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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입력 2015-05-29 13:17:19, 수정 2015-07-30 11:32:01

    [용부장 칼럼] KBS 홍보? 폭로 드라마 '프로듀사'

    • 아시아 최고 스타 김수현을 비롯해서 차태현, 공효진 등이 KBS PD를 연기한다. 이들은 여의도 KBS 신관 등에서 촬영을 진행하며 주변 일대를 ‘관광지’로 만들고 있다고 한다. 요즘 KBS에서 힘주어 홍보하고 있는 드라마 ‘프로듀사’ 이야기다. 실제 KBS 예능국에서 일어날 수 있는 일들을 드라마로 각색했다. KBS 서수민 CP가 직접 연출에 참여하고 있기 때문에 현실감이 높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혹자는 이 드라마가 지나치게 KBS를 홍보한다고 우려한다. 그런데 오히려 KBS 숨기고 싶은 민낯을 그대로 드러내고 있다는 생각은 안 해 보는지. 이런 관점에서 드라마에서 주목할 만한 인물은 장인표 국장(서기철)과 김태호 CP(박혁권), 즉 KBS의 간부들이다. 이들은 고액 연봉을 받고 있을 텐데도 하는 일이 거의 없다. 회식 메뉴를 무엇으로 할지 고민하는 것이 이들의 주된 회의다. ‘열린음악회’ 김홍순 PD(김종국)은 이런 국장에게 잘 보여 조금 더 편한 ‘비타민’으로 옮기기 위해 아부를 멈추지 않는다. 이런 코미디 같은 상황들이 실제 KBS에서 일어날 수 있다고 드라마 ‘프로듀사’는 알리고 있다.

      능력 있는 인물들은 KBS를 떠난다. ‘프로듀사’도 언급한 바 있는 KBS 출신 나영석PD가 얼마 전 백상예술대상에서 TV부문 대상을 차지했다. 역시 KBS 출신 김원석 PD도 회사를 떠나 ‘미생’으로 연출상을 탔다. KBS 아나운서였다가 프리랜서를 선언한 전현무도 물 만난 듯 각 방송사에서 활약하며 역시 백상에서 트로피를 받았다. 이렇게 KBS 출신 능력자들이 밖에 나가서 일을 더 잘하는 이유를 드라마 ‘프로듀사’는 설명한다.

      신입PD 백승찬(김수현)은 고스펙 능력자로 소개된다. PD가 된 후 예능의 역사를 공부할 정도로 집중력이 있고 뛰어난 아이디어를 내놓기도 한다. 이런 그를 ‘허당’으로 만드는 것이 KBS의 도제 시스템이라는 것이다. 능력을 펼치고 싶은 사람은 제약이 많은 회사를 떠나고 능력이 없어도 처세만 잘하면 김태호CP처럼 승진해 억대 연봉을 받을 수 있다. 이것이 ‘프로듀사’가 그리고 있는 KBS의 현실이다.

      과거 한 언론이 최민희 민주당 의원실로부터 제공받은 'KBS 직급별 현원 및 인건비 현황'을 인용, KBS 전체 직원의 57%가 억대 연봉자라고 보도한 적이 있다. 난리가 난 KBS는 ‘9시 뉴스’를 통해서 1억 원 이상 연봉자는 57%가 아닌 35%라고 해명보도까지 했다.

      지금은 1억 연봉자가 더 늘었겠지. 고위직 인건비 비중이 높아지고 있다는 지적에 대해 KBS는 “인적자원에 의해 콘텐츠의 질이 결정되는 방송 산업의 특성상 창의성과 전문성을 요하는 전문인력 비중이 높을 수밖에 없다”고 해명한 바 있다.

      그런데 ‘프로듀사’에서 묘사된 KBS의 고위직들은 창의성과 전문성과는 거리가 멀어도 너무 멀다. 극중 방송 작가가 “KBS 공채 PD들은 프로그램 폐지돼도 월급은 그대로 나오지 않나”라고 술 취해 하소연하는 장면에서 비정규직 방송작가들에게 제작 대부분을 맡겨놓고 놀면서도 월급만 챙기는 KBS 일부 PD들의 모습이 생각나기도 했다.

      드라마라 과장됐을 수도 있다. 그런데 실제가 더 심할수도 있다. 세종시 공무원들처럼 KBS 간부들의 근태 현황을 한번 조사해보면 어떨까. 이런 검증 과정도 없이 KBS는 또 시청료를 올리겠다고 분위기를 잡고 있다. 최성준 방송통신위원장은 최근 KBS라디오에 출연해 “현재 월 2500원인 KBS수신료를 반드시 연내에 4000원으로 60%나 올리겠다”고 알린 바 있다. 시청료를 올리겠다면 광고라도 줄여야 할 텐데. 지금 ‘프로듀사’를 봐라. 온갖 협찬 광고들이 드라마에 쉴 새 없이 등장해 몰입을 방해하고 있지 않나.

      이쯤 되면 ‘프로듀사’는 KBS 홍보 드라마가 아니라 KBS의 현실을 고발하는 폭로 드라마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겠다.

      김용호 연예문화부 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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