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를테면 이런 식이다. ‘소두(小頭) 종결자’라는 칭찬에 “덕분에 카메라 앞에도 서고, 어머니 감사합니다”라고 말해 웃음을 자아내기도 하고, 종방연 분위기를 물어보는 질문에는 “서로 칭찬릴레이라 들으시는 분들이 약간 오글거릴 수도 있다”며 너스레를 떨기도 한다.
SBS 드라마 ‘별에서 온 그대(이하 별그대)’를 끝낸 김수현을 만났다. 그는 극중 400년 전 지구에 온 외계인 도민준 역할을 맡아 남녀노소, 세대를 초월한 사랑을 받았다. ‘민준이 형’이라는 표현을 쓰는 김수현에게서 작품과 캐릭터에 대한 애정이 느껴진다. 인터뷰 동안 문득 문득 나오는 도민준의 말투는 아직 그가 ‘별그대’에서 완벽하게 빠져나오지 않았다는 것을 예상케했다.
“기분이 좋습니다. 많은 분들이 관심을 가져주셔서 행복하고 즐겁게 마칠 수 있었던 것 같아요. 특히 이번 작품에서는 김창완 선생님, 전지현 누나, 작가님, 감독님의 도움을 많이 받았어요. 덕분에 감정신에 집중하기 좋은 상황이었죠. ‘내가 연기를 하는구나’ 하는 생각이 들어서 기분이 좋기도 했고요.”
“(전)지현이 누나와의 현장은 정말 화기애애 했어요. 모든 남자 스태프분들이 너무 좋아하시더라고요. 천송이 같은 여자친구요? 대본을 받아보면 하는 행동이나 대사가 귀여워죽겠더라고요. 그런 발랄한 여자친구가 있다면 좋을것 같아요. 물론 피곤하기도 할 것 같고요(웃음). 그런 여자친구를 감당하려면 정말 성격이 도민준 같아야 할 것같아요. 초능력이 필요할지도 모르겠어요.”
도민준 캐릭터는 한국을 넘어 중국까지 사로잡았다. ‘별그대’는 중국내 크고 작은 동영상 사이트에서 20억 클릭수를 넘겼다. 중국 버라이어티쇼 ‘최강대뇌’는 김수현을 출연시키기 위해 출연료 5억 2000만원을 포함해 전세기 대절, 보디가드 투입 비용 등 총 10억 4000만원을 썼다. 이에 미국의 워싱턴 포스트지가 중국의 ‘별그대’ 열풍을 다루는 기사를 다루기도 했을 정도다.
김수현의 나이는 이제 고작 26살. 하지만 그가 연예계에서 차지하고 있는 영향력은 400살의 도민준 못지 않다. 드라마 ‘드림하이’로 스타반열에 오른후 ‘해를 품은 달’으로 시작된 ‘김수현 신드롬’은 영화 ‘도둑들’ ‘은밀하게 위대하게’를 거쳐 ‘별그대’까지 이어지고 있다.
“참 운이 좋았던 것 같아요. 어떤 기준으로 작품을 정하냐고요? 저는 캐릭터의 매력이 작품에 잘 녹아 있는가를 많이 보고 있어요. 지금까지는 그런 매력이 살아난 캐릭터를 만날 수 있었던 것 같아요. 저는 아직 배우로서 도전해야 하는 위치잖아요. 최대한 공격적인 자세를 유지하려고 하는 편이에요. 열심히 도전하는 모습 보여드리겠습니다.”
최정아 기자 cccjjjaaa@sportsworldi.com 사진=키이스트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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