 중요한 것이 선수의 몸관리고, 때문에 임 감독은 남은 시즌 그로저의 출전여부는 전적으로 본인의 의사에 맡기기로 했다.

이날 대한항공전도 경기 직전 그로저의 의사를 수용하기로 했다. 그로저는 웜업 후 출전이 가능한지 여부를 알리겠다고 했고, 임 감독은 경기 직전까지 스타터 명단을 작성하지 않았다. 그로저는 “괜찮다”는 표현을 했고, 개시와 함께 코트에서 자리를 잡았다. 그제야 임 감독은 라이트 포지션에 김명진 대신 그로저의 이름을 명단에 쓸 수 있었다. 

그로저로서는 더 이상 패했다간 한 시즌 농사가 마지막이라고 알고 있었다. 책임감도 컸다. 뛸 수 있다면 뛰는 게 맞다고 스스로 판단했다.

그리고 그로저는 투혼을 보여줬다. 절뚝이면서 33득점을 올려 삼성화재의 3-1 승리를 이끌고 3연패를 끊었다. polestar174@sportsworldi.com 사진 OS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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