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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메모] 박병호·테임즈 주연의 블록버스터 ‘한여름 밤의 목동 빅뱅’

입력 : 2015-08-12 10:27:59 수정 : 2015-08-12 10:27: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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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월드=목동 정정욱 기자〕 ‘한여름 밤의 목동 빅뱅.’

지난 11일 목동구장에서 열린 KBO리그 넥센-NC전은 29세 동갑내기 ‘토종거포’ 박병호(넥센)와 ‘최고외인’ 테임즈(NC) 주연의 한 편의 블록버스터 영화를 보는 듯 했다. 일명 ‘한여름 밤의 목동 빅뱅’. 이날 양팀 4번 1루수로 선발 출전한 이들은 마치 약속이나 한 듯 각자가 세울 수 있는 대기록을 주거니 받거니하며 릴레이를 이어갔다.

서막은 테임즈가 열었다. 올 시즌 타격 전 부문에서 최상위권을 휩쓸고 있는 만큼, 이날 역시 매섭게 방망이를 돌렸다. 2회초 선두타자로 나서 깔끔한 중전 안타로 포문을 연 데 이어, 2-2로 맞선 3회초 무사 2루 상황에서는 넥센 선발 송신영의 시속 116km 커브를 걷어올려 우측 담장을 넘기는 비거리 110m 투런 홈런(시즌 36호)을 터뜨렸다. 아울러 이 홈런으로 100득점을 올리며, 올 시즌 첫 번째이자 역대 14번째로 100득점-100타점도 달성했다. 5회초에는 넥센 수비 시프트의 덕을 톡톡히 보며 좌전 3루타를 날리면서 사이클링 히트의 조짐도 보였다.

박병호 역시 가만 있지 않았다. 팀이 5-6으로 뒤진 5회말 1사 1·2루 상황에서 타석에 선 박병호는 NC 선발 이민호의 147㎞짜리 직구를 받아쳐 우중간을 가르는 비거리 125m 역전 투런 홈런(시즌 39호)을 쳤다. 이 홈런으로 KBO리그 역대 76번째로 통산 500득점을 달성했다. 이에 테임즈도 자극을 받았는지, 팀이 6-7로 뒤진 6회초 넥센 불펜 김정훈을 상대로 중앙 펜스를 맞히는 큼직한 타구를 날렸고, 빠른발을 이용해 여유있게 2루에 도달했다. 통산 18호 사이클링 히트이자 전인미답의 ‘한 시즌 두 차례 사이클링 히트’ 기록이 달성되는 순간이었다.

이어 박병호의 반격이 다시 시작됐다. 팀이 7-9로 뒤진 8회말 선두타자로 나서 NC 불펜 김진성의 시속 146㎞짜리 직구를 통타해 좌중간 담장을 넘기는 비거리 120m 솔로 아치(시즌 40호)를 기록한 것. 지난해 52홈런에 이은 2년 연속 40홈런으로, 이 기록은 2002∼2003년 이승엽(삼성)·심정수(당시 현대) 이후 KBO리그 통산 3번째다.

이렇듯 이날 경기는 테임즈의 올 시즌 첫 ‘100득점-100타점’·박병호의 ‘통산 500득점’·테임즈의 ‘한 시즌 두 차례 사이클링 히트’·박병호의 ‘2년 연속 40홈런’을 연신 쏟아내며, ‘명품 경기의 품격’을 제대로 보여줬다. 경기 후 취재진과 만난 테임즈는 “박병호보다 더 잘해야겠다는 경쟁의식은 느끼지 않는다”며 “그런 것보다는 내가 안타 치고 나가서 1루수인 박병호를 만나고, 반대로 박병호가 안타를 치고 1루수인 나를 만나는 것이 재미있고, 그런 상황을 즐기려 한다”고 했다. jjay@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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