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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부장 칼럼] 장동민 vs 김제동, 투표한다면…

입력 : 2015-05-01 11:33:59 수정 : 2015-07-30 14:40: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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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대한민국 전체가 장동민이라는 개그맨을 미워하는 것처럼 보인다. 여성에 대해 막말을 한 장동민과 옹달샘은 ‘사회악’처럼 여겨지고 있다. 이들이 출연하고 있는 방송 광고주들에게까지 항의전화를 독려해 방송 퇴출을 기필코 이뤄내겠다고 실력행사에 나서는 사람들이 있는 지금 현실이 공포스럽다. 혹시 누군가 한 명 극단적인 선택을 하면 이 분노에 대한 자성의 목소리가 나올까.

그런데 인터넷 접속을 끊고 밖에 나가면 공포는 말끔히 사라진다. 주변 사람들에게 장동민에 대해서 물어보면 생각은 자유롭게 엇갈린다. 정말 잘못했다고 말하는 사람도 있고, ‘개그맨이 웃기려고 하다 그런 건데 왜 그렇게 난리야’하며 가볍게 넘기는 사람들도 있다. 어떤 방송 관계자는 그래도 장동민의 인성이 생각보다 괜찮다고 말해주기도 한다. 선량한 척 하지만 뒤에서 험담하는 연예인보다는 그래도 앞에서 할 말 하는 장동민이 훨씬 좋다고 말하는 사람도 있다.

‘무한도전’ 식스맨 후보로도 같이 언급된 적이 있으니 인터넷에서 사랑 받는 MC 김제동과 미움 받는 MC 장동민을 비교해보자. 개그맨으로 웃기는 능력만 따진다면 장동민의 압승. 만약 장동민이 식스맨이 됐다면 ‘무한도전’의 빅 재미를 기대해볼만 했을 것이다. 혹시 김제동이 됐다면 광희보다는 나을까.

그런데 김제동은 JTBC에서 단독 토크쇼도 열어줄 만큼 위상이 높아졌고 장동민은 모든 방송에서 퇴출될 위기다. 이 차이를 만든 것은 단순한 이미지 관리가 아니다. 유머의 대상, 타깃 설정을 잘못한 이유가 더 크다. 장동민은 지금 방송 예능의 주 시청자로 막강한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는 여성들의 심기를 거슬리게 했으니 이렇게 욕을 먹는 것도 어찌 생각하면 당연하다. 김제동을 봐라. 여성의 힘을 애초부터 인지해 오히려 남자에 대한 비하가 아닐까 생각이 들 정도로 여성들을 높이는 말을 꾸준히 해왔다.

사실 김제동도 남자들에게 욕을 좀 먹고 있기는 하지만 그들은 굳이 방송 하차 요구까지는 안한다. 여기서 김제동은 그래도 장동민처럼 극단적인 말은 하지 않았다고 옹호하는 사람이 있겠지만, 김제동도 장동민처럼 과거 한 번 탈탈 털어볼까.

목소리 큰 사람이 이긴다고 했던가. 지금 인터넷 세상에서는 댓글 많이 달면 이기는 것처럼 돼 버렸다. 그런데 인터넷이 세상의 전부가 아니다. 몇몇 적극적인 사람들이 악에 받친 듯 글을 많이 쓰면 여론이 선동될 수 있는 인터넷이 세상의 전부였다면 엊그제 선거에서 진보정당이 패배한 일은 결코 생기지 않았을 것이다.

침묵하는 아니 인터넷에 굳이 댓글 따윈 쓰지 않는 사람들의 힘을 우리는 알아야 한다. 지금 장동민과 김제동의 인기투표를 대국민 선거처럼 해보면 어떨까 한번 상상해본다. 어쩌면 지금 인터넷 반응과는 전혀 다른 결과가 나올지도 모른다.

김용호 연예문화부 부장 cassel@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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