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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별토크] 정우성 "쓸데없는 양념 뺀 정갈한 느낌의 영화"

입력 : 2013-07-09 21:19:00 수정 : 2013-07-09 21:1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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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에 스크린 복귀…범죄조직 리더로 악역 맡아 열연
잔 감정 철저히 배제…절제된 연기 관객에 새로움 선사
배우 정우성이라는 이름만으로 이 영화에 대한 관심은 남달랐다.

이젠 대배우로 이름을 날리고 있는 설경구도 정우성의 캐스팅 소식에 곧바로 이 영화를 찍었다 했다. 사극도, 해외 영화도 아닌, 국내 순수 대중영화에서 정우성이라는 이름을 본 것도 오래된 느낌이다. 그렇게 오랜만에 정우성이 컴백한 영화 ‘감시자들’(조의석·김병서 감독)이 흥행 분위기를 제대로 타는 중이다.

개봉 전 만났음에도 불구하고 이 영화에 대한 반응은 뜨거웠다. 더구나 늘 카리스마 넘치는데다 그 화려한 아우라를 벗기 힘들 것 같은 정우성이 악역으로 나오는 영화다. ‘감시자들’은 경찰 내 특수조직인 감시반의 황반장(설경구)과 신입 하윤주(한효주)가 뛰어난 솜씨로 감시망을 뚫고 달아나는 범죄조직의 리더 제임스와 펼치는 대결을 그린다. 제임스가 바로 정우성이 연기한 캐릭터.

“어릴 적부터 키워졌고 그 과정에서 애정은 전혀 받지 못한 것 같고요. 제임스란 인물도 어쩔 수 없이 생존을 위해 거기에 소속돼 있었는데 떠날 때가 돼서 결정을 내리는 정도? 그 정도의 배경을 갖고 있죠.”

제임스란 캐릭터에 대한 설명이 영화에서 너무 부족하다는 타박 아닌 타박에 쿨하게 내놓은 정우성의 답변이다. 그러면서 정우성이 출연한다고 하니까 엔딩을 화려하게 하자는 일부 제안도 있었지만 스스로 작품의 전체 흐름을 역행하는 것은 아니라는 생각에 단호히 거절했다는 설명까지 추가했다.

“원래 취지와 상관없이 다른 시나리오가 돼버리니까요. 이 영화는 잔 감정이 배제돼 있어요. 쓸데없이 인물에게 요구하는 것들을 깔끔하게 제거한 셈이죠. 그래서 정갈한 느낌의 영화에요. 쓸데없는 양념을 추가하지 않으니까 진짜 원래 주재료의 맛이 풍부하면서도 완벽하게 나오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들어요.”

정우성의 말처럼 대중과 평단의 지지를 고루 받기란 하늘의 별 따기 만큼이나 어렵다. 그럼에도 이 영화는 기적처럼 이를 모두 해치웠다. 앞에서 살짝 언급됐지만 정우성은 늘 조심한다. 자신에게 쏟아지는 관심이나 기대에 대해서.

“현장에서는 늘 배우로서의 위치를 지키죠. 의견을 낼 때도 함께 일하는 동료로서 말이죠. 감독들이 (저보다)나이가 어리다보니까 좀 더 조심스럽게 다가가는 거죠. 이런 부분에 대해서는 생각을 많이 해요. ‘이건 어때?’ ‘왜 그럴까’ 촬영하면서 이런 식으로 물어보죠.”

실제 감독 데뷔작이 현재 진행 중인 정우성의 영역은 넓어졌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배우일 때는 철저하게 배우였다. 그래도 감독과 배우 양 측면을 모두 경험해봤으니 이번 ‘감시자들’에 대한 감상평도 기대가 됐다.

“결말도 그렇고 여운이 남는 영화에요. 절제하고 좀 더 감칠맛이 나죠. 그 동안 영화가 감정을 이끄는 게 아니라 관객의 감정에 호소하다보니까 관객들은 지쳐왔어요. 새로운 기분으로 볼 수 있는 영화가 되지 않았나 싶어요.”

이제 40대지만 여전히 20대의 풋풋함이 넘쳐나는 정우성. 30대 후반부터는 일과의 대부분을 운동에 할애한다면서 이제는 신경을 좀 쓴다고 귀띔했다. 그러면서 정우성이 밝힌 또 하나의 인생 목표가 펼쳐졌다.

“사실 본분이 영화배우잖아요. 30대 중반부터 좀 게을렀던 것 같고 외부에 더 신경 썼어요. 사적인 부분에 신경을 빼앗긴 거죠. 활동은 이거저거 했지만 미비했고 중간중간에 배우로서의 조바심도 있었죠. 관객들 옆에서 있어야 하는데 좀 멀어지지 않았나 싶어요. 그 와중에 한국영화 시장도 커졌고요. 작년까지도 굉장히 많은 생각들을 하면서 내심 가장 큰 성장을 위한 성장기였던 것 같아요. 그러다보니까 뭔가 눈 뜬 것 같아요. 나를 어떻게 표현해야겠다는 생각이 정립된 것 같죠. 그 전에는 신경 안쓰고 제가 하고 싶고 입고 싶었던 걸 했다면 이제 잘 어울리는 것, 정우성에게 잘 어울리는 것을 해야죠. 작품의 텀을 두고 싶지 않아요. 20년 동안 22편 정도 됐으니까. 앞으로 20년은 더 활발하게 해야죠. 못해도 30 작품 정도?(웃음)”

글 한준호, 사진 김용학 기자 tongil77@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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