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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별토크]‘스파이’ 문소리, “엄마여서 행복해요”

입력 : 2013-09-15 15:27:48 수정 : 2013-09-15 15:27: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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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굴에 딱 쓰여있었다. ‘나 엄마에요’라고.

배우 문소리가 출산 후 처음으로 선택한 작품을 극장에 개봉시키고 또 다시 차기작 촬영 중인 상황이지만 엄마다운 행복감은 넘쳐났다.

최근 개봉한 영화 ‘스파이’(이승준 감독)에서 대한민국 최고의 스파이 철수(설경구)의 아내 영희 역으로 열연한 문소리. 아이 출산 후 6개월만에 태국으로 건너가 첫 촬영에 돌입했을 때만 해도 매일 아이 생각에 눈물을 짓기도 했다는 문소리지만 영화 속 영희는 강단 있고 누구보다 남편을 사랑하는 열혈 아내로 등장한다. 더구나 아이가 7년 째 생기지 않아 맏며느리임에도 시어머니의 구박을 받아야 하는 현실적 고통의 당사자이기도 하다. 

“며느리의 삶을 공감해주는 여성 분들이 많더라고요. 그래도 시나리오 상에 경상도 사투리가 원래 설정돼 있었어요. 워낙 남편을 잡는 아내이기도 하잖아요. 승무원이라는 직업 설정도 직접 승무원들을 만나서 많이 참고했죠.”

무엇보다 이 영화에서 문소리가 연기한 영희는 철수의 직장 파트너인 진실장(고창석)이나 동료 여자 스파이 나미란(라미란) 만큼이나 비중 있는 코믹 연기를 담당하고 있기도 하다. 그래서 문소리의 밝고 유쾌한 이번 캐릭터 연기가 더욱 기억에 남는다. 

“코믹 연기는 현장에서 함께 만들었어요. 재밌는 아이디어는 제작자이신 윤제균 감독이 많이 주시기도 했고요. 오히려 과한 거 아닌가 할 때 설경구 오빠가 조절해주시기도 했고요.”

그러고보니 문소리는 설경구와 함께 이창동 감독의 영화 ‘박하사탕’으로 처음 관객들의 뇌리에 깊은 각인을 남긴 인연이 있다. 이후 이창동 감독의 또 다른 작품 ‘오아시스’로 두 배우 모두 빼어난 연기력을 인정받았다. 이번 작품은 오랜만이기도 하다.

“사실 제가 집에서는 맏이에요. 사촌오빠도 없고요. 그래서 대학 시절에도 선배라고는 불러도 오빠라고 부른 적은 없어요. 그런데 연기 데뷔 후 처음으로 오빠라고 부른 사람이 설경구 씨에요. 그래서 지금도 마치 친정 오빠같은 느낌이 들죠. 남편이 제게 못하면 이르고 싶은…(웃음)”

이번 영화는 솔직히 우여곡절도 많았고 빠듯한 예산 안에서 해외 로케이션까지 진행해야 했기에 쉽지 않았던 부분이 많았을 것이다. 하지만 출산 후 6개월이 되자마자 이 영화에 뛰어든 문소리는 배우들은 물론, 제작진과 돈독한 우정을 쌓으며 촬영한 영화이기에 남다른 애정도 과감히 드러냈다.

“그래도 끝까지 좋은 마음으로 임했어요. 태국에서 촬영할 때는 변두리 허름한 숙소에 묵었는데 그래도 그 근처에 꼭 김치찌개 잘하는 집 같은 소박한 식당이 있어요. 노천에 탁자가 놓인 곳이죠. 촬영 끝나고 배우들이 함께 비가 쏟아지는 소리를 들으며 술도 한 잔 했던 게 참 기억에 남아요.”

영화 이야기는 여기까지였다. 문소리는 이내 엄마가 된 경험을 마치 군에서 갓 전역한 예비역들이 군대의 추억을 이야기하듯이 마구 쏟아냈다. 이럴 땐 천상 배우가 아닌 엄마 문소리였다.

글 한준호, 사진 김용학 기자 tongil77@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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