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개봉한 영화 ‘깡철이’(안권태 감독) 역시 연기자로서는 쉽지 않은 작품이다. 유아인이 연기한 주인공 깡철이는 불우해도 해맑게 웃으며 살아간다. 하지만 영화 속 사건들은 자꾸만 깡철이를 구석으로 몰아붙인다. 힘겹다. 감정이 중간중간 터져나오지만 영화 전체를 계산하지 않으면 안된다. 조금씩 조금씩 감정 표출에 나서야 하고 그때 그때 달라야 한다. 대구 출신인 유아인은 영화의 배경인 부산에서 살아가는 깡철이라서 부산 사투리를 써야 한다. 헷갈리기 그지없다. 감정신부터 액션신까지 육체적으로나 정신적으로나 스트레스가 강렬해 보인다.
“제목만 보고 처음에는 시나리오를 보지 않았어요. 그런데 읽어보니 제 선입견이었더라고요. 배우인 나조차 선입견을 갖고 있다니. 지금까지와는 다른 역할을 추구하다보니 그랬던 것 같아요. 어쨌든, 이젠 그 부분에서는 많이 해소됐어요. 드라마 했으니까 영화 해야지 뭐 이런 전략적 판단도 아니었고요. 늘 그래왔듯이 본질적으로 마음이 끌렸어요.”
“또 다른 도전이었어요. 액션에 부산 사투리도 도전이었고요. 또 전작 ‘완득이’에서 함께 호흡을 맞춘 김윤석 선배님에 이어 이번에는 김해숙 선배님과 호흡을 맞췄잖아요. 무엇보다 이 영화를 온전히 이끌고 가야 한다는 사명감이 있었죠. 전 지금껏 계속 시험대 위에 절 올려놓는 것 같아요. 이 작품 역시 그런 연장선 상에 있어요.”
“모든 장면에서 과잉을 철저히 경계했어요. 전 영화를 관람하고 관객들에게 눈물의 양보다 감동의 양이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또 자연스러워야 하고요. ‘잘 울었다’가 아니라 잔상이 있어야 하는 작품이죠.”
올해 유아인은 영화 한 편을 더할 생각이라고 밝혔다. 부산국제영화제 역시 올해도 어김없이 방문한다.
글 한준호, 사진 김두홍 기자 tongil77@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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