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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리플레이] 함익병과 '다이버전트'의 상관관계는?

입력 : 2014-04-14 18:14:54 수정 : 2014-04-15 11:25: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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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리우드 영화 ‘다이버전트’를 보면서 논란이 됐던 함익병의 발언이 떠올랐다.

SBS ‘자기야’에 출연하면서 의사란 직업보다 방송인으로 더욱 인기를 모으게 된 함익병은 모 월간지와의 인터뷰에서 했던 발언 때문에 구설수에 올랐다. “여자는 국방의 의무를 다하지 않았으니 3/4만 권리를 행사할수 있다” “병역 의무가 있는 한국, 대만, 이스라엘 중 여자를 빼주는 나라는 한국밖에 없다. 자식을 2명 낳은 여자만 인정해줘야 한다” “독재가 왜 잘못됐나. 플라톤도 독재를 주장했다. 제대로 배운 철학자가 혼자 지배하는 것이 바로 1인 독재다. 더 잘 살 수 있으면 왕정도 상관없다” 등의 발언이 문제를 낳고 말았다. 독재 옹호, 여성 비하 등으로 논란은 커졌지만, 인터뷰 원문을 보면, 나름의 논리가 타당하게 느껴지게 한다. 함익병은 국내 최초 ‘미용 피부과’란 개념을 도입한 병원으로 성공을 거둔 의사이면서 ‘자기야’ 등에서 장모를 친엄마처럼 대하는 매력 만점 사위로 사랑받아왔다. 하지만 이 발언으로 ‘자기야’에서 하차당하고 만다. 

그렇다면 영화 ‘다이버전트’는 어떨까. 가까운 미래의 시카고는 폐허나 다름없다. 100년
전 발생한 전쟁으로 세계는 망해버렸다. 시카고 주위는 거대한 철벽으로 둘러싸여 있다. 그리고 도시 안에서는 다섯 개의 분파가 각자의 영역과 정체성을 유지한 체 사회를 평화롭게 유지해 나간다. 영화는 열여섯 살이 된 트리스(쉐일린 우들리)가 자신의 분파를 선택해야 하는 시점에서 시작된다. 폭력은 생각하지도 못하면서 이타심이 최고 덕목이고 채식만 고집하며 시카고 내에서 농업과 정치를 담당하는 애브니게이션 분파의 부모를 둔 트리스. 그런 트리스는 적성 검사를 받고서 어느 분파에도 속하지 못하는 ‘다이버전트’ 판명을 받고 이를 숨긴 채 폭력과 모험을 사랑하고 시카고 내 국방을 담당하고 있는 돈트리스 분파를 선택한다. 영화의 주요 갈등 구조는 가장 똑똑해서 연구를 담당하고 있는 에러다이트 분파가 에브니게이션 분파를 밀어내고 새로운 도시국가를 건설하려고 하는 음모에서 출발한다. 

함익병의 인터뷰대로 민주주의가 절대 선은 아니며 여성들도 똑같이 국방의 의무를 져야 한다는 논지는 그럴 수 있다고 인정할 수 있다. 인터뷰에도 나오지만 고대 그리스 철학자인 플라톤은 민주주의를 중우정치라고 비판하기도 했다. 또 현대 중국은 엄밀히 이야기해서 민주주의 국가가 아님에도 시스템은 잘 돌아간다. 여성들의 경우, 이스라엘이나 대만처럼 아이를 둘 이상 낳은 경우를 제외하고는 여성들도 군 복무를 해야 하며 의무를 이행하지 않으니 권리도 제한해야 한다는 게 일견 맞는 말 같다.

하지만 플라톤은 철인이 독재하는 사회에서 철인은 공정성과 함께 사유재산이 없어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현대 중국은 민주주의를 실시하지 않아 국민보다는 당 중앙의 눈치만 살피려 한다. 이에 따라 온갖 문제들이 발생하고 있다. 효율적인 국방을 위해 대부분의 국가들에서 징병제는 점차 폐지되고 있다. 여성들을 비롯한 장애인 등 사회적 약자들은 의무를 제대로 이행하지 못하니 모든 권리를 빼앗아야 하는 게 합리적이라는 논리로 귀결된다. 

다시 영화로 돌아가보자. 어느 분파에도 속하지 않는, 현대의 노숙자들조차 챙기려 하는 에브니게이션 분파가 무능하고 쓸데없어 보이는 에러다이트 분파의 수장 지니 박사(케이트 윈슬렛)는 이들 분파를 몰아내고 가장 똑똑한 에러다이트 분파가 시카고를 다스려야 한다는 생각의 소유자. 왜냐하면, 정치를 담당하고 있는 에브니게이션 분파가 애초 분파가 나눠져 있는 질서를 위협할 수 있는 무분파나 다이버전트들에게 관용적이기 때문이다. 에러다이트 분파의 이러한 생각에 동조하게 되는 돈트리스 분파는 훈련 시 여성들이라고 봐주지 않는다. 모든 여성들이 강인한 정신력과 육체, 그리고 싸움의 기술을 익혀야 하기에 애초부터 관용은 없다.

왜 그리도 이 영화에서 함익병 식 사고방식이 이다지도 많이 읽히는 걸까. 하지만 함익병은 이 인터뷰에서 영화를 보지 않는다고 밝혔다. 볼 시간이 아까워서가 그 이유라고. 결국, 불행히도 이 영화 역시 함익병은 볼 수 없을 듯 하다.

한준호 기자 tongil77@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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