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날 객석을 절반도 메우기 어렵던 경기장은 우사인 볼트(자메이카)의 100m 결승전 못지않은 관중으로 붐볐다. 여자 장대높이뛰기 경기가 시작되기 전부터 장내 카메라는 몸을 푸는 이신바예바의 모습을 전광판에 비췄고, 관중은 그 때마다 열정적인 환호를 쏟아냈다. 기대로 가득한 관중석과 달리 고별 무대를 앞둔 이신바예바는 다소 긴장한 모습이었다.
이신바예바는 살짝 미소를 짓거나 집게손가락을 입에 댔다가 들어올리는 등 간단한 제스처로 환호에 답한 뒤 자신의 순서가 다가오기 전까지 50분 가까이 계속 뛰어다니며 몸을 풀었다.
이날 이신바예바는 4m89 높이의 바를 넘고는 두 팔을 휘저으며 기뻐하다가 코치석까지 달려가 얼싸안고 즐거워했고, 이후 오랫동안 보여주지 못한 ‘푼수 매력’을 유감없이 발산했다.
이날 경쟁자들의 도전을 뿌리친 이신바예바는 상대의 도전 실패할 때 자신을 비추는 카메라를 향해 손가락으로 ’V’자를 그려 보이며 능청스러운 웃음을 지었고,우승이 확정되자 벌떡 일어서서는 쏟아지는 플래시 세례 속에 양 팔과 양 다리를 휘저으며 감격을 주체하지 못했다.
스포츠월드 체육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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