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일 개봉하는 영화는 같은 은행에서 근무하면서 몰래 연애를 하던 사이인 이동희와 장영(김민희)이 관계를 끝나는 모습에서부터 이야기가 전개된다. 연애를 하고 있다는 사실 외에 사내 비밀 연애 중이던 두 사람은 여러 극적인 사건을 겪으면서 재결합했다가 다시 헤어지게 된다. 독특한 이야기지만 연애가 끝난 이후의 다채로운 감정 교류가 영화의 보는 재미를 더한다.
“김민희 씨나 저 모두 비슷한 시기에 시나리오를 받았고 주변 분들은 둘이 잘 어울릴 것 같다는 말씀들을 해주셨어요. 시나리오는 남자로서 공감 못하는 부분이 발견되지 않았어요. 물론, 동희는 저와는 다른 인물이에요. 하지만 이해와 공감이 되면서 다른 스타일의 인물이어서 이 작품이 좋았어요. 비슷한 류의 영화에서 등장하는 남자나 여자 주인공 같은 모습이 없으니까요. 진짜 현실적이잖아요. 누구나 아는 이야기를 이렇게 뻔하게 그리다니 새롭죠.”
“자주 가는 은행에 들러서 은행원을 맡았다고 하니까 좋아해주시더라고요. 그래서 돈 세는 거라도 좀 알려달라고 했더니 ‘요즘 누가 손으로 돈 세냐’고 그래요. 그 때 깨달았죠. 내가 준비하려는 것 자체가 억지구나. 이 역할은 준비하면 안되는데 하는 생각이 들었죠. 연애가 주인 영화잖아요. 사람 관계와 감정들의 이야기니까요. 제 연애 경험이요? 비슷한 캐릭터였다면 더 못했을 거예요. 반대되는 인물이죠. 제가 해봤다 안해봤다의 문제가 아니라 제가 이런 생각을 해봤냐 안해봤냐의 문제에요. 현실적인 이야기니까요. 제 전작인 ‘오싹한 연애’만 해도 귀신이 등장하잖아요. 귀신을 한 번도 안 본 저로서는 고민이 되는 역할이었어요. 준비도 해야하고요. 하지만 이 역할은 준비 하지 않는 게 더 도움이 되는 캐릭터였어요.”
제법 어려운 감정신들을 자연스레 소화해 낸 이민기는 이번 작품으로 캐릭터에 확실히 힘을 불어넣을 줄 아는 배우로서 더욱 돋보였다.
글 한준호, 사진 김재원 기자 tongil77@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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