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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입력 2014-03-27 13:51:54, 수정 2014-03-27 17:32:08

    [별별토크] 이승환 “과거에 안주않는 ‘지천명’ 청년”

    • ‘어린 왕자’라는 별명에 어울리는 뽀얀 피부와 젊은 패션 감각. 트레이드마크인 안경을 쓴 모습까지. 여전히 동안인 데뷔 25년차 뮤지션 이승환의 모습이다. “올해 50살 지천명”이라며 능청스럽게 웃는 모습부터 “노안 때문에 다초점 렌즈 안경을 써야 한다”며 투덜대는 게 허물없는 동네형 같다. 하지만, 최근 발매한 정규 11집 ‘폴 투 플라이’(Fall to fly-前)에 임하는 모습에서는 결연한 의지가 엿보인다. 90년대에 기대 “그때는 참 좋았지”라며 위안을 얻지 않으며, “어떤 역경도 꿋꿋하게 이겨내 다시금 한 방을 보여주겠다”는 패기도 엿보인다.

      그는 “2010년 10집 ‘드리마이저’가 흥행에 참패한 뒤 벼랑 끝에 선 기분이었다”고 운을 뗐다. ‘비상을 위한 추락’이라는 의미의 ‘폴 투 플라이’라는 앨범 제목도 이와 연관됐다. “정규 5집 ‘싸이클’이 발매된 1997년부터 꾸준히 내리막길”이라며 “언젠가 바닥을 치면 비상을 한다. ‘추락’이라는 단어가 들어갔지만, 희망의 메시지”라고 소개한다. 사회적으로 답답하거나 체념하고 있는 분들께 “바닥을 치지 않았니? 이제는 좀 깨어나라”는 긍정의 메시지도 주고 싶었다”고 첨언한다.

      비상을 위해 내놓은 카드는 ‘대중 친화’다. 편하게 다가가고 풋풋하게 느껴지는 예전 1·2집 같은 음악을 원하는 팬들이 많다는 게 그의 설명. 무거운 록보다 조금 가벼운 음악을 다루는 이승환을 편하게 받아들이는 대중의 기호를 대놓고 겨냥한 셈이다. 이런 콘셉트에서 정해진 타이틀곡은 흥겨운 펑키 스타일의 ‘너에게만 반응해’다. “사회적으로 답답하고 암울한 느낌이 들 때 밝은 노래를 들려드리는 게 좋을 것 같아, 발라드 아닌 펑키한 노래로 골랐다”고 얘기한다. 이소은이 피처링으로 참여했는데, 옛 인연이 계기가 됐다. “이소은의 1·2집 제작을 직접 했다. 현재 미국 변호사인데, 마침 한국에 나올 일이 있어서 제안과 동시에 녹음할 수 있었다”며 “6년이나 노래를 쉬었음에도 불구, 아직도 잘하더라”며 만족감을 보인다.

      ‘대중 친화’ 속에서도 전매특허인 ‘명품 사운드’에 대한 고집은 여전하다. 평소 3번하는 마스터링을 6번이나 했고, 수개월동안 일주일에 10시간씩 작업하는 강행군을 펼쳤다. 앨범 제작비용만 무려 3억 8000만원. “대중적이기는 하나 완성도만큼은 양보할 수 없었다”며 고급스러운 음악적 퀄리티를 강조한다. “지금까지 앨범 중 가장 완성도가 높다고 생각한다. 사운드에서만큼은 역대 최고”라고 자부심의 코멘트도 잊지 않는다.

      앨범 제목에 ‘전’(前)이라는 꼬리표가 붙었다. 그럼 '후'(後)편이 있는걸까? “당초 CD 두 장의 더블앨범을 구상했다. 하지만 전편의 흥행 성적을 보고 후편을 낼지 여부를 결정할 것”이라며 “이번 앨범이 망하지 않으면”이라는 단서를 단다. 디지털 싱글이 범람하는 시대에 굳이 정규 음반을 고집하는 이유는 뭘까. “디지털 싱글은 한곡만 작업하는데 싱어송라이터로서 억울한 느낌이 든다. 결국 내 삶을 녹여내는 게 음악의 재미이고, 누군가 공감하는 게 보람”이라며 “일종의 자존심과 사명감이 어우러졌다”며 여전히 달변이다. 어쩌면 이승환에게 정규 음반이란 뮤지션으로서의 정체성이 아닐까 싶다.

      최근 이승환이 재조명 받은 것은 드라마 ‘응답하라 1994’의 영향이 컸다. 드라마 속 90년대 명곡이 다수 등장하면서, 이승환 노래도 무려 10곡이나 사용됐다. 특히 최종회 엔딩곡으로 1집에 수록된 ‘기다린 날도 지워질 날도’가 선택되면서 정점을 찍었다. “드라마 ‘응답하라 1994’를 열심히 봤다. 내 노래가 종종 나와서 보는 재미가 쏠쏠했다”며 “90년대 가요계는 역시 이승환이지”라며 웃음 짓는다. 그러면서 “응답하라 1994 제작진 여러분, 감사합니다!”를 외치는 센스도 발휘한다.

      동시에 25년 간 음악 활동을 하면서 느낀 자부심도 밝힌다. “늘 아날로그 악기를 쓰고 기본기에 충실해서 ‘기준’이라는 것을 제시한 것 같다. 공연·뮤직비디오·사운드와 관련해 국내에서 뭔가 이뤄냈다는 자부심이 있다”고 했다. 문득 그의 최종목표가 궁금해졌다. “궁극적 목표는 70살이 넘어도 록페스티벌에 서는 것이고, 모던록 계열의 뮤지션으로 자리잡고 싶은 마음이 크다”며 “후배들이 늘 성원을 보내주는 선배 뮤지션. 20년 후에도 함께 무대에 서고 싶어하는 후배들이 많았으면 좋겠다”는 조금은 순수한 대답이 ‘어린왕자’ 이미지와 꼭 닮았다. 어쩌면 28∼29일 서울 방이동 올림픽공원 내 우리금융아트홀에서 펼쳐지는 ‘이승환옹 특별 회고전+11’ 콘서트를 만나는 팬들은 ‘과거에 안주하지 않는 지천명 청년’의 모습을 여실히 느끼지 않을까 싶다. 

      정정욱 기자 jjay@sportsworldi.com

      이승환은 정규 11집 ‘폴 투 플라이’ 앨범을 “언젠가 바닥을 치면 비상한다는 희망의 메시지”라고 소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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