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스팅 대만족, 우리 배우들 최고예요"
절망의 끝에서 만난 두 남녀의 희망과 배신의 변주곡을 그린 영화 ‘마이 라띠마’. 저예산 영화라는 말이 실감 나지 않을 정도로 그 결과물은 꽤 훌륭했다. 영화는 참 감성적이다. 그 속에 청년실업과 이주 여성들의 문제를 멜로라는 형식으로 풀어냈다. 보통 사회문제를 다룬 작품들은 다큐멘터리 형식을 띠기 마련. 하지만 영화 ‘마이 라띠마’는 무거운 주제를 로맨스 영화로 재탄생시켰다. 화면 곳곳에 감성적인 터치와 힘 있는 대사들도 배치했다. 가볍지 않은 주제를 로맨스 영화로 풀어낼 생각을 어떻게 했을까.
“극중 수영(배수빈)은 겉으론 잘 성장한 어른의 모습을 하고 있어요. 한국 사회도 이러한 모습을 갖고 있지 않나요? 이주민들을 받아들이고 있지만, 방치하고 있는 게 현실이죠. 그런 모습이 어쩌면 수영과 닮았다는 생각을 했어요. 처음엔 사회고발 형태의 영화를 만들까 생각했지만 타인의 아픔을 그대로 담아내면 안 될 것 같았죠. 또 제작자의 순수성이 결여될 수 있어 멜로 형태로 풀어봤어요. 그래야 관객들도 쉽게 영화를 즐길 수 있잖아요.”
“솔직히 박지수가 상을 받았으면 좋겠어요. 제 작품에는 배우 한 명 한 명, 특히 신인에 대한 염원이 담겨 있어요. 여주인공 마이 라띠마 역은 캐스팅이 늦게 된 케이스고, 사실 박지수 캐스팅을 망설였었죠. 하지만 좋은 연기를 펼쳐냈고, 감독으로서 연기를 못 한다는 편견이 생기지 않도록 하는데 신경을 썼어요. 캐스팅이요? 저는 만족하죠. 우리 배우들이 최고예요.”
유지태는 이번 영화에서 순제작비 3분의 1 이상을 스태프 인건비로 지출했다. 대신 기획비와 감독 개런티를 받지 않아 지출을 줄였다. 감독으로서 쉽지 않은 결정이었다.
“영화인으로 공헌적인 부분에서 이러한 결정을 내린 건데, 사실 누군가 희생하는 구조는 바람직하지 않아요. 저 아닌 다른 감독이 저처럼 따라 하는 것도 부정적이고요. 영화를 사랑하는 스태프들이 생계 때문에 현장을 떠나는 일이 생겨서는 안 된다고 생각해요. 저예산, 독립영화에 대해 정부나 기업의 투자가 이끌어진다면 상업영화에 대한 방부제 역할을 할 수 있을 거라 생각해요.”
“저 배우로도 활동하고 있어요(웃음). 10월에 개봉하는 영화 ‘더 테너-리리코 스핀토’에 배우로 출연합니다. 이미 촬영은 다 끝났고, 현재 후반 작업을 하고 있어요. 감독과 배우 차이요? 전혀 없어요. 배우일 땐 연기를 하면 되고, 감독일 땐 연출을 하면 돼요. 간단하죠.”
감독 겸 배우로 불리고 싶다는 유지태. 영화에 대한 그의 열정에 진정으로 박수를 보내고 싶다. 영화 ‘마이 라띠마’와 함께 주연작 ‘더 테너-리리코 스핀토’에서 선보일 그의 모습이 벌써부터 기대된다.
글 윤기백, 사진 김두홍 기자 giback@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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