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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병기 무예 이야기]의권의 수련법, 참장

입력 : 2006-05-20 15:33:00 수정 : 2006-05-20 15:3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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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무술의 기초…왕향재가 집대성 사무직 근로자들은 평소 부족한 운동을 보충하기 위해 항상 움직여야 한다는 일종의 강박관념이 있다. 움직이지 않는 운동은 없다. 활발히 움직이며 근골을 단련한다. 하지만 정적인 운동은 없을까. 가만히 서있기만 하면 되는 운동은 없을까. 중국무술 수련법중 석단공은 역기를 드는 웨이트트레이닝법이지만 정적인 단련법이다. 횟수를 늘리거나 근육에 부하를 주는 것보다 정신의 집중과 의념의 유지가 중요하다.
무술 훈련 중에서 일정한 자세로 장시간 서있는 수련법이 있다. 기마식이나 궁보같은 기본자세 훈련도 그렇지만 최근 유행하는 것은 참장이다. 참장은 말뚝처럼 가만히 서 있다는 뜻이다. 단지 서 있는다는 것이 무슨 효과가 있겠냐고 의심하는 사람들이 많겠지만 참장수련법은 모든 무술의 기초공이며 오랜 세월에 걸쳐 그 효과가 입증되고 있다.
참장은 20세기 초중반에 활동한 무술가 왕향재(1890∼1963)에 의해 집대성되었다. 왕향재가 창시한 의권이라는 권법보다 의권의 기본공인 참장이 더 유명하다.
무술의 기본공 및 건강을 위한 좋은 기공으로 알려진 참장공은 중국의 5대 기공중 하나로 지정된 바 있으며 20세기 후반에 들어서 거의 모든 무술 문파에서 채용을 할 만큼 효능이 탁월하다. 즉 20세기를 석권한 무술 단련법이다.
일반인들은 기마식과 비슷한 형태의 참장공에 익숙하겠지만 참장의 종류는 매우 많다. 참장은 크게 두 가지로 나뉜다. 양발이 나란히 서있는 형태는 양생장이라고 부르며 양발이 앞뒤로 엇갈린 형태를 기격장이라고 한다. 대성권의 참장이 양생쪽 방면으로 보급이 되자 일반인들에게는 무술로서의 가치가 덜 알려졌지만 왕향재를 비롯하여 두세명(竇世明), 왕선걸 등 많은 의권 권사들은 실전무술가로도 명성을 얻었으며 실전무술로서 대성권의 명성은 매우 높다.
의권(意拳)은 대성권(大成拳)이라고도 하며 형의권에 기반을 두고 창시된 무술이다. 원래 ‘대성’은 ‘맹자’에서 ‘공자지위대성 집대성야자 금성이옥진지야(孔子之謂大成, 集大成也者, 金聲而玉振之也)’에서 유래한다. 공자가 선현들의 학문을 집대성한 것을 말한 것이다. ‘금성이옥진(金聲而玉振)’이란 문구는 지덕(智德)의 대성을 비유로 쓴 말이다. 이전의 학문을 집대성한 공자의 업적처럼 대성권은 말 그대로 모든 무술의 정수를 모았다는 뜻이다.
최근 기공에 대한 관심이 늘어가면서 가장 단순하면서 효과가 좋은 참장류를 수련하는 사람들이 늘어가고 있다. 참장류의 수련을 하는 사람들은 자세를 서고 있는 도중 기감을 느낀다는 말을 한다. 그러나 이것으로는 단지 건강에는 도움이 되겠지만 무술에서 사용할 수 있는 힘은 아니다. 위와 같은 기감들은 모두 초보적인 현상들이다.
무술을 하는 사람이 아니라도 한 자세로 오래있으면 누구나 특정부위에 평상시와 다른 감각을 느끼는 것은 매우 자연스러운 현상이다. 참장을 수련해 무술에서 쓸 수 있는 힘을 만드는 것은 매우 힘들다.
왕향재는 말한다. ‘생리적으로 참장공을 5∼6년 지속한다면 양 귀가 팽창하고 눈썹과 인중의 내부에 무엇인가 꿈틀거리는 것을 느끼고 머리가 끈으로 매달려 있는 것처럼 목덜미의 근육이 펴지고 두피는 팽창하여 암석이 머리를 짓누르는 것과 같은 감각이 생긴다. 동시에 상지(上肢)의 감각은 하체와 하복부에까지 미친다.
여기에 이르면 사지에는 매일 점점 좋은 감각이 나온다. 그러나 이 단계에서 힘이 나오는 근원이 허리와 등에 있는 것이 아니라 팔뚝의 기계적인 힘에 불과하다.
참장은 신체는 이완되고, 정신은 긴장하는 모순된 상황에서 인간의 잠재력을 이끌어 내는 수련법이다. 정적인 상태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역설적으로 끊임없이 움직여 균형을 맞춰야 한다. 정적인 수련은 힘들다. 몸의 균형이야 남이 판단해 줄 수 있어도 의식의 균형은 자신밖에 몰라 수련이 주관적으로 흐를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무예칼럼니스트
pagua69@par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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