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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연리뷰] 조승우의, 조승우에 의한, 조승우를 위한 '베.르.테.르'

입력 : 2015-12-29 14:00:38 수정 : 2016-04-11 17:3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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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정아 기자] 이보다 완벽할 수 있을까. 수채화 같은 무대 위에 조승우가 선다. 사랑하는 여인에게 아련한 눈빛만 보냈을 뿐인데 지켜보는 관객의 가슴이 더 시큰하다.

눈빛만으로 관객을 압도하는 배우 조승우가 뮤지컬 ‘베르테르’ 무대로 돌아왔다. 13년 만이다. 사랑의 열병을 앓는 청년 베르테르로 분한 그에게 매 장면 박수가 쏟아진다. 650만 흥행 기록을 쓰고 있는 영화 ‘내부자들’에서 차진 검사 연기로 관객의 마음을 사로잡은 그가 또다시 뮤지컬 팬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베르테르’는 괴테의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 고전 원작을 무대로 옮긴 창작뮤지컬. 대강의 줄거리는 이렇다. ‘약혼자가 있는 여인, 로테에게 점점 빠져든 베르테르는 결국 사랑의 감정을 멈추지 못하고 자신을 파멸에 이르게 한다’는 것. 사실 줄거리만 놓고 보자면 드라마나 소설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신파적 소재에 지나지 않는다.

그러나 괜히 ‘불후의 명작’이 아니다. 독일 문학을 세계무대의 반석 위에 올려놓은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을 원작으로 하고 있는 만큼 대사 하나, 감정 하나 허투루 쓰이는 법이 없다. 오로지 피아노와 바이올린, 첼로, 콘트라베이스 등 현악기만으로 구성된 11인조 실내악 덕분에 극의 서정성도 업그레이드됐다. 

그중에서도 조승우의 밀도 높은 연기는 스토리의 타당성을 부여한다. 섬세하고 폭발적인 감정 연기로 베르테르를 완벽하게 표현한 덕분에 마지막 순간까지 긴장을 놓칠 수 없는 무대가 만들어졌다. 베르테르는 보는 관점에 따라 사랑에 미친 민폐남이 될 수도, 순수하면서도 뜨거운 열정을 가진 청년이 될 수도 있는 캐릭터. 하지만 조승우의 열연은 도덕적 잣대를 들이밀 수 없는 감성의 늪으로 관객을 밀어붙이기 충분했다. ‘조승우의, 조승우에 의한, 조승우를 위한 작품’ 이이라는 생각이 들 정도다.

뮤지컬 ‘베르테르’를 향한 조승우의 애정도 남다르다. 조승우는 2002년 이후 13년 만에 베르테르 역으로 돌아왔다. 23살이었던 그가 36살이 되어 다시 만난 베르테르는 남다른 감동으로 다가왔다. 뮤지컬 ‘베르테르’ 관계자는 “조승우가 지난 10일 올해 첫 공연에서 뜨거운 눈물을 흘렸다”며 “이 작품에 애정이 많은 데다 13년 만의 출연이라 감회가 새로웠던 것 같다”는 후문을 전하기도 했다.

한편, 뮤지컬 ‘베르테르’는 2016년 1월 10일까지 서울 서초동 예술의전당 CJ토월극장에서 공연된다.

cccjjjaaa@sportsworldi.com 사진=CJ E&M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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