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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W인터뷰] ‘국내 유일’ 이미옥 하키 국제심판위원장 ‘도전과 개척’ 스토리

입력 : 2014-08-04 20:17:47 수정 : 2014-08-04 20:17: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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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최초 하키 국제심판위원장’이란 거대한 타이틀을 거머쥔 평범한 교사 이미옥(52·온양한올중)씨. 비가 올듯 말듯 얄궂은 날씨가 이어진 4일 태릉선수촌에는 각 종목 대표팀 선수단이 오는 9월 개막하는 2014 인천 아시안게임을 대비해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이런 가운데 선수촌 내 챔피언하우스는 하키 남녀 대표팀 선수단은 그라운드가 아닌 책상에 앉았다. 바로 소청교육, 즉 국제 대회에서 심판 판정에 대처하는 방법을 습득하기 위한 것이었다. 이날 강단에는 올림픽에만 세 차례 참여하는 등 화려한 심판 경력을 가진 이미옥 위원장이 올랐다. 스포츠월드는 한국 여자 하키 개척자로 불리는 이미옥 위원장을 만났다.

●선생님?… 여자 하키 핵심 인물!

그의 경력을 살펴보고 감탄사가 쏟아진다. 대한하키협회 공인심판으로 25년간 활동한 이 위원장은 아시안게임 4회, 월드컵 3회 출전은 물론, 1992 바르셀로나, 2000 시드니, 2004 아테네 올림픽까지 굵직한 국제대회 심판으로 활동했다. 여기에 지난 해 아시아에서 단 2명. 국내에서는 유일한 여자 필드하키 국제심판위원장에 이름을 올렸다. 그는 어떻게 하키 심판의 길을 걸었을까. 이 위원장은 “운동이 너무 좋았다”며 “고2 때 처음 하키와 인연을 맺었다. 당시 (필드) 하키가 올림픽 정식종목으로 채택됐고, 학교에 하키부가 창단됐다. 교장 선생님 권유로 시작했다”고 밝혔다. 사실 이 위원장은 초등학교 시절부터 농구, 탁구, 핸드볼 선수로 활동했지만 그 때마다 부모님의 반대로 그만뒀다. 하지만 하키에 대한 열정은 어느 누구도 막을 수 없었다. 이 위원장은 “하키 스틱을 잡으면 잡을 수록 그 매력에 빠졌다”며 “그 열정을 인정하셨는지, 아버지가 결국 운동을 허락하셨다”고 웃었다. 늦은 시기에 하키를 접했지만, 급성장을 거듭했다. 그리고 1981년 1월4일 대한민국 첫 여자 하키 대표팀에 이름을 올리며 태릉선수촌을 입소했다. 그리고 초대 주장으로 활동했다. 첫 대표팀에 첫 주장, 그리고 첫 국제심판위원장까지 그녀는 대한민국 여자 하키의 핵심 인물이었다.

●좌절, 희망, 그리고 개척!

장밋빛 미래를 꿈꿨지만 이 위원장 역시 부상이라는 암초에 부딪혔다. 그녀는 “하키 스틱을 놓고, 교사의 길을 준비했다. 이런 와중에 대한하키협회에서 심판을 제안했다”며 “심판 인프라가 부족했지만, 이를 계기로 하키와의 인연이 다시 시작됐다”고 전했다. 이 위원장은 이후 아르헨티나로 건너가 응시한 국제 심판 자격 시험에 합격했다. 이후 종횡무진 하키 필드를 누볐다. 그러면서 대학원에 진학해 박사 과정까지 마쳤다. 그녀의 논문은 하키 심판의 바이블로 통한다.

심판 휘슬을 내려놓고 은퇴를 선택한 이 위원장은 2011년 국제하키연맹으로부터 심판위원장 제안을 받았다. 영어 때문에 고민했지만 이 위원장은 새로운 도전을 시작했다. 그녀는 “영어 공부에 매진했다. 독학과 함께 학원도 찾았다. 배운 영어는 필드에 나가 실전에 활용하면서 습득했다. 아직 부족하지만 영어로 프리젠테이션은 한다”고 미소를 지었다. 이 위원장은 이번 인천아시안게임에서도 심판위원장으로 필드에 나선다.

●‘지도’보다는 ‘안내’하고 싶은 선배 되고파.

이 위원장에게 목표가 있다. 바로 후배 양성이다. 한국에 하키 국제심판은 5명에 불과하다. 여자부 경기는 여자 심판이 나서야 하지만, 국내에서는 남자 심판 도움을 받아야 한다. 이 위원장은 “한국 하키의 숙제 중 하나가 심판 양성”이라며 “국내 심판이 많은 국제대회에 참가하면 하키 흐름을 파악하고 정보를 교류하는 데 큰 도움된다. 하키가 발전하기 위해서는 심판의 질 뿐만아니라 양적 향상이 동반돼야 한다”고 전했다. 그는 이어 “지금까지 선수, 심판, 심판위원장을 하면서 끈을 놓지 않고 공부했던 이유는 바로 후배에게 ‘방향’을 잡아주는 선배가 되고 싶었다”며 “기술 전술 뿐만 아니라 경험을 통한 노하우를 전해주는 선배가 되고 싶다”고 향후 목표를 향해 달려가겠다는 뜻을 전했다.

태릉선수촌=글·권영준, 사진 김두홍 기자 young0708@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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