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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줌인] 박정민 "독립영화는 재미가 없다고?"

입력 : 2014-04-06 14:45:03 수정 : 2014-04-06 14:45: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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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남자, 끌리지 않을 수 없다.

영화 ‘들개’로 KAFA FILMS 2014 프로젝트에 참여한 박정민. 그는 타고난 연기파 배우다. ‘파수꾼’으로 얼굴을 알렸다면, ‘전설의 주먹’을 통해 강렬한 존재감을 내비쳤다. 이후에도 다양한 작품을 통해 스크린과 브라운관을 넘나들며 폭넓은 연기로 대중을 사로잡았다.

이번 작품인 ‘들개’는 사제폭탄을 제조한다는 독특한 스토리에 기반을 뒀다. 그중에서도 폭탄을 터트리는, 사제폭탄 집행자 효민 역할을 맡아 어디로 튈 지 모르는 예측불가 연기를 선보였다. 영화를 보는 내내 ‘박정민=효민’이란 공식이 성립될 정도로, 그의 연기는 효민에 가까웠다. 마치 효민을 보고 있는 것처럼, 사실감 있는 연기가 돋보였다.

▲이미 상업영화에 많이 진출했는데, 굳이 KAFA 작품을 선택한 이유는.

작품을 가리진 않는다. 꼭 상업영화만 해야 한다는 이유도 없고, 또 끊임없이 뭔가를 하는 걸 좋아한다. 일을 찾아서 하는 스타일이다. 마침 쉬는 기간에 시나리오가 들어왔고, 읽어보니 굉장히 재밌어서 하게 됐다. 또 상대 배역에 평소 알고 지내던 변요한이 캐스팅돼 있어서 재밌는 작업이 될 것 같았다.

▲김정훈 감독이 굉장히 젊은 편이다. 호흡이 남달랐을 것 같은데.

아무래도 강우석 감독님, 김성수 감독님보단 젊으니 편한 부분이 많았다. 또 앞서 두 감독님껜 뭔가 배우는 입장이라면, 김정우 감독은 함께 이야기를 나누며 영화를 같이 만들어갈 수 있는 느낌이었다. 감독과 배우 관계보단 오히려 영화를 함께 만드는 동료애가 더 강했다. 그런 부분들이 참 좋았고, 편하게 작업할 수 있었다.

▲캐릭터가 굉장히 센 편이다. 어떻게 캐릭터를 준비했나.

나는 대본을 파고 들어가는 스타일이다. 뭐 하나 놓치면 안될 것 같은 스타일이다. 하지만 ‘들개’는 그렇게 하지 않았다. ‘들개’의 효민은 그렇게 하다보면 연기가 작아질 것 같았다. 변요한이 맡은 정구는 감독님과 계속 상의하고 생각해야 하는 역할이었다면, 나는 현장에서 멀찌감치 떨어져서 보는 입장이어야 했다. 영화 속 역할이 계속 정구의 감정을 건들고, 또 강약조절이 필요한 역할이다보니 분석하기보단 그때 그때 질러버리는 방식으로 연기했다. 가끔은 미안한 생각도 있었다. 너무 노력을 안하는 느낌이라고 해야할까. 이 사람들은 열심히 만들고 있는데, 나만 쉬는 것 같은 느낌도 들었다. 그래도 어쩔 수 없었다. 내 방법론이기 때문에, 적당히 수위조절을 하면서 놀지 않고 연기했다.
▲쉽지 않은 연기인데, 쉽게 해냈다니… 대단할 따름이다.

과찬이다. 나는 원래 배우를 하면 안 되는 사람이었다. 계속 갖고 있던 꿈이었지만, 쉽게 꿈을 이룰 수 있는 입장이 아니었다.

▲배우를 하면 안 된다니, 특별한 사연이라도 있나.

꿈꿔왔지만, 꿈이라고 말을 못했다. 부모님의 기대가 워낙 컸고, 내가 평범하기 살기를 바라셨다. 그래서 가슴 깊은 곳에 꿈을 간직하고 공부를 열심히 했는데, 결국 나이가 들고나니 꿈을 이루고싶다는 생각이 간절해졌다. 그래서 배우의 길을 가기로 결심했다. 지금은 정말 재밌다. 삶이 즐겁고, 카메라 앞에 서 있을 땐 정말 행복하다. 뭘 해도 사람들이 좋아줘서 감사할 따름이다. 남들보다 늦게 시작했지만, 늦은 만큼 여유도 많이 생겼다.

▲연기 잘 하는 배우로 유명한데, 특별한 노하우가 있나.

다른 건 필요 없다. 진심을 다 해서 하는 것 뿐이다. 황정민 선배의 인터뷰를 보고 느낀 게 있다. 마음을 담아서 하는 연기, 진심을 살려 주는 연기를 하는 게 중요하다고 언급한 부분이 있다. 그 부분에 크게 감동받았다. 연기를 잘 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연기가 관객들에게 잘 전달되려면 진심을 울려야 하지 않겠나. 테크닉이라면 테크닉일 수 있지만, 우선은 진심을 담는 게 먼저인 것 같다.

▲캐릭터를 고를 때 특별한 기준이 있나.

내 이야기가 있는 역할을 선호한다. 그런 역할만 있다면, 크든 작든 감지덕지다. 가끔 작품을 살펴보면 자신의 이야기가 없는 역할이 너무 많다. 냉정하게 보면 그런 캐릭터는 영화에 없어도 되지 않나. 등장인물이 많아도, 각자의 소소한 이야기라도 있어야 한다. 그런 역할이 있는 시나리오의 캐릭터라면 언제든 환영이다.
▲‘들개’가 개봉해서 관객들을 만나고 있다. 어떻게 봐야 재밌을까.

아무런 기대 없이 보면 좋은 것 같다. 보통 큰 기대없이 영화를 봤는데, “어?”하는 느낌이 들면 좋지 않을까. 감독, 배우, 스태프 모두 엄청 노력을 많이 했고, 패기 있는 영화가 바로 ‘들개’다. 영화를 보고 싶은 관객들이 먼 길이라도 찾아와서 부담없이 본다면, 더 큰 재미와 의미를 가져갈 수 있을 것이다. 독립영화도 충분히 재미있다는 걸 보여줄 것이다.

▲독립영화에 대한 사랑이 남다른 것 같다. 끝으로 한마디 하자면.

독립영화는 재미가 없다는 인식이 있더라. 물론 등장하는 배우들의 인기나 특수효과 등은 상업영화를 따라가기 힘들다. 하지만 영화를 마음으로 보면 그런 생각은 들지 않는다. 독립영화란 타이틀을 빼고 작품으로 마주한다면, 충분히 독립영화도 재밌다는 걸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윤기백 기자 giback@sportsworldi.com

사진=김용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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