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성년 가해자 문제' 많은 이들에 경각심 일으켰으면
22일 개봉하는 영화 ‘돈 크라이 마미’에서 성폭력으로 그만 딸을 잃고 마는 엄마 유림 역이다. 더구나 이 엄마는 법과 제도로 단죄되지 않는 성폭행범을 향해 직접 복수에 나선다. 영화 개봉을 앞두고 지난 9월부터 MBC 드라마 ‘마의’의 촬영으로 쉬는 날을 어렵게 빼서 인터뷰에 임한 유선을 만났다. 지칠 법도 한데 여유로워 보였다.
모정을 바탕으로 눈물과 복수가 특징인 이번 캐릭터로 본격적인 엄마 연기에 본의 아니게 도전하게 된 유선이다. 물론, 얼마 전 결혼을 했지만 여배우로서는 썩 내키지 않는 캐릭터가 엄마 역할이다.
“대본 처음 받을 때만 해도 결혼 전이었죠. 더구나 엄마 역은 제대로 연기해본 적이 없어요. 나중에라도 할 수 있는 역할이긴 하죠. 반길 수 있는 역할은 아니기도 하고요. 처음 대본 받았을 때만 해도 극중 아이도 너무 크고 나이와 안맞겠다는 생각이었는데 시나리오를 읽으면서 어느새 부들부들 떨리는 분노에 눈물이 뚝뚝 흐르는 거예요. 강렬한 느낌이었죠. 시나리오 읽는 것만으로 몰입할 수 있다니요. 당연히 욕심이 생겼죠.”
“촬영장 분위기야 힘들었죠. 처음 엄마와 딸로서 친근감 있는 신부터 찍으면서 사건이 터지고 순차적으로 그렇게 촬영에 임한다면 부담이 없었을텐데요. 여건이 안돼서 폭행 사건이 일어난 이후 장면부터 찍고 뒤죽박죽 촬영하다보니 정말 농담 한 마디 건네기 어려운 상황이 됐죠.”
더구나 유선이 연기하는 유림은 극한 상황에 내몰린 엄마다. 몰입하면서 에너지 소비도 상당했으리라. 웬만한 여배우가 아니라면 금세 힘이 빠져버‘렸겠지만 유선은 익숙하게 이번 역할을 소화해냈다. 하지만 유선과 만났던 전작 ‘글러브’는 스스로 이야기했듯이 자신에 늘 보이는 무게감 있는 이미지를 깨기 위한 시작점이었다. 그럼에도 또 다시 무게감 있고 어두워 보이는 캐릭터로 돌아왔다.
“아직 밝은 것에 목말라요.(웃음) 사실은 ‘글러브’를 기점으로 이미지를 바꾸고 싶었어요. 절 묵직한, 무게감 있는 캐릭터로만 상상해주시는 것 같아서요. 전환하고 싶었는데 그 작품이 터닝 포인트가 못돼서 안타깝죠. 그 다음 작품이 ‘돈 크라이 마미’였어요. ‘글러브’까지 밝게 전환했는데 다시 뒤집어야 하나 그런 고민을 많이 했어요. 하지만 ‘돈 크라이 마미’는 제가 했던 영화 중 가장 큰 부담감과 책임감을 가진 작품이에요. 그런 책임감을 한 편으로는 누려보고 싶었어요.”
그러면서 동시에 늘 사회에 뭔가 도움이 될 작품을 선택해왔듯이 이번 영화가 많은 이들에게 문제의식이 공유되고 함께 바꿔갈 수 있기를 바란다는 희망도 함께 피력했다.
글 한준호, 사진 김재원 기자 tongil77@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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