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월드

검색

[SW와이드] 진행형 이승엽 “난 절박했고 창피했다!”

입력 : 2014-10-17 07:00:00 수정 : 2014-10-17 10:28:46

인쇄 글씨 크기 선택 가장 작은 크기 글자 한 단계 작은 크기 글자 기본 크기 글자 한 단계 큰 크기 글자 가장 큰 크기 글자

삼성의 정규리그 4연패의 일등공신은 단연 이승엽(38)이다. 시즌 127경기 출전해 타율 3할8리(506타수 156안타) 32홈런 101타점 장타율 5할5푼7리, 17개의 결승타까지 그야말로 여전히 살아있는 ‘국민타자’의 모습이다. 최고령 3할 30홈런 100타점 고지도 달성했다. 정규리그 최종전인 16일 대구 KIA전은 왼손 중지 부상으로 휴식을 취했지만 사실상 전경기 출장이나 다름없는 체력도 박수를 받을 만 했다. 류중일 감독은 “이승엽이 있어 우승했다”고 극찬했다. 16일 우승 여운에 환하게 웃고 있던 이승엽을 만났다. 전날까지만 해도 긴장된 모습을 보인 이승엽은 우승을 확정한 뒤에는 ‘마음씨 좋은 아저씨’로 돌아와있었다.

절박했다. 또 창피했다=국내 복귀 2년차이던 지난 2013시즌 이승엽은 부진했다. 타율 2할5푼3리 13홈런 69타점. 부진했다고 단정짓기는 못하는 성적이지만 이승엽에겐 달랐다. 은퇴설도 흘러나왔다. 하지만 1년 만에 당당히 부활했다. 이유가 뭘까. 이승엽은 우선 마음가짐이라고 했다. 이승엽은 “작년엔 초반 몸상태도 안 좋았지만 무엇보다 안일함이 있었다. 야구에 대한 집착, 몰두가 부족했다”고 단언했다. 그리고 돌아온 성적표는 초라했고 이승엽은 어느새 마흔에 가까운 자신의 현실을 깨달았다. 이승엽은 “수치심이 들었다. 살기 위해서, 1년이라도 야구를 더 하기 위해서 마음을 바꿨다. 어느새 절박해져있었고, 야구에 대해 공손해졌다”고 되돌아봤다. 이승엽은 “절박했다”는 말을 여러 번 반복했다. 

그리고 현실을 인정하고 타격폼과 스윙궤적을 간결하게 바꿨다. 파워가 예전같지 않다는 점을 깨닫고 스프링캠프에서 수정했다. 물론 쉽지는 않았고 시행착오를 했지만, 5월21일 포항 롯데전(2홈런 4타점) 활약으로 ‘됐구나’ 싶었단다. 이승엽은 “수년간 해온 타격폼이 단기간 바꾼다고 잘 되겠느냐, 되돌릴까 고민했지만 그때부터 올해는 되겠다는 생각이 들더라”고 웃었다.

이승엽에게 아시안게임은=2000년 시드니올림픽 때부터 2008년 베이징올림픽까지 이승엽은 부진에 빠져있다가도 결정적인 상황에서 일을 저질렀다. 한국의 야구팬에 국제대회 이승엽은 전설이다. ‘합법적인 병역브로커’는 그만이 가진 별명이다. 그리고 지난 4일 폐막한 인천 아시안게임에서 한국 야구대표팀은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이승엽은 “다 지켜보지는 못했다. 하지만 문자중계라도 꼬박꼬박 보면서 승패는 챙겨봤다”며 “다들 참 잘해줬다”고 후배들을 칭찬했다.

특히 이승엽은 야구에 국한되지 않고 여러 종목 경기를 지켜봤다고 했다. 이승엽은 “배구, 농구 등 다른 종목도 많이 봤는데 금메달 순간은 가슴이 울컥울컥하더라”며 “그 선수들이 금메달까지 가기 위해 얼마나 많은 노력을 했고, 고생을 했을까 생각하면 울먹여진다”고 전 종목 선수에 박수를 보냈다. 그리곤 “나이가 드니 예민해지나보다. 이젠 약해졌나보다”고 민망한 듯 머리를 긁적였다.

올 시즌 점수는? 99점!=간단명료하게 올 시즌 스스로 점수를 매겨달라고 물었다. 이승엽은 1초의 망설임없이 “99점”이라고 했다. 본인 역시 이렇게 타격감이 살아날 줄은 전혀 예상하지 못했고, 지금도 신기하다고 했다. 하지만 100점 만점은 줄 수 없었다. ‘-1점’은 인천 아시안게임 휴식기 이후 다소 부진했다는 게 이유였다. 막판 5연패까지 당하는 등 주춤했던 삼성은 지난 15일 대구 LG전에서야 우승을 확정했다. 시즌 단 한 경기를 남겨준 상황이었고, 막판까지 치열하게 임했다. 이승엽으로서는 마지막 흔들림이 본인의 탓처럼 느껴졌다. 16일은 우승 이튿날이었고, 이승엽은 “언제해도 우승은 기분이 좋다. 맨날 자도 자도 피곤한데 어젯밤은 잠도 안오더라”고 활짝 웃었다. 이승엽은 “한국시리즈도 무조건 우승이다. 정규리그 우승을 했으니 잘해야 본전이다. 1위를 하면 분명히 유리한데 어떡해서든 우승해야한다”며 “잘 준비해서 1차전 첫 타석에서 자신감 있는 스윙을 하겠다”고 다짐했다. 

대구=권기범 기자 polestar174@sportsworldi.com

[ⓒ 세계비즈앤스포츠월드 & sportsworldi.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많이 본 뉴스

연예 스포츠 라이프 포토

연예
스포츠
라이프
포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