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종 화보나 광고를 통해 빼어난 미모와 수려한 몸매를 자랑하던 모델 이수정. 이미 여러 드라마와 영화에서 카메오 출연을 통해 연기에 입문했던 이수정이 본격 주연을 맡은 영화가 5일 개봉한다. 바로 ‘미스체인지’(정초신 감독)다.
이 영화에서 이수정은 영혼이 바뀌는 매개체인 여자 역을 맡았다. 어찌보면 상당히 어려운 캐릭터다. 자신의 영혼은 없고 다른 이들의 영혼을 담기 때문이다. 여자지만 그 속에 누가 들어가느냐에 따라 다양한 연기를 보여줘야 하기 때문이다. ‘미스체인지’는 여자만 보면 눈길도 못마주치는 소심남 변호사 제칠(송삼동)과 꽃미남 바람둥이 현구(정은우)의 이야기다. 같은 집에서 살아가는 두 사람이지만 제칠은 늘 옆방에서 어느 여성과 하룻밤을 보내는 현구 때문에 미칠 지경이다. 그러던 어느날 쓰러져 있는 한 여인을 우연히 거리에서 발견해 집으로 데려왔다가 그만 영혼이 바뀌고 만다. 알고 봤더니 이 여인은 입만 맞추면 자유자재로 영혼이 들어갔다 나왔다 할 수 있는 매개체. 바로 이 여인이 이수정이 연기하게 된 캐릭터다.
소심남 제칠, 바람둥이 현구, 그리고 할머니까지 다양한 캐릭터들이 빙의되는 인물이다. 이수정은 여자 캐릭터 설정 과정에서 또 다른 주연배우들인 송삼동, 정은우의 도움을 받았음도 밝혔다.
“대사도 바꿔서 해보고 송삼동 오빠나 정은우 오빠의 습관, 목소리 톤, 말투를 관찰했어요. 오빠들이 잘 가르쳐 주고 자기 전에는 오빠들의 목소리 대사 녹음된 것을 들으며 잤죠. (웃음)”
“그런 시나리오들이 모두 끊기고 났을 때 이번 영화 출연 제의가 들어왔어요. 저에게서 여러 색깔을 발견해주신 것만으로도 감사할 따름이죠. 이번에 영화를 촬영하면서 과거 방송에서 어떤 배우가 현장 냄새를 잊을 수 없다는 말을 했던 게 이해가 가더라고요.”
여전히 본업이 모델이지만 이 작품을 통해 확실히 연기의 매력을 느끼게 됐다는 이수정. 그러고보니 이수정은 백지 같은 배우로도 정평이 나있다. 그 어떤 색깔도 잘 빨아들여 아름답게 장식되는 하얀 종이 말이다.
한준호 기자 tongil77@sportsworldi.com, 사진=영화사 날개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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