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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연생] 동아시아 예능 표절 잔혹사

입력 : 2016-01-12 21:09:01 수정 : 2016-01-12 22:44: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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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준호의 연예계생태보고서] 과거 일본 예능프로그램을 무단 모방했던 한국이 이제는 중국에게 무단 표절하지 말라고 엄포를 놓는다.

대한민국 예능프로그램 발전사는 일본 예능프로그램 베끼기나 다름 없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일본 대중문화 개방 이전까지는 인터넷도 없었기에 표절했는지 여부를 파악하기 어려웠다. 그 때도 방송사에서 일하는 이들 사이에서는 공공연한 비밀이었다. 하지만 일본 대중문화 개방이 이뤄지고 인터넷이 대중화 하면서 국내 예능프로그램 제작진의 이러한 일본 베끼기는 점점 어려워졌다.

하지만 여전히 이러한 표절은 최근까지도 지적이 나온다. 일본 예능프로그램과 유사한 포맷, 진행방식, 게임 등으로 일부 방송분들이 지적받은 MBC ‘무한도전’과 SBS ‘런닝맨’이 대표적이다. 누리꾼들은 친절하게 비슷한 구성과 자막으로 이뤄진 화면 캡처까지 해놓으며 표절 의혹을 제기하고 자성을 촉구한다. 그런데 이러한 행태가 중국에서도 나타나기 시작했다. 이 또한 2000년대부터 중국 내 대중문화가 발전하고 한류 열풍이 불면서 시작됐다. 그런데 최근 주목할 만한 사건이 터졌다. 지난 7일 중국 상해 동방위성TV에서 방송한 ‘四大名助 (사대명조)’란 프로그램이 KBS의 예능프로그램 ‘안녕하세요’를 표절한 사실이 알려진 것. 이를 파헤친 주체는 중국 내 누리꾼들이었다. KBS는 즉각 항의의 뜻을 전달하고 방송을 중단하고 정식으로 판권을 구입하라고 요구하고 있다. 

대한민국 예능프로그램 발전사는 일본 것 베끼기뿐만이 아니다. 이를 지적하고 이래선 안된다면서 자성을 촉구했던 대한민국 대중의 양심적인 비판 의식도 함께였다. 이 때문에 이제는 해외 프로그램의 판권을 정식으로 구입하거나 자체적으로 노력을 기울여 새로운 프로그램을 만들고 있다. 중국 내에서도 이러한 비판 의식이 점차 높아지고 있다. 이번 ‘안녕하세요’ 표절 사건은 그렇기 때문에 새로운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중국 대중의 문화 의식이 과거에 비해 발전했음을 보여주고 있기 때문이다.

이번 ‘안녕하세요’ 표절 건이 어떤 결말로 마무리될 지 알 수 없다. 하지만 한국을 넘어 중국에도 퍼지기 시작한 정당한 비판 의식이 한중일 동아시아 3국의 예능 표절 잔혹사의 고리를 끊어낼 것이라는 기대감을 갖게 한다.

<연예문화부 기자>

‘안녕하세요’(사진 왼쪽)를 표절한 것으로 보이는 ‘사대명조’의 장면들 KBS 콘텐츠사업부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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