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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별토크] 배우에서 감독으로 박중훈, “연기를 답습하고 있구나 느꼈다”

입력 : 2013-10-27 20:20:58 수정 : 2013-10-28 15:29: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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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 활동 경험 도움…대부분 실제 이야기
과거에 비해 체계 갖췄지만 더 치열해져
배우 한계 느껴 도전한 감독, 보람 있었다
이젠 감독이다.

배우 박중훈이 데뷔 후 한참이 지난 이 시점에서 감독으로 눈을 돌렸다. 영화 ‘톱스타’로 자신이 직접 겪은 연예계 이야기들을 중심으로 모두의 초심을 말한다. 오랜 시간 영화계에서 활동해온 배우답게 묵직한 영화다.

“이 영화에 나온 이야기들은 대부분 사실이죠. 가감했지만 오차 범위 안이에요. 연예계 자체가 이젠 산업화 됐잖아요. 연예기획사들이 상장사가 됐고요. 그 전까지는 가족적이었지만 좀 거칠었죠. 이젠 매너가 있지만 안으로는 더욱 치열해졌죠. 장단점이 있는 것 같아요. 축구를 누군가 그랬잖아요. 야만인의 신사운동이라고요. 격투기보다 오히려 야성이 강하다고요. 지금의 연예계도 그렇게 된 것 같아요. 룰 안으로 들어왔지만 치열하죠.”

스스로의 경험이 영화에서 펼쳐진다. 하지만 박중훈 감독은 자신이 몸 담았던 세계라서가 아니라 원래부터 연예계를 영화화하고 싶다는 바람이 강했다. 하긴 감독 데뷔한 직장인이 직장 이야기부터 다루진 않는다. 연예계는 누가 봐도 드라마틱하기 그지없다. 또 이 영화를 통해 박중훈은 배우로서나 인간으로서 자신을 되돌아 볼 수 있을 듯 하다. 

“올해 48세에요. 20∼30대에는 제 성공을 위해서만 집중해서 살았던 것 같아요. 의도치 않게 주위를 불편하게 한 적도 있고요. 관계를 맺을 때 피곤한 사람이 자기에만 집중하는 스타일에요. 관심이 상대에게는 없으니 불편할 수밖에요. 저 역시 인기라는 권력을 갖고 살았어요. 그러다 어느 순간 부끄러움이 생기기 시작했죠.”

여러 영화에서 박중훈이 함께 했던 감독들이 있다. 스스로 이 감독들을 통해 배울 건 이번 영화에서 살리려 했고 나쁜 건 아예 가까이 하려 하지 않았을 만큼 철저하게 감독으로 변신한 박중훈. 현장에서는 화를 결코 내지 않았다고. 배우들 역시 공통적으로 증언하는 바다.

“20∼30대 때에는 결코 인내해본 적이 없어요. 어느 순간부터 제 스스로 노력해야겠구나 느꼈어요. 화를 표현하지 않는 것도 화의 또 다른 표현이에요. 그것조차 없애려 했죠. 감독이 리더라면 리더가 제일 편하면서도 효과 없는 의사소통 방법이 화에요.”

박중훈은 그렇게 인터뷰를 이어가다보니 배우보다는 감독으로서 새롭게 자신을 자리매김해놓은 상태였다. 다시 배우로서의 박중훈을 보고 싶기도 했다. 배우로서 차기작을 물어봤다.

“감독 하면서 섭외는 많이 떨어졌어요. ‘체포왕’이 제 마지막 작품인데요. 그 때 느낀 게 제가 연기를 답습하고 있구나였어요. 오래된 배우로 한계를 느끼고 있을 때였죠. 관객들은 얼마나 식상하겠어요. 신선하게 재탄생해야 의미가 있을 것 같아요. 이런 생각 가질 때 감독을 하게 됐어요. 새 구두가 주는 흥분이 있어요. 모처럼 오랜만에 보람을 느꼈어요.”

다시 배우로 돌아올 박중훈이기도 하지만 이번 영화로 색다른 박중훈의 매력을 느낄 수 있을 듯 하다. 그 만큼, 지금 박중훈이라는 사람은 잘 익은 듯 보였기 때문이다.

글 한준호, 사진 김용학 기자 tongil77@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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