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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스타] '소녀괴담' 한혜린 "'사람' 연기하는 배우 될래요"

입력 : 2014-07-03 11:29:21 수정 : 2014-07-03 11:29: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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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는 결국 캐릭터 싸움이라고 했던가.

최근 한혜린의 행보가 눈부시다. 얼마 전 종영한 MBC 드라마 ‘기황후’에서 비운의 고려인 후궁 박씨로 열연하더니, 영화 ‘소녀괴담’에선 매력적인 일진 역을 맡아 현대극과 사극을 오가며 색다른 매력을 선사하고 있다.

사실 냉정하게 말하면 두 작품에서 한혜린이 맡은 배역의 비중은 조연 이하. 하지만 그녀의 아우라만큼은 주연을 압도하는 그 이상을 보여줬다. 심지어 ‘소녀괴담’ 언론시사회 이후 진행된 기자간담회에선 유독 한혜린에게만 질문이 쏟아질 정도. 그녀에 대한 관심은 예사롭지 않다.

한혜린은 감성공포 ‘소녀괴담’에서 한 번 찍으면 끝장을 보는 여자 일진 현지를 맡아 열연했다. 친구들을 주도해 반 학생들을 괴롭히는 인물로, 분명 악역이지만 묘하게 끌리는 캐릭터를 만들어냈다. ‘일진이 이렇게 매력적이어도 되나’ 싶을 정도로, 그녀의 캐릭터 소화력만큼은 ‘대한민국 No.1’이라고 해도 무방할 정도였다.

“사실 처음부터 현지를 일진이라고 설정하지 않았어요. 그저 한 고등학교에 다니는 여학생 현지로 접근했던 것 같아요. 무조건 그녀를 악하게만 그려내고 싶지는 않았거든요. 그녀도 그럴만한 이유가 있고, 또 너무 못된 캐릭터로 만들면 관객들이 공감하지 못할 것 같았어요. 영화 속에만 존재하는 인물보단, 현실에 있을 법한 인물이 좋잖아요. 그래서 악하기보단 강한 여자 현지를 그려내고자 했죠.”

‘소녀괴담’은 로맨스와 공포, 유머 등이 적절히 조합된 감성공포를 표방하고 있다. 덕분에 무섭기만 했던 공포영화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 관객들이 쉽게 영화에 접근할 수 있도록 배려했다. 그러한 점이 ‘소녀괴담’의 강점이라고 할 수 있다. 물론 캐릭터들도 독특하다. 귀신을 보는 남자, 소녀귀신, 여자 일진, 도사 등 다양한 캐릭터들이 등장한다. 한혜린은 그중 어떤 매력에 끌려 ‘소녀괴담’에 출연했을까.

“저는 캐릭터에 끌렸던 것 같아요. 물론 ‘소녀괴담’이 장르가 독특하다는 점도 작품을 선택하게 된 이유 중 하나이긴 하죠. 하지만 저는 시나리오를 봤을 때, 제 눈엔 현지밖에 들어오지 않았어요. 너무 매력적이었고, 굉장히 욕심났던 캐릭터였죠. ‘소녀괴담’에서 현지를 만난 건, 그야말로 운명인 것 같아요(웃음).”

한편, 한혜린의 행보가 남다른 이유는 역주행을 즐긴다는 것. 작품을 하면 할수록, 점점 배역의 나이가 어려지곤 한다. 이번 작품에선 성인 연기자임에도 교복을 입으며 학생시절로 돌아갔다. 분명 일반적이지 않은 행보임엔 틀림없었다.

“굉장히 즐겁고 감사한 일이죠(웃음). 보통 나이가 들면, 맡게 되는 역할도 나이가 들기 마련이잖아요. 운이 좋게도 고등학생 역할을 맡고, 교복까지 입게 되니, 저로선 영광이란 말밖에 나오지 않아요. 의상도 생각보다 잘 어울려서, 저도 살짝 만족감을 느끼고 있고요(웃음).”

청춘스타들이 대거 등장하는 만큼 러브라인도 살짝 기대했을법한데. 극중 한혜린 옆에는 항상 ‘학교 짱’ 해철(박두식)이 버티고 있었다. 혹시 한혜린은 박두식과의 러브라인을 기대하지는 않았을까.

“두식이요? 제겐 사랑이 아니었던 것 같아요(웃음). 굳이 설명하자면, 현지에게 해철은 가장 믿는 사람이라고 해야할 것 같아요. 남자가 아닌 그냥 친구로서요. 해철은 현지가 왜 친구들을 괴롭힐 수밖에 없는지를 이해해주는 친구예요. 현지도 그를 믿고, 그에게 믿고 의지하는 관계죠. 그래서 러브라인은 아예 처음부터 생길 수가 없었던 것 같아요.”

‘소녀괴담’ 이야기를 하면서 ‘기황후’도 언급하지 않을 수 없었다. 짧은 출연에도 존재감을 과시했고, 또 탁월한 연기력에 호평도 끊이지 않았기 때문. ‘기황후’는 그녀에게 어떤 의미일까.

“기황후는 저에게 있어 첫 사극이었어요. 51회 중 정말 몇 회 안 나왔는데, 시청자들이 많은 사랑을 보내주셔서 깜짝 놀랐죠. 그때의 소중한 경험은 제 연기에 있어 큰 도움이 됐어요. 첫 사극이었는데, 좋은 평가를 받아 좋은 기억으로 남은 작품이죠.”

작품마다 최선을 다하는 한혜린. 그녀는 앞으로 어떤 연기를 꿈꾸고 있을까.

“개인적으론 강한 작품이 끌려요. 여전사 캐릭터처럼, 강한 액션물을 경험해보고 싶어요. 물론 여성미를 한껏 뽐낼 수 있는 로맨틱 코미디도 탐이 나죠. 하지만 제가 작품을 선택하는데 있어 가장 큰 우선순위는 ‘사람’을 연기하는 거예요. 영화 속 인물도 좋지만, 사람을 연기하는 배우가 되고 싶어요.”

윤기백 기자 giback@sportsworldi.com

사진=김용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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