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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입력 2014-01-18 14:45:33, 수정 2014-01-22 16:34:47

    [별별토크] ‘플랜맨’ 한지민 "연기변신 좋지만… 단아함 버리긴 싫어요"

    • 새해 벽두부터 한지민의 도발이 시작됐다.

      영화 ‘플랜맨’에서 자유분방한 밴드의 메인보컬 유소정으로 변신해 지금껏 볼 수 없었던 파격적인 모습을 선보인 것. ‘플랜맨’은 1분 1초 계획대로 살아온 남자(정재영)가 계획에 없던 짝사랑 때문에 인생 최초로 무계획적인 인생에 도전하는 이야기다. ‘청순 단아한 이미지’의 대명사였던 한지민은 이번 작품을 통해 제대로 망가진 모습을 선보였다.

      그럼에도 한지민은 여전히 예뻤다. 행동과 말투는 분명 망가졌지만, 빛나는 외모는 여전했다. 하지만 한지민은 예쁘다는 칭찬을 달갑지 않게 생각했다. 자신의 모습보다 작품을 먼저 챙기는 모습이 인상 깊었다.

      “오히려 저는 예쁘게 나왔다고 생각 안 해요. 예뻐서도 안 되고요. 영화에선 지원이(차예련)가 돋보여야 하는데, 소정이까지 예쁘면 밸런스가 안 맞잖아요. 또 소정이는 뭔가 자유분방하고 즉흥적인 캐릭터예요. 지저분한 스타일(?)이 마음에 들어서 선택한 캐릭터죠. 게으른 모습이라서 정말 쉽고 편하게 연기했는데 예쁘다고 하시니… 이거 감사한데요?(웃음)”

      ‘플랜맨’에서 한지민은 미니콘서트를 연 것처럼 주옥같은(?) 네 곡을 선보였다. 마치 홍대여신을 떠올리게 한 펑키한 스타일과 허스키하면서도 차진 목소리를 듣고 있노라면 마치 주크박스를 틀어놓은 듯했다. 하지만 한지민은 손을 절레절레 흔들며 자신과 노래는 거리가 멀다고 극구 부인했다.

      “어렸을 땐 친구들과 노래방을 정말 많이 갔어요. 그런데 나이가 들면서 점점 노래를 안 부르게 되더라고요. 재작년인가? 팬미팅에서 노래한 적이 있었는데, 삑사리만 5번 났었어요(웃음). 그래서 함부로 노래하면 안 되겠다고 생각했죠. 최근 영화 때문에 지인과 노래방을 오랜만에 갔는데, 같이 간 동생이 제게 ‘성대가 늙은 것 같다’고 하더라고요. 그래도 노래하는 직업이 매력적이어서 선택한 캐릭터인 만큼, 4차원의 매력을 가득 담아서 노래했어요.”

      영화에서 선보이는 노래들은 개성 있다 못해 특이할 정도다. 특히 삼각김밥을 주제로 만든 노래는 가사만 들으면 굉장히 웃기는데, 한지민은 그런 노래들을 무척 진지하게 부른다. 우아한 한지민의 입에서 의외의 가사들이 흘러나와 웃음이 배가 됐다고 하면 맞을까.

      “아마 첫 노래가 ‘삼각김밥’일 거예요. 제가 맡은 소정이란 캐릭터가 이상한 노래를 부른다는 것을 보여주는 신이죠. 살짝 발라드곡인데, 가사는 흔히 접할 수 있는 삼각김밥에 대해 혼자 빠져서 하는 노래죠. ‘플랜맨’은 한정석의 테마송 같은 느낌이었고요. ‘개나 줘버려’는 노래하면서 정말 속 시원했어요. 그런 노래 부르기 쉽지 않잖아요(웃음). ‘유부남’은 여자분들이 공감할 수 있는 노래에요. 사랑을 간직한 옛 남자에 대한 곡인데, 가장 마음에 들었죠.”

      한지민은 배우 정재영 때문에 ‘플랜맨’ 출연을 결정했다고 말한 적이 있다. 그만큼 한지민의 정재영에 대한 신뢰는 상당했고, 그 결과 척척 들어맞는 케미가 돋보였다. 실제로도 연기 호흡이 잘 맞았을까. 또 함께 노래를 부를 땐 어땠을까.

      “솔직히 말해도 돼요? 노래 정∼말 못하세요(웃음). ‘플랜맨’이란 노래에서 ‘알람을 맞춰야 해!’하는 부분을 정재영 선배가 하셔야 하는데, 정말 힘들었어요. 촬영하면서 선배가 긴장하는 모습도 처음 봤죠. 가사도 못 외우시고, 박자가 언제 들어가는지도 모르셔서… 게다가 긴장까지 하시니 잘 못하시더라고요. 심지어 식은땀까지… 그래도 재밌는 경험이었어요.”

      이번 작품에서 한지민은 그야말로 ‘변신’을 했다. 단아했던 한지민이 이렇게 망가질 수 있을까 생각이 들 정도로, 전혀 보지 못했던 모습을 ‘플랜맨’에서 많이 보여줬다. 여배우의 파격 변신, 부담은 없었을까.

      “배우라면 누구나 새로운 캐릭터에 갈증이 있어요. 그렇다고 막연하게 변신해야겠다는 생각은 아니에요. 그저 새로운 작품, 새로운 캐릭터에 대한 열망이랄까요. ‘한지민에게도 저런 모습이 있어?’ 이런 반응을 얻는 게 좋은 거죠. 그렇다고 청순 단아한 이미지를 벗겨 내고 싶지는 않아요. 너무 좋은 이미지잖아요. 하지만 연기자라면 이런 모습, 저런 모습 등 다양한 모습을 소화할 수 있는 캐릭터를 해보는 게 좋은 것 같아요. 그래서 부담은 전혀 없었어요.”

      이번 작품을 통해 가수로서 가능성을 보여준 한지민. 혹시 정재영과 미니콘서트 형식으로 OST 콘서트를 열 생각은 없을까. 더 나아가 가수로서 새로운 도전도 진지하게 생각해볼 만도 할 것 같은데….

      “당연히 있어요. 기회를 기다리고 있죠. 그런데… 지인이 그러는 거예요. 너무 노래를 못한다고요. 보통 가까운 지인들이면 칭찬을 해줘도 모자를 판인데, 너무 냉정하게 말하더라고요(웃음). 그 얘기 듣고 자신감이 떨어졌죠. 그래도 캐릭터의 힘을 빌어서 노래해 본 것만으로도 충분한 것 같아요. 다시 제가 할 수 있는 분야에 집중해야겠어요.”

      이제 30대다. 20대를 정말 바쁘게 보냈던 한지민, 앞으로 결혼계획이나 작품활동에 대한 생각을 물어봤다.

      “20대는 정말 바쁘게 살았어요. 너무 많은 것들에 집착했고, 삶 자체를 즐기려는 용기도 없었던 것 같아요. 그런데 서른살부터 달라졌어요. 친구들과 여행을 간 이후로 삶의 방식이 바뀌었죠. 그동안 손에 쥐고 있던 것을 내려놓으니, 여유도 생기고 삶에 활력소가 생긴 것 같아요. 최근 여배우들이 나이가 들고, 결혼해도 잘 나가잖아요. 늦게 자유로운 영혼이 됐지만, 앞으로 결혼이나 작품활동 등에 대해선 부담이 전혀 없어요.”

      이번 작품을 계기로 한지민은 변화했다. ‘플랜맨’을 넘어 다음 작품에서 한지민은 어떤 연기에 도전하고 싶을까.

      “캐릭터로는 미치광이 역처럼 아주 센 역할을 하고 싶어요. 지금까지 밝은 캐릭터를 많이 했다면, 스릴러처럼 무거운 장르도 해보고 싶어요. 작품으로는 ‘러브 액츄얼리’같은 영화? 최근 10년 만에 극장에서 재개봉을 했는데, ‘러브 액츄얼리’처럼 사람들이 찾아보는 작품을 찍고 싶어요. 서랍 속 추억의 사진들처럼, 다시 꺼내보고 싶은 영화랄까요.”

      윤기백 기자 giback@sportsworldi.com

      사진=김용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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