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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이드인터뷰] LG 류제국 "다음 시즌, 진짜 류제국으로 돌아올 것"

입력 : 2015-10-04 10:13:36 수정 : 2015-10-04 14:57: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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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월드=박인철 기자〕‘승리요정에서 불운의 아이콘으로.’

KBO리그 3년차를 맞은 류제국(32·LG)에게 올 시즌은 그야말로 천국에서 지옥으로 떨어지는 기분이었다. 미국생활을 마치고 돌아온 2013년, 리그 데뷔전에서 승리를 따낸 직후 승승장구하며 승률왕까지 차지했던 류제국이 올 시즌엔 14경기 연속 무승의 늪에 빠지는 등 단 4승(9패)에 그쳤기 때문. 최근 스포츠월드와 만난 류제국은 “이토록 안 풀리는 시즌도 있구나 생각이 들더라. 야구를 시작한 지 23년째인데 그렇게 길게 승리 못 한 적이 없었다”라며 답답했던 속내를 털어놨다. 그러나 그의 시즌은 이미 끝났다. 모든 아쉬움을 뒤로하고 다음 시즌을 절치부심의 해로 바꾸겠다는 그의 속내를 들여다봤다.

부진, 불운… 모든 것이 핑계 94일간의 무승. 기자가 첫 질문으로 “스트레스가 많은 시즌이었겠다”고 묻자 류제국은 고개를 끄덕이며 “지독하게 (스트레스를) 받았다. 혼자 있으면 우울하고 생각이 안 좋은 쪽으로 번져서 (지더라도) 야구장에 있는 것이 더 행복할 정도였다. 답답한 감정도 동료들과 얘기를 나누면서 푸는 수밖에 없었다”고 대답했다.

돌이켜보면 류제국의 올 시즌은 지독할 정도로 긴 불운과 부진의 연속이었다. 지난 6월10일 두산전 승리를 끝으로 무려 94일 동안 승리 추가에 실패했다. 물론 그가 못 던져서 승리하지 못한 적도 있지만 상대 에이스급과의 대결, 타선의 침체 등 여러 가지 악재도 동반됐다. 13번 선발 등판해 7번의 퀄리티스타트를 기록한 것이 그 방증이다. 1실점 경기도 4번이나 있었지만 ‘승리 요정’은 무심하게 그를 지나쳤다.

류제국은 “어느 정도로 답답했느냐면 이기고 있어도 불안했다. 또 뒤집히진 않을까 걱정이 들었고 그러다 보니 작은 부분에도 예민해졌다. 그렇게 석 달이 흐르더라”면서 “지난 시즌이 끝나고 3일 만에 아팠던 무릎 수술을 받았다. 원래 12월 셋째 주면 훈련을 시작해야 하는데 재활과 회복 때문에 제대로 하질 못하니 몸이 확실히 만들어진 느낌이 아니었다. 그런 상태로 시즌에 들어섰는데 투타 조화도 안 맞고 상대 에이스 투수와의 대결도 많으니 부담이 쌓인 모양이다. 하지만, 못할 때의 이유는 누구에게나 수만 가지다. 결국 결과로 말해야하는 것이 프로 아닌가. 그냥 내가 못했던 시즌”이라며 고개를 숙였다.

LG는 신바람이 필요해 사실 지난 시즌에도 류제국의 출발은 좋지 않았다. 개막 10경기 만에야 승리를 추가했다. 그러나 류제국은 뒷심을 발휘하며 결국 9승을 챙겼고 LG도 후반기 반전 드라마를 쓰며 2년 연속 포스트시즌 진출에 성공했다.

그러나 올 시즌 LG와 류제국은 모두 기적의 후반기를 연출하는 데 실패했다. 투수진은 리그 평균자책점 2위(3일까지 4.64)에 오르며 선방했지만 타선은 타율 9위, 득점권 타율 10위 등 침묵이 길었다.

류제국은 팀의 반전이 일어나지 못한 것에 대해, “지난 시즌과 올 시즌의 차이점은 반전의 계기를 살리지 못한 것이다. 지난 시즌도 출발은 안 좋았지만 후반기에 몇 번 역전승이 이어지면서 분위기가 우리 쪽으로 온다는 느낌이 있었다. 그러나 올 시즌에는 투수나 타자나 제대로 살리질 못했다. 우리 팀은 신바람이 나야 사는 팀인데… 선수들 모두 책임을 통감한 시즌”이라 자책했다.

다음 시즌 진짜 류제국 나옵니다 류제국은 “중요한 것은 팀과 나 자신 모두 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않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올 시즌 유강남과 주로 호흡을 맞췄는데 결과가 좋은 적도, 나쁜 적도 있었다”면서 “강남이가 정말 깍듯하고 예의가 바른 후배다. 그런데 경기할 때도 고참 투수가 나오면 주로 맞춰주려고만 한다. 그래서 강남이에게 ‘경기할 때 네가 요구하고 싶은 공이 있으면 요구해라. 투수에게만 의지하다가는 결과가 안 좋을 때 네 탓을 할 수도 있다. 우리가 처음 호흡을 맞춰보는 것인 만큼 서로 대화를 많이 하면서 다음 시즌에는 실수를 반복하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한다”고 전했다.

류제국은 다음 시즌을 오매불망 기다리고 있다. 그는 “시즌 끝나면 일단 푹 쉬고 싶다. 마음에 안정이 필요하다”고 웃으며 “무승 기간 동안 스트레스도 심했지만 배운 것도 많다. 마인드 컨트롤, 볼 배합이나 타자들 대응 요령이 늘었다. 다음 시즌에 빨리 써먹고 싶다. 이 아쉬움을 승화시켜 나의 장점으로 만들겠다. 다음 시즌 진짜 류제국의 모습을 보여주고 싶다”고 힘주어 말했다.

club1007@sportsworldi.com 사진=OS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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