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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메모] 일본의 도넘은 '갑질'…흉흉했던 도쿄돔 첫 훈련

입력 : 2015-11-18 20:06:39 수정 : 2015-11-18 21:56: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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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월드=도쿄돔(일본) 정세영 기자〕18일 한국 야구대표팀의 훈련이 진행된 일본 도쿄돔. 대표팀 선수들은 “너무 피곤하다”고 입을 모았다. 한두명의 선수가 아니었다. 이날 훈련에 참가한 선수들 대부분이 똑같이 이 말을 되풀이했다.

그럴만 했다. 이날 대표팀 선수들은 대만 타이베이에서 일본 도쿄로 이동했다. 그런데 비행기 출발 시각이 오전 7시30분이었다. 이에 선수들은 이날 새벽 4시30분에 숙소를 떠나야 했다. 약 3시간의 비행시간 동안 잠시 잠을 청했지만, 피로가 가실리 만무했다. 선동열 투수 코치는 하네다 공항에 도착한 뒤 “정신이 하나도 없다. 정말 피곤해 죽겠다”고 하소연했다.

대표팀 관계자는 “선수들은 야간 경기가 있을 때 2시쯤 잠을 자는 데 사이클이 완전히 무너졌다. 선수들이 대부분 1~2시간 정도밖에 잠을 청하지 못했다”고 귀띔했다. 대표팀 야수조 최고참인 이대호는 “선수생활을 하면서 새벽 4시에 이동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황당해 했다.

더군다나 이날 한국 선수단에 배정된 비즈니스 좌석은 5개였다. 나머지 선수단은 이코노미 클래스로 이동했다. 일반인은 큰 문제가 없지만, 덩치 큰 대표팀 선수들에는 악몽의 비행 시간이었다. 황재균은 “나는 그래도 괜찮았는데, 조상우는 매우 힘들어 했다. 엉덩이가 좌석에 꽉 끼는 듯했다”고 말했다.

공항 도착 후 지정 숙소에 여장을 푼 선수들은 곧바로 도쿄돔으로 이동했다. 다음날 4강전을 앞두고 유일하게 주어지는 연습 시간이라 거를 수 없는 입장이었다. 결국 대표팀 선수들은 숙소에서 약 1시간 정도를 쉰 뒤 도쿄돔으로 나왔다. 김현수는 “2시간 잔 뒤 깼다가, 다시 2시간, 또다시 1시간을 잤다. 정신이 없다”고 긴 한숨을 내쉬었다.

대표팀은 이번 대회에서 일방적인 일정 변경에 시달렸다. 한국과 일본의 4강전은 당초 20일 오후 열릴 예정이었지만, 갑자기 19일로 변경 통보를 받았다. 결승전을 앞두고 하루 휴식을 취하겠다는 공동 개최국인 일본의 ‘꼼수’다. 대표팀은 18일 오후 비행기로 도쿄 입성이 예정됐지만, 어쩔 수 없이 오전 비행기를 타야 해야 했다. 반면, 일본대표팀은 이날 오후 비행기로 도쿄에 도착했고, 오후 8시부터 도쿄돔에서 적응 훈련에 나섰다.

19일 오후 7시 도쿄돔에서 일본과 결승 진출을 다투는 한국은 ‘피로’라는 부담까지 떠안게 됐다. 일본의 도넘은 ‘갑질’에 한국 선수단의 시름만 깊어지고 있다. niners@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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