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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별토크]정려원 "'길거리 캐스팅' 제 인생 드라마 시작이었죠"

입력 : 2013-01-21 09:42:48 수정 : 2013-01-21 09:42: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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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밝은 에너지가 주변까지 환하게 만들었다. 정려원은 일명 ‘아빠다리’를 한 채 소파에 편하게 걸터앉아 쉴새없이 쏟아져 나오는 다양한 표현과 표정으로 인터뷰를 이끌었다. 시간이 어떻게 갔는지 모를 정도였다. 이런 배우와 함께하는 현장은 얼마나 즐거울까 생각하게 하는 모습이었다.

 “메이킹 영상에 나오는 것처럼 정말 화기애애한 현장이었어요. ‘드라마의 제왕’이 끝나고 나니 너무 섭섭해요. 보통은 시원 섭섭한 기분이 드는데 말예요. 아직도 현장에 가고 싶고, 앤서니 킴(김명민)이 너무 보고 싶고, 강영민(최시원), 성민아(오지은)가 티격태격하는 모습도 보고 싶어요. 감독님들을 비롯한 스태프들도 정말 그립고요.”
 지난 7일 종영한 SBS 월화드라마 ‘드라마의 제왕’은 시청률 지상주의 아래 묵인되는 쪽 대본, 과도한 간접광고, 작가 교체 등 오늘날 드라마 제작 환경의 문제점을 현실감 넘치게 그린 작품. 여기에 주연배우 김명민, 정려원, 최시원, 오지은의 감칠맛 나는 연기가 더해져 ‘웰메이드 드라마’로 떠올랐다. 하지만 같은 시간대 방송되는 MBC ‘마의’와 KBS 2TV ‘학교2013’의 저력에 밀려 평균시청률 7.2%를 기록하게 됐다.

 “시청률에 대해 아쉬운 점은 없어요. 저희는 진짜 현장에 취해서 찍었거든요. 예를 들자면… 제가 명품 시계를 차고 나갔는데 사람들이 ‘그거 가짜지?’하고 놀리면, 그리고 가짜밖에 없었다면 상처를 받았겠죠. 하지만 진짜가 있으니까 ‘진짜게? 가짜게?’ 하고 오히려 제가 물어볼 수도 있다는 거에요. 여유가 있으니까요. 저희 스태프 분들은 다들 ‘드라마의 제왕’ 찍는다고 자부심을 갖고 계신 분들이었어요. 작품에 대한 사람들의 애정과 그 가치를 알고 있었기에 다들 시청률에는 크게 흔들리지 않았어요. 다들 ‘진짜’ 였으니까요.”
 정려원은 ‘드라마의 제왕’에서 인간미 넘치면서도 열정과 의리가 있는 신인 작가 이고은 역으로 열연했다. 극중 이고은의 인생만 따로 떼놓고 봐도 드라마 한편에 가깝다. 보조작가를 하다 드라마 판에서 쫓겨나 어머니의 고갈비 가게를 돕고, 이후 앤서니 킴과의 재계약으로 자신의 드라마가 나오지만 평생을 함께하고픈 연인은 눈을 잃는다. 거의 ‘인생극장’ 수준이다. 그렇다면 자연인 정려원의 인생에서 가장 드라마틱한 순간은 언제일까.

 “제가 호주에서 한국에 눈 구경하러 옷 한 벌 입고 2주 동안 놀러왔다가, 길거리 캐스팅이 돼서 14년째 일을 하고 있는 게 가장 드라마틱한 순간이죠. 너무 긴가요?(웃음). 지금 생각해보면 감사한 게 고양이도 네 마리나 함께 살고 있고, 옷도, 신발도, 탁상도 제겐 없었던 것들이 생긴 거 잖아요. 가끔 집안을 가만히 둘러 볼 때마다 기적 같아요.”

 정려원은 배우로서 본인의 위치를 ‘5절짜리 노래 중에 1절 후렴구’라고 표현했다. 궁금한 것도 하고 싶은 것도 많다는 그녀는 올해 목표를 이미 정해놓은 눈치다.
 “‘드라마의 제왕’ 직전까지는 하고 싶은 캐릭터가 우선이었어요. 잘 되고 안 되고를 떠나서 하고 싶은 것을 충족시키기에 급급했죠. 하지만 저를 응원해주시는 시청자분들에게 예의가 아니다라는 마음이 생겼어요. 이번에는 보고 싶은 드라마를 우선순위로 할 거에요. 하고 싶은 캐릭터가 꼭 보고 싶은 드라마나 영화로 연결되진 않더라고요.”

 정려원은 지난 2012년 이룬 것으로 ‘센 캐릭터, 정형화된 캐릭터에 대한 두려움을 극복했다는 점’을 언급했다. 더불어 ‘2012 SBS 연기대상’을 통해 MC 트라우마를 극복했다며 웃었다. 2013년 이룰 것으로는 전시회를 꼽았다. 캐릭터가 끝날 때마다 했던 작업물들을 전시하고 싶다는 정려원. 조만간 ‘정려원 작가’로 대중과 만날 그녀의 모습을 기대해 본다.

최정아 기자 cccjjjaaa@sportsworldi.com 

사진=김재원 기자 jwkim@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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