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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별토크] 권상우 "시청률은 행복, 캐릭터는 찜찜…사우나서 때 안밀고 나온 기분"

입력 : 2013-04-11 06:09:45 수정 : 2013-04-11 06:09: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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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정남' 하류 역 맡아 열연…최고 시청률 25.8% 유종의 미
"작품 중후반으로 갈수록 존재감 없어져서 무척 아쉬워요"
넉살 좋게 ‘하하’ 하고 웃을 때는 세상 둘도 없는 멋진 오빠였다가, 눈에 힘 좀 주고 카메라를 노려볼 땐 ‘역시 배우다’ 소리가 절로 나온다. ‘국민남자’ 권상우가 ‘야왕’으로 안방극장에 돌아왔다.

지난 2일 종영한 SBS 월화극 절대강자 ‘야왕’은 자체 최고 시청률인 25.8%로 유종의 미를 거뒀다. 권상우는 극중 순정남 하류 역을 맡아 열연을 펼쳤다. 2년 전 ‘대물’에서 한 여자를 대통령으로 만들어줬다면 이번엔 퍼스트레이디가 된 여자를 끌어내리는 역할이다. 하류는 욕망녀 주대해(수애)를 위해 모든 것을 희생하는 순정남이었지만 그녀의 배신을 알고 복수를 꿈꾸는 인물. 순수하고 사랑이라면 목숨이라도 바칠 준비가 되어 있는 데다가 의리까지 있다. 남자배우라면 누구나 탐낼 만한 멋진 캐릭터다. 하지만 드라마 팬의 입장에서는 중후반으로 갈수록 하류의 매력을 속 시원히 보여줄 장면들이 점차 줄어들어 아쉬운 마음이 들었던 것이 사실. 때문에 주연으로서 드라마를 이끌며 적잖이 마음고생을 하지 않았을까 추측해봤다.

“사우나에 때밀러 갔다가 뜨거운 물에서 몸을 불리고 때는 안 밀고 나온듯 한 기분이에요. 시청률을 생각하면 행복한데, 중후반으로 갈수록 존재감이 없는 캐릭터가 된 것 같단 생각이 들었거든요. 24부작을 하다보면 이야기가 한 번은 딜레마에 빠지는데 그게 제 캐릭터에 온 것 같아요. 그런 점이 아쉽긴 하지만 작품이 사랑받은 걸 생각하면 행복한 고민이었죠.”

권상우의 고민과는 달리 대중은 권상우의 안방극장 복귀를 열렬히 반겼다. ‘야왕’이 끝난 월, 화요일 밤마다 관련 기사가 쏟아져 나왔고, 권상우의 연기력에 대한 찬사도 이어졌다. 경주마 처럼 앞만 보고 달려가는 악녀 주다해에 휘둘리지 않고 든든히 중심을 지켜준 권상우에 대한 고마움이었다.

“수애 씨와의 호흡 덕분이죠. 참 좋았어요. 스케줄에 비교적 여유가 있었던 초반에는 밥도 자주 먹고, 커피도 자주 마셨어요. 쫑파티를 하다가 문득 수애 씨를 봤는데 ‘저 배우 때문에 잘 된 드라마고, 저 배우가 많이 힘들었겠구나’란 생각이 들더라고요. 중반 이후는 수애 씨 덕분에 이끌어진 드라마가 아니었나 하는 생각이 들 정도였죠.”

진지하게 이야기를 이어가던 권상우도 아들 룩희 이야기를 꺼내자 개구쟁이처럼 얼굴 표정이 밝아졌다. 벌써 결혼 6년 차인 권상우와 손태영은 연예계 대표 잉꼬부부로 손꼽힌다. 그는 “기본적으로 날 닮았는데 갈수록 엄마를 닮아간다. 이쁘다”라며 휴대폰에 저장되어 있는 사진을 꺼내 보여주며 아들 자랑에 나섰다.

“‘야왕’에서 1인2역으로 나올 때는 ‘아빠가 왜 2명이냐’고 묻기도 하고 ‘TV 속에 어떻게 들어갔다 나왔냐’고 물어보더라고요. 아침에 촬영가기 전, 룩희가 자고 있을 때 ‘사랑해’하면 눈도 못 뜨고 ‘사랑해’라고 대답해줘요. 정말 사랑스럽게 잘 크고 있어요. 지금 저에게 힐링은 운동하는 거랑 아들이랑 집 주변을 산책할 때예요. 지금 집이 산 밑에 있어서 시골스러운 데 아들이랑 손잡고 같이 걸어다니면 정말 행복해요. 2세 계획은 있는데 아들이 될지 딸이 될지는 모르죠.(웃음)”

인터뷰를 위해 만난 그는 유머러스하고 솔직했다. 물론 솔직하고 가볍기만 했다면 인터뷰 내용을 손 봐야했겠지만 그의 말 속에서 느껴지는 힘과 무게가 구태여 그럴 필요가 없다는 걸 느끼게 했다. 권상우는 이어 자신이 갖고 있는 고민까지 담담하게 털어놨다.

“배우로서 고민이 많아요. 영화 하나, 드라마 하나, 이렇게 ‘한 방’이 필요한 것 같거든요. 저를 다 토해내고 싶은 시원한 작품을 만들고 싶죠. 하고 싶은 작품이요? 밝고 편안하게 다가갈수 있는 캐릭터를 만나고 싶어요. 영화 ‘동갑내기 과외하기’ 때 모습을 제일 좋아해주신 것처럼 로코물은 누구보다 잘 할 자신이 있어요.(웃음) 지금은 웅장하고 스케일이 큰 작품보다는 제대로 권상우를 보여줄 수 있는 작품을 보게 될 것 같아요.”

최정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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