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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줌인] 한 마리 '들개' 같은 배우 변요한

입력 : 2014-04-02 13:06:59 수정 : 2014-04-02 14:08: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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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개’ 처럼… 날 것 같은 배우가 나타났다.

KAFA FILMS 2014 프로젝트 ‘들개’로 장편영화에 첫 데뷔한 배우 변요한. ‘들개’는 사제폭탄을 만드는 자와 그 폭탄을 터트리는 자의 위험한 동행을 그린 작품으로, 변요한은 폭탄을 제조하는 생산자 정구 역을 맡아 터질듯하면서도 아슬아슬한 감정연기를 선보였다. 변요한이 대단한 건, 첫 장편영화인데도 고난도 감정연기를 선보였기 때문. 변요한은 인터뷰 내내 순둥이 같은 선한 미소를 짓다가, 영화에 대한 심도있는 질문을 던질 땐 눈빛부터 변하는, 그야말로 천상배우다운 포스를 제대로 발휘했다.

▲‘들개’가 개봉을 하루 앞두고 있다.

‘들개’는 나의 첫 장편작이다. 이제 나이가 스물아홉이 됐는데, 서른이 되기 전 이 작품에 모든 것을 쏟아내고 싶었다. 큰 흥행을 바라지도 않는다. 데뷔 5년, 10년 뒤에 돌아봤을 때, 부끄럽지 않은 훌륭한 데뷔작이 됐으면 하는 마음이다. 영화를 개봉한다고 해서 특별한 건 없을 줄 알았는데, 의외로 부담도 되고 설레기도 하다.

▲‘들개’란 작품을 선택한 이유는.

작품 자체가 굉장히 매력적이었다. 정구란 인물의 성격도 그랬고, 사제폭탄을 만든다는 설정 자체도 독특했다. 정구는 청소년기 트라우마가 있었던 인물인데, 학창시절을 둘러보면 이런 인물들이 하나 둘 있지 않나. 그런 인물이 성장하고, 11년 후 사회에 적응하는 모습을 정구에 비춰 보면서 그 친구들은 지금 뭐하고 있을까 생각이 들었다. 그런 점이 굉장히 흥미로웠다.

▲영화적 색채가 굉장히 어둡다. 첫 작품치곤 너무 어두운 이미지로 나서는 게 아닌가.

어둡다는 이미지에 대한 두려움은 전혀 없다. 오히려 ‘들개’에 출연한 것, 그리고 이런 캐릭터를 맡을 수 있었다는 게 내겐 큰 행운이다. 또 어두운 작품을 찍었다고 내 이미지가 바로 고정되는 건 아니지 않나. 혹시 어두운 이미지로 각인된다면, 연기를 더 잘 해서 이미지를 바꾸고 싶다.

▲쉽지 않은 감정연기였다. 굉장히 감정을 절제한 노력이 영화 곳곳에서 보인다.

충분히 터질 수 있는 지점이 많았다. 흔히 말하는 분노라고 할까. 감독님과 얘기하면서 많이 참고 또 참았다. 감독님은 내게 ‘답답할 정도로 참아야, 참지 못할 분노가 폭발할 수 있다’고 강조하더라. 그래서 매 순간 분노를 분출시키는 게 아닌, 참고 또 참다가 마지막에 폭발하는 것으로 가닥을 잡았다.

▲폭탄을 다루는 쉽지 않은 연기인데, 위험하지 않았나. 에피소드도 많을 것 같다.

미술감독님이 소품들을 갖고 왔는데, 폭탄을 제조하는 과정은 어느 정도 맛만 봤다. 최대한 위험하지 않도록 주의를 기울이며 촬영했다. 참, 그러고보니 웃지 못할 비화가 있다. 몇 주 전 강남구청역에 폭탄물이 설치됐다는 기사가 뜬 적이 있었다. 결국 해프닝으로 끝난 사건인데, 그 당시 내게 전화가 참 많이 왔다. 아무리 영화 속이지만 폭탄을 제조했으니 오해받을 것 같다고 하더라(웃음). 다들 ‘(사건의 주범이) 너 아니냐’고 하는데, 감독님과 통화하면서 한참을 웃었다.

▲한편으론 폭탄이 터질 땐 굉장히 짜릿했을 것 같다. 특히 마지막 폭발 장면은 통쾌하더라.

쾌감은 상상 그 이상이었다. ‘쾅’ 터지는 순간 희열이 생기더라. 특히 마지막 폭발 장면에선 ‘끝났다’란 생각이 저절로 들었다. 총 15회차를 찍었는데, 폭발신을 보면서 ‘영화가 이렇게 끝나겠구나’하는 생각이 들었다. 부담스러운 장면이기도 했지만, 한편으론 시원섭섭했다.

▲영화 개봉을 앞둔 소감은.

누군가에게 영화를 보여주고, 그걸 보고 느끼는 사람들이 있다는 건 행복한 일인 것 같다. 연기를 시작한지 오래되지 않았지만, 관객들에게 바라는 점이 있다면 ‘누군가는 이렇게 살고 있다’는 생각으로 공감하면서 봐줬으면 좋겠다. 또 그림 위주로 보는 것보단, 누군가의 삶 혹은 당신도 어디선가 저렇게 살지 않을까라는 생각으로 본다면 더 많은 것을 얻어갈 수 있을 것이다.

▲끝으로 ‘들개’ 이후의 행보는.

정해두지 않았다. 모든 것이 다 도전인 것 같다. 이제부터 진짜 시작이다.

윤기백 기자 giback@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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