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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연생] 멜론의 상생 전략, 악어의 눈물인가?

입력 : 2015-10-13 10:15:48 수정 : 2015-10-13 10:15: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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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준호의 연예계생태보고서] 국내 최대 음악사이트인 멜론이 자신들의 상생 전략에 대한 대대적인 홍보 자리를 마련했다.

신원수 대표와 이제욱 본부장 등 멜론의 고위 임원들이 직접 발표에 나선 지난 12일 기자간담회에서는 멜론이 10년 이상 축적한 빅데이터를 바탕으로 새로운 시도에 나서고 있음을 확인하는 자리였다. 지난 2004년 야심차게 출발한 멜론은 가요계 음원 유통에서 갑의 위치에 올라선지 오래다. 점유율은 물론, 시장에 미치는 영향력 역시 막대하다.

현재 2800만 명이라는 고객을 확보한 멜론. 이들이 어떤 음악을 소비하고 어떤 가수를 선호하는지 멜론은 고스란히 빅데이터로 축적해왔다. 멜론은 바로 이 빅데이터를 기반으로 1년 전부터 새로운 시도에 나섰고 이날 기자간담회는 이를 알리는 자리였다. 빅데이터를 기반으로 고객 맞춤형 음악 서비스를 강화하고 공연, MD상품 등 음원 유통 외에 다양한 콘텐츠 유통이 가능한 플랫폼을 만들었고 또 만드는 중이라는 설명이었다.

공짜로 음원을 다운받던 시절, 국내 최초로 유료 음원 사이트로 출발한 멜론. 정액제를 내세운 저렴한 가격이었지만 음원 유료화 추세에 맞춰 발빠른 행보를 보였기에 음원 시장을 선점할 수 있었다. 음악 유통이 CD에서 음원으로 급속하게 변하면서 많은 가수와 제작자들은 CD와 비교하면 형편 없는 수익을 가져가야 했다. 이러한 현실을 바꾸기 위한 가수나 제작자들의 노력이 없진 않았지만 턱없이 부족했다. 멜론 역시 음원 가격 인상에는 무심했다. 올리기도 쉽지 않았다. 일단, 멜론은 저렴한 가격에 익숙해진 소비자들의 저항을 내세웠다. 이는 반은 맞고 반은 틀리다. 이미 무료에서 유료로 음원 소비행태를 바꾼 멜론이다. 소비자들의 저항이 없다고 할 순 없어도 가격을 인상하면 멜론의 일시적 수익 하락은 받아들일 수 없었을 것이다.

하지만 어떤 기업이든 시장을 죽이면서 성장할 수 없다. 황금알을 낳는 거위의 배를 가르면, 영원히 황금알을 얻기 어려운 법. 가요계에서 음원 외에 해외 공연 등을 통해 수익을 올릴 수 있는 한류 아이돌이 아니면, 살아남기 어렵게 된지 오래다. 가요계는 이제 대중에게 ‘무한도전’과 8090 추억 외에는 새로운 음악을 소비시키기 어려운 구조가 됐다. 그런 가운데 멜론 역시 새로운 돌파구가 필요하게 됐다. 멜론으로서는 대중이 그나마 가격이 높은 음원 다운로드보다 더 저렴한 스트리밍으로 음악 소비 형태를 바꾼 현실에 네이버 뮤직 등 새로운 외부의 도전에까지 직면했다.

멜론의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가장 눈에 띄는 것은 ‘멜론 쇼핑’이었다. 가수나 가요 제작자들이 스타 마케팅의 일환으로 펼치는 MD 상품을 유통하고 판매할 수 있는 플랫폼이다. 신원수 대표는 “판매수수료 외에는 없다. 가수나 기획사들에게 수익이 돌아갈 수 있도록 만들었다”고 설명했다. 시장이 점차 죽어가고 있는 상황에서 멜론이 뒤늦게 내놓은 상생 전략 중 그나마 가수나 제작사들에게는 멜론 쇼핑이 더 도움이 될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슬픈 현실이다.

<연예문화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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