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없어도 고민이지만 넘쳐도 고민이다
[스포츠월드=인천 권기범 기자] 없는 살림의 팀은 항상 고민이다. 어떻게든 전력을 끌어올리기 위한 최적조합을 찾기 위해 사령탑들은 머리를 쥐어짠다. 두산도 다르진 않지만 그 본질은 약간 다르다. 넘치는 자원을 놓고 고심하는 행복한 비명이다. 슬슬 개막 엔트리를 좁혀가고 있는 시점, 투수진의 거의 완성단계다. 5선발로 함덕주가 유력하고, 불펜진에 김성배, 김승회, 홍상삼, 김강률 등이 합류하면서 더욱 막강해졌다. 이용찬도 26일 등판결과를 보고 결정하면 된다. 남은 한두자리를 놓고 누구를 선택해야할 지가 관건이다. 투수 엔트리는 걱정이 덜하다. 팀당 144경기 장기레이스에서 선발진을 제외한 불펜진은 분명 기회가 온다. 한 시즌 동안 바통을 이어받는 선수들이 나오고, 감독으로서도 미안함이 적다. 실제로 신인 박치국의 경우는 캠프에서 눈도장을 찍었지만 개막엔트리 입성은 어렵다. 대신 김태형 감독은 후반기 그를 히든카드로 쓸 생각임을 분명히 했다.야수 고민은 투수와는 또 다르다. 주력군은 정해져있고 결국 몇 명의 백업멤버를 놓고 선택의 갈림길인데, 부상상황이 없거나 팀 분위기 전환 차원이 아니면 시즌 중 1군 틀을 비집고 들어가기 쉽지 않다. 더욱이 두산의 야수진은 공수주 안정돼있고, 무조건 개막 엔트리에 들어가는 길이 생존의 확률을 높이는 방법이다.김태형 감독은 난감하다. 내야수로는 류지혁, 최주환, 서예일 등이 매일 감독의 눈에 들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고 외야수에도 국해성, 조수행, 정진호, 김인태 등이 무력 시위 중이다. 일례로 외야수의 경우 파워 넘치는 국해성이냐, 수비안정된 조수행이냐, 경험은 부족하지만 현재 최고의 타격감을 자랑하는 김인태냐 이런저런 선택지로 인해 혼란스럽다.지난 시즌 통합우승의 원동력 중 하나가 세대교체를 완성한 야수진이라고 하지만, 겨울을 보내고 스프링캠프까지 지나고 보니 또 다른 원석들이 보석이 되기 위해 땀을 흘렸다. 감독으로서 2군행을 지시하기가 껄끄러운 건 인지상정이고, 더욱이 밀려나는 선수들도 기량에서는 부족함이 없다.그러나 정(情)을 떠나 감독으로서는 행복한 고민이다. 있는 집의 여유다. 두산 한 프런트는 “감독님이 왜 여유가 있으시겠느냐, 주력 선수가 아파도 다른 선수를 넣으면 그만이다. 그게 두산의 힘”이라고 귀띔했다. polestar174@sportsworldi.com 사진 OSEN
[2017/03/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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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3/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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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엿보기] 중견수 손아섭…조원우 감독의 세밀한 한 수
[스포츠월드=고척 권기범 기자] ‘중견수 손아섭.’ 조원우 롯데 감독이 툭 던진 한 마디에 잠시 조용해졌다. 21일 시범경기 고척 넥센전에 앞서 조원우 감독은 “(손)아섭이가 중견수로 나간다, 전준우는 우익수”라고 말했다. 그 말을 들은 취재진은 순간 “왜?”라는 단어가 떠올랐다. 이미 대표팀 우익수로 자리를 잡은 선수의 포지션 변경을 시범경기 후반 할 필요가 없는 까닭이다. 더욱이 손아섭(29)은 중고교 시절은 물론 롯데 입단 후에도 중견수로는 연습경기조차 출전해본 적이 없다.당장 개막 후 정식경기에 손아섭을 중견수로 출전시키겠다는 의미는 아니다. 조원우 감독은 외야수의 활용폭을 늘리기 위해 스프링캠프 동안 생각하던 중견수 손아섭을 보고 싶었다. 캠프에서 전준우는 우익수 수비연습까지 병행해왔던 터라 별 무리는 없다. 손아섭은 대표팀에 차출돼있었고 정식 중견수비 훈련을 하지 못했는데, 이날 3번 중견수로 선발출전했다.조원우 감독은 내야는 물론 외야까지 수비활용도를 극한까지 끌어올리려 한다. 내야수비진은 혼전이다. 2루수 번즈, 유격수 신본기, 3루수 오승택으로 밑그림을 그려놨지만 상황은 어떻게 변할 지 모른다. 정훈, 김상호, 문규현에 김동한까지 멀티요원들을 대비시켜놓는 이유다.외야수도 마찬가지다. 좌익수 김문호, 중견수 전준우, 우익수 손아섭을 고정시키고, 이우민, 김민하, 나경민이 백업멤버라고 볼 때, 기용에 조금 아쉬움이 있다. 일례로 나경민의 경우, 포구는 발군이지만 송구 정확도가 다소 불안하다. 전준우와 교체하게 될 경우 중견수비에서 다소 빈 틈이 있을 수 있다. 이미 코너외야수비가 크게 성장한 손아섭이 무리없이 중견수까지 소화한다면 나경민을 코너로 투입가능해 아쉬움은 사라진다. 결국 손아섭의 수비력이 준수하다는 전제 하에 가능하다.손아섭은 자신도 있고 의욕도 있다. 중견수비까지 가능하다면 몸값도 올라간다. 올 시즌 후 손아섭은 FA 자격을 취득하고 해외리그에 다시 도전장을 낼 수도 있다. 손아섭은 “중견수로는 연습경기에서도 나가본 적이 없다. 나도 궁금하다. 부딪혀보겠다”면서도 “두산 민병헌 선수처럼 외야 전포지션이 가능하면 상황에 따라 팀에 큰 도움이 되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polestar174@sportsworldi.com 사진 OSEN
[2017/03/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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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엿보기] 양상문 감독, 고우석에게 32년 전 기억을 전한 사연
[스포츠월드=대전 정세영 기자] 지난 14일 한화와 LG의 시범경기가 열린 대전 한화생명이글스파크.6회말 한화 공격 때 양상문 LG 감독이 직접 마운드에 올랐다. 사실 정규리그 경기가 아닌 시범경기에선 사령탑이 직접 마운드에 오르지 않는다. 벤치를 나선 양상문 감독은 마운드에 있던 고우석(19)과 한참 동안 이야기를 나눈 뒤 내려왔다. 다음날 한화전을 앞둔 양 감독은 당시를 떠올리며 “아마 내가 무슨 말을 했는지도 기억이 안 날 꺼야”라며 웃었다.무슨 사연일까. 고우석은 전날 한화전에서 첫 1군 공식 데뷔전을 치렀다. 충암고를 졸업한 고우석은 지난해 8월 신인드래프트에서 서울권 1차 지명권을 가진 LG의 선택을 받았다. 고졸선수가 1군 캠프에 참가하는 것은 이례적인 일. LG는 고우석의 즉시 전력감으로 판단하고 있다.그런데 전날 아찔한 상황이 연출됐다. 이날 3번째 투수로 6회말부터 마운드에 오른 고우석은 첫 타자 김원석을 볼넷, 이어 나온 강격학에게 우전 안타를 내줘 무사 1,2루 위기를 맞았다. 다음 타자는 하주석이었다. 그런데 고우석이 던진 초구가 하주석의 오른쪽 무릎을 강타했고, 하주석은 그 자리에서 쓰러져 극심한 고통을 호소했다. 하주석은 결국 들 것에 실려 나갔다. 갑작스레 사구 상황이 발생하자, 고우석도 깜짝 놀란 눈치였다.양 감독은 고우석을 위로하기 위해 마운드에 올랐다. 취재진이 양 감독에게 무슨 말을 했느냐고 물었고, 양 감독은 “나도 신인 때 사구를 던져 혼쭐난 경험이 있다는 말을 했다”고 대답했다.그러면서 양 감독은 약 30년 전 기억을 떠올렸다. 당시 롯데 소속이었던 양 감독은 “1985년 광주 해태전에 나섰는데 김일권 선배의 헬멧을 맞혔다. 김일권 선배가 도루를 위해 얇은 헬멧을 썼는데, 그게 깨졌다. 당시 광주구장이 난리가 난다. 팬들이 장난이 아니었다. 결국 내가 관중석 앞으로 머리 숙여 사과 인사를 한 뒤에야 상황이 나아졌고, 경기가 재개됐다”고 설명했다.양 감독은 “이 이야기를 고우석에게 했고, 너무 신경을 쓰지 말라고 했다”고 말했다. 양 감독의 말에 고우석은 다시 안정을 찾았다. 이어 나선 4번타자 윌린 로사리오를 헛스윙 삼진으로 처리했고, 다음타자 이성열을 1루 땅볼, 김회성을 다시 헛스윙 삼진으로 처리하며 이닝을 마쳐싸. 이성열의 내야 땅볼 때 추가 실점했지만, 위기를 실력으로 극복하면서 실점을 최소화했다.양 감독은 이날 고우석의 위기 때 피칭이 상당히 마음에 든 눈치다. 그는 “고우석이 씩씩하게 던지는 모습이 좋았다”고 칭찬했다. niners@sportsworldi.com 사진=OSEN
[2017/03/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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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3/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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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3/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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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3/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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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2/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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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12/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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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캠프 엿보기] SK 특별 유망주 캠프에 '닭볶음탕'이 깜짝 등장한 이유
[스포츠월드=정세영 기자] 지난 19일 일본 가고시마에서 특별 유망주 캠프를 치르고 있는 SK 선수단 식당.그런데 이날 저녁 식사를 앞두고 메인 반찬을 본 선수들의 눈이 휘둥그래졌다. 이날 메인 메뉴도 닭도리탕(닭볶음탕)이 깜짝 등장했기 때문. 선수들은 너나 할 것 없이 숟가락을 들고 국물을 떠먹기 바빴다. 곧바로 선수들 사이에서는 “우와! 이 맛이야!”, “맛이 기가 막히다!”라는 감탄사가 절로 터져 나왔다.닭도리탕은 박창민 SK 컨디셔닝 코치의 작품이다. 박 코치는 가고시마로 떠나기 전, 캠프 중후반 한국 요리가 한창 먹고 싶을 선수들을 위해 닭도리탕을 만들어주고자 계획했고, 한국에서 선수단의 식사를 담당하는 영양사분에게 부탁해 평소 선수들 입맛에 잘 맞춘 ‘맞춤형 소스’ 미리 준비했다.박 코치가 정한 디데이는 19일. 일단 식재료를 구하는 게 관건이었다. 닭도리탕에 필요한 재료를 전부 일본어로 번역했고, 곧바로 호텔 식당 담당 직원인 다나카 카호미 씨에게 대신 구매를 부탁했다. 사실 이날 다나카 씨는 쉬는 날이었지만, 박 코치의 특별한 부탁에 출근했다고.사실 요리 솜씨가 유창하지 않은 박 코치 혼자서 닭도리탕을 만드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었다. 마침, 선수단을 위해 깜짝 음식 이벤트를 마련한다는 소식을 전해들은 현지 한국인 이하린 씨가 박 코치의 조수를 자청했다. 이하린 씨는 “박창민 코치님이 처음에는 긴장한 듯 하더니 주부인 나보다 솜씨가 뛰어나시더라. 그 큰손으로 칼질을 예쁘게 잘하신다. 선수들이 맛있게 먹어줘서 순식간에 그릇을 깨끗하게 비워주니 와서 거들은 보람이 있었다”면서 “선수들 건강을 생각해서 간을 진하게 하지는 않았다. 박창민 코치가 간을 20번정도 봤다. 요리가 끝난 뒤 호텔 지배인, 조리장, 직원들도 맛보고 모두 감탄했다”라며 웃었다.포수 김민식은 식사가 끝난 뒤 “일본에서도 선수들에게 아침, 점심, 저녁으로 다양하고 맛있는 식사가 제공된다. 그래도 가끔 한국 음식이 생각날 때가 있는데, 코치님께서 휴일도 반납하고 이렇게 맛있는 요리를 만들어주셔서 정신없이 먹었다”라며 감사의 인사를 전했다. niners@sportsworldi.com 사진=SK 와이번스 제공<닭도리탕을 만들고 있는 박창민 코치(왼쪽)와 다나카 씨)
[2016/1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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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1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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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건우 폭풍성장의 이유는 '화끈한 선배들'
[스포츠월드=이혜진 기자] “이 팀에서 너보다 잘 치는 선수가 어딨냐.”박건우(26·두산)의 폭풍성장, 그 뒤에는 선배들의 ‘기 살리기’ 응원이 있었다.올 시즌 박건우는 가지고 있던 잠재력을 맘껏 폭발시켰다. 132경기에 나서 타율 0.335(484타수 162안타), 20홈런, 83타점, 95득점, 17도루를 기록했다. 정규타석을 채운 두산 선수들 가운데 가장 높은 타율이다. 김현수의 공백을 완벽히 메우는 활약이었다. 김태형 두산 감독 역시 정규시즌 우승을 확정한 뒤 “박건우가 기대 이상의 활약을 펼쳤다”며 최고 수훈선수 중 한명으로 뽑기도 했다.한국시리즈 라인업에도 당당히 이름을 올렸다. 하지만 큰 무대에 대한 부담감 때문일까. 생각만큼 방망이가 잘 맞지 않았다. 한국시리즈 4경기를 치르는 동안 타율 0.200(15타수 3안타), 2타점, 2득점을 기록했다. 박건우는 “경기에서 내가 잘 못하는 꿈을 자주 꾼다”면서 “아무도 기대하지 않는데, 내 스스로 압박을 받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이런 박건우에게 힘이 되어준 건 다름 아닌 선배들이었다. 민병헌, 오재원, 양의지 등이 “형도 못치고 있다. 편하게 하라” “이 팀에서 니가 제일 잘 치는 선수다”라며 옆에서 기를 북돋아줬다. 마지막 경기였던 한국시리즈 4차전을 앞두고는 전 직장동료 ‘메이저리거’ 김현수로부터 장문의 메시지를 받기도 했다. 김현수는 ‘잘하고 있으니까, 자신 있게 하라’며 응원했다.박건우에게는 이번 한국시리즈 느낌이 남달랐다. 평소 눈물이 없는 박건우지만 경기 영상을 다시 볼 때마다 순간순간 울컥할 때가 있었다. 그만큼 많은 것을 쏟아부으려 노력했다. NC와의 한국시리즈 4차전을 마친 뒤 박건우는 “너무나 흥분된다. 이 순간을 즐기겠다”면서 “2연패에 만족하지 않고, 3연패, 나아가 그 이상도 할 수 있도록 이 기세를 이어 가겠다”고 말했다.hjlee@sportsworldi.com 사진=김용학 기자
[2016/1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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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1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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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1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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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1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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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1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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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1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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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성범, '깨진 헬멧'을 반납하지 않은 사연
[스포츠월드=잠실 정세영 기자] 지난 24일 NC와 LG의 플레이오프 3차전이 열린 잠실구장. 1-1로 팽팽히 맞선 연장 11회초 2사 1, 2루에서 타석에 선 NC 나성범은 중견수 키를 넘기는 대형 타구를 날렸다. 가운데 펜스 앞까지 가는 대형 타구였다. 이날 승부를 결정 짓는 한방이 될 듯 했다. 그러나 상대 LG 중견수 안익훈이 이를 전력 질주를 해 쫓아갔고, 결국 이 타구를 담장에 부딪히며 잡아냈다.타구를 때린 뒤 전력으로 질주하던 나성범은 분을 못 이겨 땅에다 헬멧을 내동댕이쳤다. 이때 헬멧에 금이 생겼지만, 나성범은 4차전에도 계속 썼다. 하지만 안전상의 이유로 계속 사용할 수 없었다.그런데 나성범은 헬멧을 반납하지 않았다. 보통 헬멧이나 장비에 문제가 생기면 구단에 반납하고 새 것을 받는다. 새 헬멧이 나온 28일, 나성범은 구단에 양해를 구하고 금이 간 헬멧을 계속 보관하고 싶다고 요청했다. 구단 관계자는 “나성범 선수가 금이 간 헬멧을 보고 지난 아쉬움과 실패의 기억을 마음에 담겠다고 하더라”라고 설명했다.30일 잠실구장에서 두산과 한국시리즈 2차전을 앞둔 나성범에게 그 이유를 물었다. 나성범은 “각오를 다지기 위해서였다”라면서 “올 시즌 내내 사용했던 헬멧이다. 그래서 더 애착이 간다. 당시의 아쉬움이 있고, 앞으로 더 분발하고 싶다. 그래서 헬멧은 가지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그는 “당시에는 너무 화가 나서 프로답지 않은 행동을 했다. 뒤늦게 후회했다. 숙소에서 영상을 봤는데, 순간적으로 너무 흥분했던 것 같다”며 후회했다.나성범은 29일 열린 한국시리즈 1차전에서 5타수 1안타를 기록했다. 7회 3번째 타석에서 상대 선발 더스틴 니퍼트의 노히트 행진을 깨는 귀중한 안타를 날렸지만, 0-0이던 연장 11회 1사 1,2루의 기회에서 유격수 앞 병살타로 물러나는 등 전체적으로 부진했다.때문인지 나성범은 2차전을 앞두고 3루측 불펜에서 방망이를 연신 돌리며 결전을 대비하는 모습. 나성범은 “결국 중심타선이 터져줘야 팀이 이길 수 있다. 물론 상대 투수들이 좋은 공을 던지지만, 그것 또한 내가 이겨내야 할 과제다”라며 두주먹을 불끈 쥐었다. niners@sportsworldi.com 사진=OSEN
[2016/10/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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힐만 감독-SK 선수단의 '폭소만발' 상견례
[스포츠월드=정세영 기자] 폭소탄이 연이어 터진 유쾌한 상견례 자리였다. SK의 6대 사령탑으로 선임된 트레이 힐만(53) 감독이 지난 29일 인천 SK행복드림구장에서 선수단과 상견례를 가졌다.새 감독과 선수들의 상견례 자리는 대개 딱딱하고 무거운 분위기 속에서 진행되기 마련이다. 그러나 이날 상견례는 화기애애한 분위기였다. 이날 압권은 선수들과 만남에서다. 이날 선수들과 일일이 악수를 주고받던 중 구단 관계자가 박민호의 소개 차례에서 실수로 잠깐 투수가 아닌 타자로 소개했다. 그런데 박민호의 장난기가 발동, “굿 배터(타자), 파워히터”로 자신의 소개했다. 그러자 힐만 감독은 박민호의 배를 만지면서 “힘이 여기서 다 나오느냐”고 말해 주변이 웃음바다가 됐다.이어 나주환의 차례에서는 힐만 감독이 “고향이 어디냐”고 돌발 질문을 했고, 나주환은 “서울”이라고 대답했다. 힐만 감독은 곧바로 “서울이 아닌 것 같다”고 다시 질문하자, 나주환은 힐만 감독을 바라보며 “페이스(얼굴), 서울 페이스”로 대답해 주변에 있는 선수 및 관계자들의 배꼽을 잡게 했다.그런데 선수들과의 개별 인터뷰에서는 분위기가 확 바뀌었다. 힐만 감독은 선수들을 이미 파악한 듯 꼼꼼한 질문으로 관계자들을 놀라게 했다는 후문. 이날 김주한, 임치영 등 사이드암 투수들과의 대화에서 힐만 감독은 ‘좌타자와 승부를 할 때는 어떻게 승부를 하느냐’, ‘좌타자 발 쪽으로 떨어지는 슬라이더를 던질 줄 아느냐’, ‘투심 패스트볼의 무브먼트가 좋은 편이냐’, ‘직구 로케이션을 어떻게 가져가느냐’ 등을 질문했다.또, 문광은이 ‘포크볼을 던질 수 있다’고 하자 “불리한 카운트에서도 원바운드성 볼을 던질 수 있냐”고 물었고, 다른 투수 선수들에게도 던질 수 있는 구종과 각각의 활용법에 대한 질문들까지 세부적인 질문을 던졌다.이날 힐만 감독은 두가지 언어를 사용해 주변을 깜짝 놀래켰다. 미국 메이저리그와 일본프로야구 경험이 있는 힐만 감독은 메이저리그 무대에 도전했던 정영일, 김동엽, 남윤성에게는 영어로 대화를 나눴고, 일본 와세대 경제대를 나와 올해 입단한 김성민과는 “하지메마시떼(처음 뵙겠습니다)”라면서 일본어로 대화를 시작했다. niners@sportsworldi.com 사진=OSEN
[2016/1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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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10/29]