뽀얀 피부에 뚜렷한 이목구비가 지금껏 작품에서 본 얼굴들과 비교하면 비현실적으로 느껴질 정도였다. 조정석 스스로도 어린 시절부터 늘 내세웠던 게 뽀얀 피부라는 말로 가볍게 이야기했다.
지난해 영화 ‘건축학개론’에서 납득이라는 캐릭터로 영화계의 ‘앙팡 테리블(무서운 아이 또는 신인)’로 급부상한 조정석. 고등학교나 대학교 시절 꼭 있을 것만 같은 캐릭터인 납득이 역을 완벽하게 소화해내면서 남다른 연기 내공을 보여주더니 곧바로 MBC 드라마 ‘더킹 투하츠’에서 진지한 은시경 캐릭터로 또 한 번 반전 연기를 선보였다. 그런 조정석이 이번 영화에서도 또 다른 미친 존재감을 발휘 중이다. 바로 영화 ‘관상’(한재림 감독)에서 조정석이 연기한 팽헌 역을 통해서다.
‘관상’은 천재적인 관상가인 내경과 그의 처남 팽헌, 내경의 아들 진형을 중심으로 이들이 조선조 초기 문종에서 단종, 그리고 세조로 넘어가는 역사적 격랑에 휘말리는 내용을 담았다. 조정석의 설명대로 팽헌은 분을 쉽게 참지 못하는 성격이면서 영화 속에서 감초에 가까운 유쾌한 캐릭터다.
원래 클래식 기타를 전공하려고 했던 조정석은 교회 전도사의 말 한 마디에 연기를 도전했고 이후 연기자로서의 삶을 운명처럼 받아들이면서 살아가고 있다. 2004년 뮤지컬 ‘호두까끼 인형’을 시작으로 영화와 드라마에서 활약하기까지 조정석은 열정에 차있는 배우였다. 남자임에도 아름답다는 표현이 그래서 더 잘 어울린다.
글 한준호, 사진 김용학 기자 tongil77@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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