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월드

검색

[앙팡테리블] 당찬 신예 서은아, '짓'으로 스크린 반란을 꿈꾸다

입력 : 2013-10-06 14:09:33 수정 : 2013-10-06 14:09:33

인쇄 글씨 크기 선택 가장 작은 크기 글자 한 단계 작은 크기 글자 기본 크기 글자 한 단계 큰 크기 글자 가장 큰 크기 글자

괴물 신인이 나타났다. 서스펜스 멜로 영화 ‘짓’으로 데뷔한 서은아다.

영화 ‘짓’은 여교수 주희(김희정)와 그의 어린 제자 연미(서은아) 그리고 연미와 바람이 난 주희의 남편 동혁(서태화) 세 사람의 파국을 향한 몸짓을 그린 작품. 서은아는 불륜에 불을 지피는 연미 역으로 분해 깊은 감정 연기를 펼쳤다. 혹자들은 영화 ‘짓’을 파격 노출을 강조한 가벼운 영화라 생각하지만, 오히려 불륜이란 소재를 가볍지 않게 해석한 작품이다. 첫 스크린 데뷔작이자 주연작인데도 강렬한 인상을 남긴 당찬 신예 서은아, 그녀와 솔직 담백한 이야기를 나눠봤다.

- 영화 ‘짓’에 대한 반응이 좋은 것 같다. 상영관이 많이 없다는 게 아쉽다.

“개봉 전 GV(관객들과의 대화)를 다녀왔는데, 저희 영화는 무거워서 질문이 안 나올 것 같았어요. 보통 인기 있는 영화들도 질문이 잘 안 나온다고 하던데, ‘짓’을 본 관객들은 질문을 많이 하더라고요. GV 때 조용하면 어떡하나 걱정 많았는데, 반응이 뜨거워 정말 기뻤죠.”

- 뭔가 확실하지 않은 ‘짓’이란 제목이 묘하다. 처음 제목을 들었을 때 느낌은 어땠나.

“엄청 마음에 들었어요. 이것도 저것도 아닌, 그로테스크한 느낌이 들지 않나요? 처음 ‘짓’이란 제목을 들었을 때 오묘한 느낌이 들었어요. 오해의 소지도 있을 수 있고 뭔가 확실히 않은데, 그것에 대한 매력이 있었죠. 차라리 틀에 박힌 제목보단 훨씬 신선한 것 같아요.”

- 시나리오를 받았을 때 느낌은 어땠나.


“솔직히 처음엔 웃었던 것 같아요. 시나리오를 받고 고민 없이 쭉쭉 읽어 내려갔는데, 너무 단순한 거예요. 그때 드는 생각이 ‘나보고 이걸 하라고? 난 못해’라고 했던 것 같아요. 하지만 시간이 조금 지난 뒤 다시 시나리오를 보니 연미만 보이더라고요. 일반 대학생이지만, 팜므파탈적인 느낌도 있고, 감정선도 다양하고요. 첫 느낌과 사뭇 달랐어요. 그래서 연미를 어떻게 요리해볼까라는 욕심이 생기게 됐죠. 사실 제 모습과 연미가 많이 닮았어요. 제 것 같았죠.”

- 연미 캐릭터는 불륜의 주인공인데, 부담스럽진 않았나.

“연미는 약한 아이예요. 시나리오를 받았을 때부터 지금까지 연미가 나쁘다거나 부담스럽다는 생각은 한 번도 안 해봤어요. 오히려 연미에게는 모두 정당한 행동이 아닌가 싶었어요. ‘연미는 그럴 수밖에 없다’ ‘연미는 약하다’는 생각이 머릿속을 지배했죠. 하지만 결과물을 보니 조금 못된 것 같긴 하더라고요(웃음).”

- 영화 ‘짓’은 저예산 영화답지 않게 색감이 다른 것 같다.

“감독님이 미술을 전공했고, 미쟝센에 신경을 많이 쓰는 분이에요. 색감과 영상의 퀄리티가 나쁘지 않잖아요. 한종훈 감독님이니깐 이 예산으로 이 정도의 영화를 찍은 거지, 예산이 많았다면 더 좋은 작품이 나왔을 거예요. 배우로서 감독님 덕을 톡톡히 봤죠.”

- 감독에 대한 신뢰가 대단한 것 같다.


“감독님은 베드신을 앞세워 홍보할 분이 아니라는 확신이 들었어요. 다른 선배님들은 이미지 변신이란 타이틀이 있지만, 저는 신인이라서 노출에 초점이 맞춰질 수밖에 없잖아요. 하지만 감독님과 작업을 해보니 노출만 있는 게 아니더라고요. 관객들도 영화를 본 뒤에는 노출 영화, 노출 배우란 선입견이 사라질 거예요.”

- ‘짓’은 일반 영화들과 확연히 다른 느낌이다.

“감독님과 배우들이 함께 식사하면서 얘기한 게 있어요. 우리 영화는 입소문이 중요하다는 거죠. 호불호가 갈리는 소재잖아요. 보통 극장에서 영화를 보고 돈이 아깝지 않다는 생각을 가져야 하는데, 솔직히 우리 영화는 그 정도는 아니에요. 극장에 가서 돈 내고 볼만한 영화는 아니지만, 보고 난 뒤 어느 정도 만족감을 줄 영화이긴 하죠.”

- 아무래도 베드신이 화제가 될 수밖에 없다. 신인이라서 더 걱정했을 것 같다.

“솔직히 감독님의 마음을 사서 노출 수위를 조절해볼까 하는 생각으로 첫 만남을 가졌죠. 하지만 몇 마디 대화를 나눠보니 베드신 조차 예쁘게 담아주실 것 같았어요. 그래서 바로 OK를 했어요. 감독님은 제게 독특한 부탁을 했어요. 촬영 전까지 연미처럼 지내달라고요. 친구들과 연락도 덜 하고, 혼자만의 시간을 많이 가져서 연미 캐릭터에 빠졌으면 한다고요. 솔직히 왜 그런 부탁을 하는지 이해를 못 했어요. 당연한건데… 당연한 거잖아요. 배우를 생각하는 감독님의 마인드와 디렉션이 아주 마음에 들었어요. 텍스트를 연기하는 게 아닌, 캐릭터를 연기한다는 느낌이 좋았죠.”

- 함께 호흡한 배우들이 쟁쟁한 분이다. 기 싸움 같은 건 없었나.


“지금은 김희정 선배와 가까운 사이지만, 처음 봤을 땐 너무 어려웠어요. 처음 뵙는 것이기도 했고, 선배님들의 연기에 누가 되기 싫었죠. 그때 그 불편함을 연기에 이용했어요. 어차피 극중 상대역으로도 불편한 관계였거든요. 처음엔 교수와 제자지만 나중엔 질투의 대상이 되는데, 그 불편함을 이용했어요. 캐릭터 몰입에 많은 도움이 됐어요.”

- 어려운 작품을 무사히 잘 끝냈다. 다음 작품에선 어떤 캐릭터를 해보고 싶나.

“일단은 뭐라도 들어와야죠(웃음). 시나리오가 들어올 정도로 운이 좋아진다면 너무 감사한 일이죠. 이번 캐릭터는 강했으니, 다음 작품에선 여성스럽거나 조금 더 예쁘게 보일 수 있었으면 좋겠어요. 요즘은 개성시대잖아요. 제가 했을 때, 제 캐릭터로 만들 수 있는 작품을 하고 싶어요. 어떤 캐릭터든지 잘 살리고 싶어요.”

- 끝으로 영화 ‘짓’의 연미가 대중들에게 어떻게 기억됐으면 하나.

“관객들에게 욕을 많이 먹었으면 좋겠어요. 이것도 저것도 아닐 바에는 ‘너 왜 그렇게 못됐냐’는 말을 들을 때, 희열이 생기는 것 같아요. 악역이라 생각하고 연기한 건 아니지만, 주희란 인물을 고려하면 나쁜 것 같긴 해요. 관객들에게 험한 말을 들을지라도, 캐릭터를 제대로 살렸다면 기분 좋은 일 아닌가요.”

글 윤기백, 사진 김용학 기자 giback@sportsworldi.com

[ⓒ 세계비즈앤스포츠월드 & sportsworldi.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많이 본 뉴스

연예 스포츠 라이프 포토

연예
스포츠
라이프
포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