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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별토크] 유준상 "심자인대 파열…몸에 '전설' 새겼죠"

입력 : 2013-04-19 10:55:51 수정 : 2013-04-19 10:55: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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격투신 촬영 중 무릎 부상에 저체온증으로 응급실행까지
'소통 단절'이란 메시지 다뤄…관객들 '아빠 삶' 알아줬으면
배우 유준상의 액션 투혼에 깊이 있는 감성 연기가 돋보인다.

몸이 열 개라도 모자랄 지경일텐데 자신이 출연한 영화를 위해 일정을 빼서 취재진을 만난다는 것 자체만으로도 연기자로서의 자세가 남달라 보인다.

강우석 감독의 열아홉 번째 영화 ‘전설의 주먹’으로 열일곱 번째 작품 ‘이끼’에 이어 다시 호흡을 맞추게 된 유준상은 학창시절 주먹으로 잘나갔지만 지금은 대기업 홍보부장에 기러기 아빠인 이성훈 역을 맡았다. 1987년 고등학교를 다녔던 세 친구들이 현재에 들어와서 과거 주먹짱들의 실전 대결을 다루는 리얼리티 프로그램인 ‘전설의 주먹’에서 다시 만난다는 내용의 이번 작품에서 유준상이 가장 극중 인물과 가까운 연령대다. 1969년생이기에 가깝지만 외모는 워낙 동안이어서 1∼2년 어린 황정민, 윤제문, 정웅인과 비슷하거나 오히려 어려 보일 정도다.

“저로서도 무척 와닿는 역할이었어요. 다 옛날 이야기지만 싸움 없는 게 이상한 시절이었잖아요. 싸움 경험요? 고교 시절 키가 10cm나 커버려서 중학교 때 맞은 거 보상하려고 그랬는지 자연스럽게 맞진 않았어요. 이번 영화에서 제 분량이 많진 않지만 이걸 어떻게 담아낼 수 있을까 감독님만 믿고 한 거죠.”

이번 영화로 십자인대 파열이라는 부상까지 입었다는 사실은 널리 알려져 있는 상황. 영화 속 격투신에서 입은 부상이었다. 여기에 땀 흘리는 모습을 보여야 했기에 계속 분무기로 몸 이곳저곳에 물을 뿌려대기까지 했기에 저체온증이 오면서 응급실에 실려가기도 했다. 이 때문에 유준상은 아이들에게 유언을 남겼고 정두홍 무술감독과 강우석 감독까지 눈물을 흘리며 비장한 분위기가 연출되기도 했다. 어쨌든, 아직도 무릎을 꿇는 것 자체가 힘들 만큼 유준상의 몸에 ‘전설의 주먹’이 깊이 각인돼 있다.

“신 컷 할 때마다 미치겠더라고요. 몸이 안따라주니까 진짜로 펑펑 울었어요. ‘힘 내세요’ 하는 게 더 슬프더라고요. 두홍 형이 울지말라고 했지만 오히려 형이 뜨거워지더라고요. 그래서 끝까지 해야겠다는 마음을 먹었어요. 몸이요? 당연히 영화를 위해 만들었죠. 저희 나이가 만들어놓는다고 해서 유지되는 게 아니잖아요. 매일 새벽 트레이너와 함께 몸 만들고 저녁에도 운동을 했죠.”

영화에서는 지금은 조직생활에 적응해 회사의 홍보부장으로 살아가면서 처자식을 위해 기러기 아빠로 자처해 처절하도록 외롭게 살아가는 이성훈의 모습이 극으로 치닫는 장면이 등장한다. 이 장면은 황정민이 딸 때문에 오열하는 장면과 함께 ‘전설의 주먹’의 백미라 부를만 하다.

“영화를 보면서 아빠의 삶이 느껴지죠. 아빠가 보고 싶어지는 영화였으면 했어요. 이성훈이라는 친구도 ‘아빠가 제일 잘하는 거 돈 버는 거잖아’라고 자식에게 이야기하는 부분이 있죠? 이 때는 돈을 벌 것도 없는데도요. 아이에게 만큼은 ‘아빠가 더 할 수 있어’ 이렇게 이야기하는 거죠. 20∼30대 여성 분들이 후기에 ‘아빠가 보고 싶어진다’고 적어 놓으신 글들을 보면서 뿌듯했어요.”

그러면서 유준상이 이 영화를 통해 묵직한 주제의식을 각인시켜줬다. 바로 아빠와 엄마로 대표되는 기성세대들와 이들에게 더 이상 궁금할 게 없는 자식 세대간의 소통 단절이다. 아무도 물어봐주지 않는 기성세대들이 보낸 학창시절의 이야기를 물어보고 싶어지게 만드는 게 바로 ‘전설의 주먹’이란 영화의 힘이란 것.

“아무도 안 물어봐주는데 누가 자신의 과거를 이야기하겠어요? 제 개인적으로 흥행 스코어를 떠나서 자녀 세대분들이 많이 보고 아버지와 어머니의 전설을 물어봐줬으면 해요. 감독님께서도 그런 생각이신 것 같고요.”

유준상은 ‘전설의 주먹’ 외에 뮤지컬 ‘그날들’이 공연되고 있다. 또 오는 27일 첫 방송되는 SBS 드라마 ‘출생의 비밀’ 촬영에도 들어간 상황이다.

글 한준호, 사진 김용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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