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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끌시끌 강정호 도루 논란…어디까지가 불문율?

입력 : 2013-05-22 14:56:48 수정 : 2013-05-22 14:56: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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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연 야구에서 서로간에 암묵적으로 지켜야 될 불문율은 어디까지일까.

지난 21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두산과 넥센의 경기에서 벌어진 벤치클리어링을 두고 팬들의 반응이 뜨겁다. 넥센이 12-4로 크게 앞선 5회 강정호가 2루에서 3루로 도루를 시도한 것이 발단이 됐고, 두산 투수 윤명준은 연속으로 2개의 사구를 던지며 이에 대응했다. 결국 윤명준은 퇴장당했고 양팀 선수들은 더그아웃을 뛰쳐나와 대치하는 상황이 벌어졌다.

사실 한국 뿐 아니라 전세계 프로야구에서 점수차가 크게 벌어지면 도루를 하지 않는 것이 불문율이다. 이를 어길 경우에는 빈볼 등의 보복이 들어오는 것 또한 묵인하는 일이다. 고의적인 사구인 줄 알지만 참고 넘어가기도 한다. 넥센도 윤명준이 처음 유한준에게 던진 사구는 참고 넘어갔다. 하지만 윤명준이 이어 나온 김민성까지 연거푸 사구를 던지자 결국 폭발하고 만 것이다.

문제는 어디까지가 용인될 수 있는 불문율이냐는 것이다. 여기에 대해서는 명확한 기준이라는 것이 없다. 사실 두산이 최근 SK에 10점 차로 앞서다가도 역전패를 당한 사례에서도 볼 수 있듯이 큰 점수차라도 흐름 한 번으로 뒤집힐 수 있는 것이 요즘 야구다. 넥센의 입장에서는 강정호의 도루가 추가점을 뽑아 확실한 승기를 굳히자는 의도였을 뿐이다. 넥센 측 관계자는 “아직 두산의 공격이 다섯 번이나 남아 있고 타격이 좋은 팀이라 안심할 수 없었다”고 말했다. 상대가 주전을 빼는 등 먼저 백기를 들지 않은 이상 자신들의 플레이를 펼쳐야 했다는 것이다.

두산의 입장도 이해가 간다. 대역전패는 물론이요 최근 대량실점으로 크게 지는 경기가 많아 ‘핸드볼 야구’라는 팬들의 따가운 시선을 받고 있는 분위기 속에 강정호의 도루는 우는 아이 매 한 대 더 때린 것처럼 느껴졌을 수 있다. 하지만 한 번의 사구 보복이면 족했을 것이라는 게 일반적인 지적이다. 굳이 연속 사구로 선수가 퇴장당하며 안 그래도 부족한 불펜 투수들이 더 동원되야 하는 어려움을 자초한 것은 과했다는 지적을 피할 수 없다. 불문율이란 말에서 그 명확한 기준이 없기에 서로가 도를 넘지 않는 동업자 정신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일단 두 팀은 앙금을 풀기에 나섰다. 경기 뒤 강정호는 “두산 선수들이 기만이라고 생각했다면 미안하다”고 직접 진화에 나섰다. 다만 두 팀의 앙금이 풀렸을 수는 있지만 팬들의 마음까지 위로될런지는 모를 일이다. 두산팬들에게는 대패의 아픔과 벤치클리어링의 추억만 남은 씁쓸한 경기였을 뿐이다. 

송용준 기자 eidy015@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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