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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별토크+] ‘용의자’ 공유의 마지막 눈물이 뜨거운 이유는?

입력 : 2014-01-21 11:40:31 수정 : 2014-01-21 11:40: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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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스피드 리얼액션 ‘용의자’가 400만 관객을 돌파하며 장기순항에 돌입했다.

한국에서 볼 수 없었던, 존재하지 않았던 최강 액션을 집대성한 ‘용의자’는 공유의 액션연기 도전으로 큰 화제를 모은 작품이다. 특히 ‘세븐데이즈’ 이후 7년 만에 메가폰을 잡은 원신연 감독을 비롯해 박희순, 조성하, 유다인 등 충무로 실력파 배우들이 총출동해 수준있는 연기를 보여줬다는 평가다. 무엇보다 ‘용의자’가 특별한 건 대역없이 배우들이 직접 액션에 나섰다는 것, 그리고 무술감독도 직접 액션연기에 도전해 액션과 액션배우가 나아갈 길을 제시했다는 데 큰 의미가 있다.

그렇다고 액션만 있는 건 아니다. 탄탄한 스토리는 기본이고, 각 인물마다 촘촘한 개연성이 극의 흐름을 자연스럽게 이어준다. 그중에서도 공유는 이번 작품을 통해 자신이 해보지 않았던 액션연기에 도전했고, 마지막 장면에선 자신이 가장 잘 하는 눈물 연기를 선보이며 ‘역시! 공유’라는 찬사를 얻기에 충분했다.

- 엔딩장면에 대해 다양한 의견들이 많은 것 같다. 직접 연기한 배우로서 어떻게 생각하나.

충분히 이해한다. 하지만 지동철이란 인물이 처절하게 끝까지 달려갈 수 있는 이유는 딸과의 만남 때문이다. 엔딩이기에 딸과의 만남을 기약할 수 있었던 것이다. 그렇다고 지동철이 그 이후 어떻게 됐는지 구체적으로 나오지도 않았다. ‘용의자’는 모든 것을 잃은 아버지의 마음, 그리고 모든 위험을 감수하고서라도 딸을 향해 달려가는 이야기다. 마지막 장면이 사족이 될 수도 있겠지만, 내 생각에선 최선의, 최고의 엔딩이라 생각한다.

- 원신연 감독과 호흡은 잘 맞았나.


배우가 감독을 평가하는 게 옳지 않지만, 굳이 평가해야 한다면 굉장히 좋은 사람이라 말하고 싶다. 겉으로 보이는 것과 많이 다르다. 보기엔 상남자, 마초일 것 같지만 실제로는 합리적이며 섬세한 사람이다. 그 덕분에 ‘세븐데이즈’란 걸작이 나오지 않았나. 원신연 감독의 그런 면들이 내게 호감을 줬고, 작품에 출연하는데 가장 큰 영향을 끼친 것 같다.

- 섬세하다는 표현은 다르게 해석하면 집요하다고 볼 수도 있는데, 완벽을 추구하는 원신연 감독 때문에 힘들지 않았나.

속된 말로 감독 때문에 짜증이 안났냐는 말을 많이 들었다. 촬영할 때 혹독하기로 소문이 자자하기도 했고. 하지만 배우를 대할 땐 굉장히 소프트하고, 의견을 존중해주는 스타일이다. 단언컨대, 감독에게 손꼽만큼도 짜증난 적이 없다. 원신연 감독은 자신의 틀 안에 배우를 가두지 않는다. 오히려 전방위적으로 함께 참여하게 만든다. 배우를 조절하는 게 아닌, 배우가 스스로 영화에 뛰어들 수 있도록 배려와 리더십을 발휘한다. 그 때문에 ‘용의자’ 출연을 결심한 이후 절대 후회한 적이 없는 것 같다.

- ‘용의자’가 특별했던 이유는 맨몸액션, 그리고 실제 무술 감독이 영화에 출연했다는 점이다. 덕분에 관객들은 실감나는 액션을 접할 수 있었지만, 공유를 비롯한 배우들의 고생은 이만저만이 아니었을 것 같다.

원진 무술감독은 정말 대단한 분이다. 나이가 쉰이 넘었는데, 동작이 너무 빨라서 내가 따라가기 힘들 정도였다. 아무리 내가 훈련을 많이 해도, 무술 고수를 이길 순 없지 않나. 합을 다 맞춘 상태인데도 내 속도가 느려서 공격을 막지 못하고 맞은 적이 많다(웃음). 심지어 연습할 때도 긴장할 수밖에 없더라. 한 번은 원진 감독의 발차기에 스치듯 맞았는데, 힘이 어마어마하더라. 솔직히 힘들었다고 안하면 거짓말이지만, 그래도 그분들 덕에 ‘용의자’의 액션이 한층 더 업그레이드 된 것 같다.

- 표정도 감정도 없던 지동철이 마지막에는 뜨거운 눈물을 흘린다. 진한 감성을 잘 담아냈다는 호평이 이어지고 있는데, 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


시나리오 단계부터 감독님과 가장 많은 대화를 나눴던 장면이다. 지동철은 자신의 감정을 드러낼 수 있는 인물이 아니다. 너무나 각박하고 처절한, 그리고 기구한 운명의 사나이기 때문에 사실상 사람이 아니라고 해도 무방하다. 자신의 모든 것인 딸과 아내를 잃지 않았나. 그래서 일반인들이 느끼는 희로애락의 감정을 버렸어야 했다. 사람의 형상을 하고 있지만, 사람보단 괴물에 가까운 인물이라고 해야 할까. 그런 지동철이 마지막에 꿈에 그리던 광경이 눈 앞에 펼쳐지는데, 그 남자의 감정을 어떻게 크기로 단정지을 수 있겠나. 커다란 스크린 위에서 어떻게 표현해야 할지 감독님과 고민과 대화를 정말 많이 했었다.

- ‘도가니’에 이어 ‘용의자’까지… 작품을 선택할 때 고심을 많이 하는 것 같다.

선택은 늘 따라다니는 것 같다. 선택이 얼마나 중요한 지는 누구나 다 아는 사실이고, 솔직히 말해서 나 또한 모든 작품들이 다 좋았다고말은 못한다. 나이가 들어가면서 이제 시작이란 생각이 든다. 선택의 문제다. 실수라는 게 존재한다면, 앞으로는 그런 걸 최소화해야 한다. 나에게 맞는 작품이 아닌, 대중들이 공유라는 배우에게 기대를 갖는 작품이랄까.

- 그렇다면 앞으로 어떤 작품을 선택할 계획인가.

대중들이 생각하는 것과는 많이 빗나갈 것 같다. 상업영화 배우지만, 그 안에서도 분별력이 있어야 한다고 본다. 그런 분별력을 잘 살려서 한쪽으로 치우치는 배우가 되고 싶지는 않다. 가끔 사람들이 ‘공유가 왜 저런 작품을 할까’란 생각이 드는 작품도 하고 싶다. 또 로맨틱 코미디를 많이 했지만, 내게 적합한 장르는 없다고 본다. 외부에서 배우 공유를 그렇게 평가할 순 있겠지만, 나는 매 작품을 준비하는 과정에 있어 마음가짐이 다르다. 관객들에게도, 내게도 낯설지만, 새로운 것을 창출해내는 것에 있어 성취감을 느낀다. 20대는 뭘 해야할지 막연했다면, 30대는 그런 것들이 진해지는 느낌이다. 앞으로도 30대 후반, 40대가 되면서 점점 그런 도전에 내 삶을 투자할 것 같다.

윤기백 기자 giback@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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