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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별토크] 유준상 "'내 새끼 입에 밥 들어간다' 생각하면 못 할 게 없다"

입력 : 2013-08-21 13:30:35 수정 : 2013-08-21 19:5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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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준상은 바쁘다. 드라마부터, 영화, 뮤지컬에 이르기까지 끊임없이 움직인다. 캐릭터 분석 역시 철저하다. 아이돌 못지 않은 인기를 누린 드라마 ‘넝쿨째 굴러온 당신’의 방귀남, 영화 ‘전설의 주먹’ 이상훈, 뮤지컬 ‘그날들’의 정학까지 한 번 보면 뇌리에서 잊혀지지 않는 독특한 캐릭터를 만들어낸다. 이는 최근 종영한 SBS ‘출생의 비밀’ 홍경두 역할에서도 마찬가지였다.

 유준상은 ‘출생의 비밀’을 통해 기억을 잃은 여자와 천재 딸과 호흡하는 무식한 아버지 역할로 눈물겨운 가족애를 전했다. 바보, 스토커 등 홍경두를 향한 별명은 늘어만 갔다. 한국 드라마 사상 이런 캐릭터는 없었다. 본인 스스로도 “여자 주인공에게 이렇게 막 대하고 욕하는 캐릭터는 없었다”며 아무도 시도하지 못한 캐릭터에 대한 뿌듯함을 유머러스하게 표현했다. 
 홍경두가 드라마에서 집중한 대상은 딱 둘이다. 바로 사랑하는 여인 정이현(성유리)과 하나 밖에 없는 딸 홍해듬(갈소원). 하지만 현실에서 유준상의 관심은 갈소원에 조금 더 집중되어 있는 모습이었다. 아들만 둘인 유준상에게 갈소원은 그야말로 ‘공주님’. 어린이날에는 촬영 중 잠깐 시간을 내 갈소원과 백화점을 뛰어다니며 샌들과 운동화, 레인부츠 등을 선물했을 정도였다.

 “이 드라마를 촬영하며 딸을 너무 갖고 싶었어요. 촬영장에서 해듬이가 푹 안기는데 ‘그래, 그래’하는 감탄사가 절로 나올 정도죠. 제가 힘들어하면 어깨도 주물러 줘요. 소원이는 ‘우리 아기’라고 불러요. 얼마나 귀여운지 몰라요. 친아들은 ‘야, 동우야’ 이렇게 부르고요. 촬영장에 큰아들 동우를 데리고 간 적이 있어요. 소원이에게 물었더니 마음에 든다고 하더라고요. 둘이 잘 됐으면 좋겠지만 아직 어려서.(웃음) 소원이가 스무 살이 될 때까지 배우로서 잘 클 수 있도록 도와줄 예정입니다. 좋은 이야기도 많이 해주고 좋은 공연도 보여줄 거예요. 또 자주 만나면서 잘 클 수 있도록 해주고 싶어요.”
 갈소원에 대한 칭찬을 늘어놓던 유준상은 잠시 생각에 잠긴 듯한 표정을 지었다. ‘우리 아기’ 갈소원과 촬영을 하면서 자신의 아버지에 대한 생각이 많이 났다는 것. 유준상은 올해 초 토크쇼에 출연, 과거 갑작스러운 아버지의 죽음에 대한 이야기를 털어놓은바 있다.

 “아빠가 많이 보고 싶었어요. 아직도 ‘아빠’라는 말을 부르고 싶어요. 제가 군 제대 후 돌아가셨거든요. 20대였으니 어릴 때였죠. 해듬이가 ‘아빠’라고 부르는데 자연스럽게 극에 몰입이 되더라고요. 진짜 딸이 생긴 기분이에요. 또 정말 예쁜 성유리 씨가 상대역이니 자연스럽게 좋아하는 감정도 들었어요. 연기지만 촬영하면서 성유리 씨에게 진짜 잘 보이고 싶을 정도였죠. 우리 해듬이 엄마로 하루빨리 돌아오길 바라면서요.”
 유준상은 ‘출생의 비밀’을 촬영하는 동안 뮤지컬 ‘그날들’ 공연을 병행했다. 스케줄은 그야말로 ‘살인적’이다. 월요일 하루를 쉬고, 화요일부터 밤을 새서 토요일까지 ‘출생의 비밀’ 촬영을 시작한다. 토요일 새벽 다섯 시쯤 촬영이 끝나면 3시간 정도 자고 공연장에 11시까지 가서 오후 3시와 6시 공연을 해왔다. 적지 않은 나이, 마흔넷. 이런 에너지는 도대체 어디서 나오는 것일까?

 “일단 대학에서 뮤지컬을 전공해서 그런지 이 무대를 놓치고 싶지 않은 마음이 커요. 뛰어난 실력의 후배들이 많아서 계속 레슨도 받고 긴장을 늦춰선 안 되죠. 몸은 힘들지만 그럴수록 관객과 만나는 성취감이 더 커져요. 매 공연이 매진이 되는 건 너무 행복한 일이에요. 무엇보다 ‘내 새끼 입에 밥 들어간다’ 생각 하면 못 할 게 없어요. 드라마 대사였는데, 정말 공감되더라고요.”

 에너지로 넘치는 이 남자는 또 다른 도전에 나섰다. 이날 유준상은 기자에게 본인이 직접 작사·작곡 한 11곡의 음악을 들려줬다. 피아노 연주곡부터 분위기 있는 R&B, 몸이 들썩거리는 힙합까지 다양한 장르로 구성됐다. 단언컨대 음원 발매 후 ‘유준상의 재발견’은 또 한번 이뤄질 것이다. 배우라는 수식어에만 갇혀있기엔 유준상은 너무나 많은 끼를 갖고 있다.

 “노래를 안 입혀서 그렇지 편곡까지 끝났어요. 작사·작곡·편곡까지 직접 한 음악들인데 드라마 작업하는 동안 틈틈이 했던 결과물이에요. 가을쯤 천천히 녹음할 생각인데 발매되면 자그마하게 쇼케이스도 열고 주변 분들을 초대도 하고 싶어요. 쇼케이스 열면 그때도 관심 가져주세요.(웃음)”

최정아 기자 cccjjjaaa@sportsworldi.com 사진=나무 액터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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